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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에 수입도 감소…일본 야쿠자 조직원 2만명 이하로 ‘뚝’

중앙일보 2017.03.17 10:51
 속칭 ‘야쿠자’로 불리는 일본 내 폭력단이 자금난·구인난을 겪으면서 조직원 수가 매년 줄어 당국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2만명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1958년 이래 최저 1만8100명…전년 대비 2000명 줄어
폭력단 배제 조례 등 일본 정부의 적극적 대처 덕분
수입 줄자 마약 거래·ATM부정인출 등 신종범죄 손 대


온몸에 문신을 한 일본 폭력조직 야쿠자 단원들. [중앙포토]

온몸에 문신을 한 일본 폭력조직 야쿠자 단원들. [중앙포토]

 
 17일 일본 경찰청의 ‘조직범죄 정세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일본 전국의 폭력단원 수는 전년보다 2000명 줄어든 1만8100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청은 1958년부터 해마다 관련 집계를 해왔는데 63년 10만26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현재는 5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폭력단 대처에 적극 나선 일본 정부의 역할이 컸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경찰이 64년부터 3차에 걸쳐 폭력단 두목 검거에 나섰던 '정상(頂上)작전'의 효과가 컸다. 84년 폭력단원 수는 정점이었던 63년의 절반 수준인 5만7900명까지 줄었다. 이어 2007년 '반(反)사회적 세력과의 관계 차단에 대한 기업지침' 공표, 그리고 2011년 폭력단에 대한 이익 제공을 금지한 '폭력단 배제 조례'의 전국 실시 등 폭력단의 활동을 제한하는 대책이 잇따랐다.
 
이에 폭력단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이른바 ‘인사비(지역 상인 등으로부터 불법 수취한 돈)’ 등 수입이 줄면서 폭력 조직을 떠나는 사람은 늘어났다. 또 일본 경찰은 폭력단을 떠나는 조직원을 대상으로 지원책을 마련해 조직 이탈자를 유도했다. 지난해 폭력단에서 이탈한 조직원은 640명이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 등 일본사회의 인구 변화도 폭력단 조직원 감소에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조직원과 수입이 줄어든 폭력조직은 마약 거래 같은 신종 범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작년 폭력단원 1000명당 마약사건 적발자수는 10년 전에 비해 40% 늘었다. 또 위조카드를 사용한 현금인출기(ATM) 부정 인출 같은 새로운 범죄에도 손을 대는 추세다. 
 
지난해 5월엔 야마구치파와 고베야마구치파, 구도(工藤)회 등 6개 폭력조직이 연합해 일본 전국의 ATM 기기에서 18억엔(약 179억원) 상당의 현금을 무단 인출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생활이 어려워져 상납금을 내기 어려운 조직원들이 이윤이 많이 남는 각성제 거래에 뛰어들거나 서로 협력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혜란·이기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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