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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컵홀더 위치까지 꼼꼼하게 … 철저한 현지화로 해외시장 뚫는다

중앙일보 2017.03.23 00:05 부동산 및 광고특집 3면 지면보기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투싼 범퍼빔 문제로 내수·수출에 대한 차별 의혹에 시달렸다. 이밖에 현대자동차의 다른 모델은 에어백 차별, 방청 마감, 품질 의혹까지 받았다. 이를 해명하기 위해 2015년에는 자사의 수출, 내수용 쏘나타를 직접 정면 충돌시키는 등 의혹 해소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산차 나라별 수출 전략
해당 국가 주행환경 · 노면 사정 고려
현지 제조사와 합작사 설립 · 운영도
캐나다 · 중국엔 디젤엔진 수출 안해

과거 논란의 주인공인 현대자동차 투싼은 국내를 비롯 중국·유럽·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판매된다. 투싼에 장착되는 엔진도 다수다. 국내 시장 판매 모델에는 3종류의 엔진이 장착된다. 디젤 엔진 2종, 가솔린 엔진 1종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캐나다·중국 시장에는 디젤 모델을 판매하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캐나다는 연료비 부담이 적어서, 중국은 대기오염 규제에 따라 디젤 엔진을 사용하지 않는다.

연비를 중시하는 독일에서는 에너지 재생 시스템(ERS : Energy Recovery System)이 탑재된 1.6L GDI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탑재 모델이 적어지는 추세인 2.0L MPI 엔진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판매 모델에 쓰인다.

출고시 차량 높이도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해당 국가의 주행 환경과 노면 상태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인도에서 판매되는 모델의 차량 높이는 내수, 유럽 모델 대비 약 10~15㎜ 높다. 비교적 도로의 포장상태가 좋지 못하고, 비포장도로 주행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휠 사이즈 선택에서도 차이가 난다. 중국과 인도 모델은 19인치 사이즈의 휠 선택이 제한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17인치 휠부터 시작되지만 연비와 실리를 중시하는 유럽에서는 16인치 사이즈의 휠을 선택할 수 있다.
 

 

 
중국 현지 전용 모델인 현대 밍투, 기아 KX7, 기아 K2(위부터). 국산차보다 화려한 디자인과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추고 있다. [사진 각 사]

중국 현지 전용 모델인 현대 밍투, 기아 KX7, 기아 K2(위부터). 국산차보다 화려한 디자인과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추고 있다. [사진 각 사]

르노의 전략 모델인 ‘캡처’는 국내에서 르노삼성의 QM3로 판매된다. 국내 판매 모델에는 1.5L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반면 호주 판매 모델에는 0.9L, 1.2L 가솔린 엔진, 러시아 모델에는 1.6L, 2L 가솔린 엔진이 쓰인다. 본국 프랑스에서는 0.9L, 1.2L 가솔린 엔진과 1.5L 디젤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국내 판매를 개시한 쉐보레의 신형 크루즈도 서스펜션에서 차이가 난다.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는 크루즈에는 Z-Link 형식의 후륜 서스펜션이 일부 트림에 탑재된다. 반면 국내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기어 레버도 다르다. 북미형 모델은 레버 상단에 위치한 스위치를 눌러 수동모드에서 변속할 수 있게 만들었다. 대신 변속 레버 옆에 커다란 컵홀더가 자리한다. 컵홀더의 유무와 크기를 중시하는 북미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사양은 컵홀더를 포기하고 변속 레버를 좌측으로 당겨 앞뒤로 움직이며 변속할 수 있는 수동모드 조작 구간을 만들었다. 국가 간 문화 차이가 반영된 결과다.

 
중국형 모델에는 한번 더 현지화가 이뤄진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과 낙후된 노면 상황, 엄준한 배출가스 규제로 인해 가솔린 엔진만 사용하는 등 변화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링동’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신형 아반떼는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한 현지 시장 특성에 맞춰 지상고를 10㎜ 가량 높였다. 황사를 비롯한 미세먼지를 막아주기 위해 공기 청정 기능도 탑재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중국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서 제작한 카라이프(CarLife)를 쓴다.중국 현지 자동차 제조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만큼 자체적인 현지 특화 모델도 출시한다. 기아자동차 중국 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東風悅達起亞)는 중국 전용 SUV 라인업을 제작 판매한다. 2015년 중국 전략형 소형 SUV KX3를 출시한 이후 2016년에는 준중형 SUV KX5, 최근에는 중형급 SUV인 KX7까지 내놨다. 쏘렌토의 변형 모델인 KX7은 새로운 외관 디자인을 갖고 2.보, 2.0 가솔린, 2.4 가솔린 등 3가지 엔진을 사용한다.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자율 주행 기반 기술도 넣었다.
 
베이징현대의 올 뉴 위에동은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디자인과 실내를 부각했다. 지역 도로환경에 특화된 주행성능을 갖도록 개발됐다. [사진 현대자동차]

베이징현대의 올 뉴 위에동은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디자인과 실내를 부각했다. 지역 도로환경에 특화된 주행성능을 갖도록 개발됐다. [사진 현대자동차]


프라이드 세단을 기초로 제작한 K2는 일반 프라이드보다 휠베이스(축간거리)를 30㎜ 늘려 뒷좌석 공간을 넓혔다. 후륜 서스펜션은 험로 주행 때의 승차감 개선에 목적을 두고 설계했다. 공기 청정 기능도 더해졌다. 베이징현대의 ‘밍투’는 개발 단계부터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분석하고 이를 반영한 중국 전용 차량으로 개발됐다. 국내에서 테스트 모델이 포착됐을 당시 신형 쏘나타(LF)라고 오해받을 정도로 많은 관심도 끌었다. 밍투는 동급에서 가장 긴 휠베이스를 앞세워 뒷좌석 편의성을 높였다. 운전석 전동시트, 운전석 통풍시트 및 뒷좌석 열선시트, 파노라마 썬루프 등 편의사양도 다양하다. 얼마 전에는 신형 베르나 모델인 ‘위에나’도 공개했다. 창저우 공장의 첫 번째 생산 모델인 위에나는 넓은 공간을 선호하는 중국 고객의 특성을 고려해 이전 모델 대비 휠베이스를 30㎜ 가량 늘려 동급에서 가장 넓은 공간으로 거듭났다. 중국 도로 환경을 고려해 승차감과 핸들링 성능도 다듬었다.

국산차가 폭설이 자주 내리는 국가로 수출될 때는 하부 방청 작업에 더 신경을 기울인다. 눈이 잦은 지역은 제설제 살포 양에서 다른 지역 대비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덕분에 눈을 금방 녹일 수 있지만 제설제 속에 포함된 염분이 차량 하체 부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방청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눈이 많이 내려 제설제 사용량이 많아지는 지역을 일명 솔트 벨트(Salt belt) 지역으로 분류한다. 솔트 벨트 지역에는 코네티컷·델라웨어·일리노이·인디아나·아이오와·메인·메릴랜드·매사추세츠·미시간·미네소타·미주리·뉴햄프셔·뉴저지·뉴욕·오하이오·펜실베니아·로드아일랜드·버몬트·웨스트버지니아·위스콘신과 워싱턴 D.C. 등이 속한다. 이 지역에 판매되는 차량들은 하부 방청 작업에 신경을 쓰는 것이 보통이지만 여전히 부식 문제로 인한 리콜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오토뷰=전인호 기자
epsilonic@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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