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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와 1시간 만찬, 윤병세와는 회담만

중앙일보 2017.03.18 01:06 종합 3면 지면보기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일본(15~17일)과 한국(17~18일) 방문 일정상의 두 가지 차이가 뒷말을 낳았다. 17일 오후 5시, 취임 후 첫 동북아시아 순방에 나선 틸러슨 장관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내외신 공동기자회견은 이례적으로 본회담 전에 열렸다. 21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친 두 장관은 그제야 회담을 하기 위해 발길을 돌렸고, 한 시간여 동안 회담을 했다. 기자회견은 회담 합의사항을 토대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틸러슨 장관은 방한에 앞서 들렀던 일본에서는 16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 회담을 먼저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틸러슨, 한·일 장관에 다른 스킨십
일본선 회담 다 끝난 뒤 기자회견
한국선 회견 먼저, 문답도 4개뿐

틸러슨 장관은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시절부터 언론 접촉을 꺼려 ‘미디어샤이(media-shy)’라고 불린다. 당초 미국은 기자회견 자체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외교부는 이번 회담의 중요성을 감안해 언론 접촉 기회가 어떤 식으로든 있어야 한다고 미국 측을 설득했다.
 
이 와중에 외교부는 틸러슨을 배려한다는 명목으로 회담을 기자회견 후로 잡았고 기자들에게는 질문을 한 개만, 가급적 영어로 해 달라고 제안했다. 결국 기자단의 항의로 질문 개수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21분간의 기자회견에서 두 장관의 모두발언 8분을 빼고 100여 명이 넘는 기자에게 허용된 시간은 13분, 4개의 질의응답이 전부였다.
 
또 하나의 이례적인 장면은 장관회담 직후였다. 예상됐던 윤 장관과의 만찬이 없었다. 한국 측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국 장관 간의 스킨십 강화를 내심 바랐다. 그래서 외교부는 당초 만찬 일정을 구상했으나 틸러슨 장관은 개인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외교부로선 초대를 거절당한 모양새가 됐다. 틸러슨 장관은 기시다 외상과는 16일 오후 5시40분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업무 협의를 겸한 만찬을 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저녁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와 식사를 하며 한국 동향 등에 대해 따로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일각에선 50여 일 후 새 정부가 출범하는 한국의 정치상황을 감안해 틸러슨 장관이 시간을 내주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외교부 관계자는 “만찬에 대해서는 굳이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차세현·유지혜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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