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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자살 동아대 교수, "제자 성추행했다"는 누명 때문이었다.

중앙일보 2017.03.17 17:13
지난해 6월 부산에서 일어난 동아대학교 젊은 교수의 투신자살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누명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교수가 숨진 지 8개월여 만에 진상이 드러난 것이다. 

실제 성추행 대학교수 파면, 대자보 붙인 학생 퇴학처분


경찰과 동아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7일 오후 9시 50분쯤 A모(33) 조교수가 부산 서구 자신의 아파트 9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A 교수는 촉망받던 조각가였다. 당시 A 교수의 유족은 “교내 대자보로 인해 몹시 괴로워했다”며 경찰에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조사에 나선 부산 서부경찰서는 대자보를 붙인 학생 B 모(25) 씨를 허위 내용을 유포한 혐의(명예훼손 등)로 지난해 12월 말 검찰에 송치했다. B 씨는 경찰에서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진상을 밝히기 위해 대자보를 붙였다. 혼자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지난해 5월 붙은 교내 대자보에는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진행된 야외 스케치 행사 후 술자리에서 교수가 여학생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했고, 공식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교수 실명을 공개하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마치 자신이 성추행 장면을 목격한 것처럼, 또 성추행 교수가 누군지 짐작할 수 있게 대자보가 작성된 것이다. 이 대자보가 붙은 후 A 교수는 자신이 성추행범으로 지목된 데 대해 억울함을 토로해왔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와 별개로 대학 측이 진상 조사를 한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여학생을 성추행한 것은 A 교수가 아닌 C 교수였다. 지난해 10월 피해 여학생이 C 교수의 성추행 사실을 학교 측에 알렸기 때문이다. 대학 측은 C 교수가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피해 여학생에게 “없었던 일로 하라”며 입막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 측은 최근 C 교수를 파면했다. 또 지난달 졸업을 앞둔 B씨를 퇴학 처분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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