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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불륜설도 김정은에 보고…북한 권력 핵심부서 무슨 일이

중앙일보 2017.03.19 13:48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최용해(북한식 표기는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의 핵심 간부들 사이에 치열한 권력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19일 밝혔다.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보고서
"황병서·최용해·김원홍·김영철 서로 견제
최의 좌천과 김영철 혁명화 뒤엔 황병서
황은 김원홍과 언제 터질지 모를 휴화산"


연구원이 최근 탈북한 고위급 탈북민들의 증언을 참고해 작성한 보고서에서다. “최근 북한 핵심 권력층 간에 갈등 징후가 있다”고 밝힌 연구원은 이날 언론에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원은 “최용해가 지난 2014년 5월 군 총정치국장에서 갑작스럽게 해임된 배경은 당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황병서가 있다“며 ”황병서를 중심으로 한 조직지도부가 ‘최룡해가 군부 내에서 자신의 인맥을 구축해 세력화할 조짐이 있다’는 보고를 김정은에게 하면서 최용해가 해임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 즈음 황병서가 총정치국장에 올랐고, 최용해는 당중앙위 부위원장으로 옮기는 등 권력구도에 변화가 있었다.
 
북한군 '넘버2'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김정은 왼쪽)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몸을 낮추고, 입을 가린채 보고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6월엔 김정은과 함께 걸어가며 반보 가량 앞서게 되자 화들짝 놀라 뒷걸음 치기도 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군 '넘버2'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김정은 왼쪽)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몸을 낮추고, 입을 가린채 보고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6월엔 김정은과 함께 걸어가며 반보 가량 앞서게 되자 화들짝 놀라 뒷걸음 치기도 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신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총정치국장을 지낸 최용해는 군부내 정치ㆍ군사ㆍ보위 부문 장성들을 잘 묶으면 쿠데타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 기회가 오면 김정은에게 황병서의 위험성을 각인시켜 퇴출할 수 있다는 얘기가 간부들 사이에 돌고 있다”며 “최용해는 김정은이 자신의 역할을 근로단체 총괄로 한정하면서 힘이 많이 빠진 상태지만, 황병서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용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최근 금성뜨락또르(트랙터) 공장을 찾아 트랙터 생산 과정과 공장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사진 노동신문]

최용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최근 금성뜨락또르(트랙터) 공장을 찾아 트랙터 생산 과정과 공장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사진 노동신문]

 
이와 함께 권력 2인자로 자리매김한 황병서는 정찰총국장에서 통일전선부장으로 옮긴 김영철도 견제하고 있다고 한다. 김영철이 정찰총국 5국(대남 및 국외정보 수집 업무)과 정찰총국 산하의 외화벌이 무역회사 청봉무역을 통일전선부로 이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른 간파한 황병서가 김정은에게 “김영철이 개인 권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철이 지난해 7월 중순 약 한달간 혁명화 교육(지방의 공장이나 농장에서 노동을 하며 정신교육을 실시하는 처벌)을 받았고, 김영철은 황병서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게 연구원측의 설명이다. 
 
김영철에 대한 견제는 지난 1월 해임된 김원홍 국가보위상도 역할을 했다고 한다. 김영철이 2009년 정찰총국장 부임 이후 보위성의 대남업무까지 넘보자 김원홍이 김정은에게 김영철의 불륜설과 부적절한 언행 등을 보고했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황병서와 최용해간의 갈등에 이어 군부출신 통일전선부장인 김영철이 김영철과 황병서, 김원홍으로부터 협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시대에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권력기관장이었던 김원홍의 해임도 권력다툼 때문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했다. 정보2013년 당시 장성택 숙청을 주도하며 핵심 실세로 떠올랐지만 지난해 말 전격 해임된 김원홍 국가보위상도 권력다툼에서 밀렸다는 얘기다.  
 
정보 관계자는 ”김원홍의 해임은 지난해말 노동당 조직지도부 과장급을 조사중 사망케 한 게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며 ”하지만 이전에도 총정치국과 총참모부 간부 수십여 명을 보위성으로 소환하면서 황병서와의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김원홍이 보위성을 통해 군 관련 사항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황병서가 격분해 조경철 보위사령관에게 “김원홍이 군단장, 사단장급 이상에 자기 사람을 심으려고 하는지 24시간 철저히 감시하라”고 명령했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신 원장은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는 황병서와 김원홍의 관계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이라는 말이 떠돌았었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 권력 핵심부에서 김정은에게 다가가기 위한 충성경쟁이 벌어지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김정은은 특정기관의 힘이 커져 자신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권력기관간 견제와 균형에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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