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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주민번호 생년월일 늦춰졌으면 정년도 연장"

중앙일보 2017.03.17 12:00
입사 후 호적 상의 생년월일을 적법하게 정정했다면 정년퇴직일도 바뀐 생년월일에 맞춰 산정해야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983년에 서울메트로에 입사한 김모씨는 입사 당시 인사기록 서류 등에 자신의 호적상 생년월일인 58년 12월1일을 기재했다. 김씨의 정년퇴직일은 회사 내규에 따라 ‘만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인 2018년 12월 31일로 정해졌다.
그런데 2013년 김씨는 “자신의 실제 생년월일과 다른 생년월일이 가족관계등록부에 등재됐다”면서 서울서부지법에 등록부 정정신청을 냈다. 그해 법원은 이를 허가해 김씨의 생일을 59년 12월1일로 변경했다.

이후 김씨는 회사에 인사기록상 주민등록번호와 정년퇴직 예정일을 바뀐 생년월일에 맞춰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주민등록번호는 수정됐지만 정년퇴직일은 바뀌지 않았다. 회사 내규가 ‘직원의 정년산정일은 임용시 제출한 서류상의 생년월일’로 규정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씨는 이에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근로자의 능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실제의 연령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정년제의 성격에 부합한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취업규칙은 노ㆍ사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갖는 것이므로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그 문언을 무시하는 해석은 엄격해야한다”며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1부(주심 김소영)는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고령자고용법에서 말하는 ‘정년’은 실제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라며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사항은 이를 번복할 만한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진실에 부합한다고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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