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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무기거래 회사 보니, 대표가 북한 외교관

중앙일보 2017.03.17 01:51 종합 3면 지면보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 분석 결과 북한의 불법 행위에는 특징이 있다. 외교관이나 재외 공관이 연루돼 있다는 점이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에 북한 외교관들이 가담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금지광물 바나듐광 거래하는 회사
러시아 북한 대사관과 주소 같아
유엔 “외교관 지위 남용” 지적

보고서에 따르면 제재 대상인 ‘조선금산무역회사’는 북한 원자력총국으로의 현금 유입 및 핵 기술과 관련한 데이터 수집 등을 담당하는 해외 사무소 역할을 해왔다. 금산무역회사는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러시아 모스크바와 중국 단둥에서 바나듐광 등을 거래한다고 주장했다. 바나듐광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쓰일 수 있어 지난해 3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2270호에 의해 북한과의 거래가 금지된 광물이다. 그런데 금산이 기재해 놓은 판매자 주소가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 주소와 똑같았다. 패널은 “북한이 바나듐 거래 사실을 러시아 당국에 숨기기 위해 외교관으로서의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판단했다.
 
북한의 불법 무기 거래를 전담, 안보리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와 무기 조달에 관여해 제재 대상이 된 ‘조선흥진무역회사’는 기관의 이름을 바꿔 무기 거래 등을 이어갔고, 이 과정에도 외교관이 개입했다.
 
패널은 “흥진무역회사가 중국 단둥에 사무실을 갖고 있으며, 그 대표는 최찬일”이라고 설명했다. 패널은 “최찬일은 2012년 기록에서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의 1등 서기관으로 등록된 이름”이라고 했다. 최찬일은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와 이름이 비슷한 ‘조선광업개발회사’의 다롄사무소 대표로도 등록돼 있었다. 보고서는 두 회사를 북한이 제재 이후 이름만 바꾼 같은 회사로 봤다.
 
지난 1월에는 방글라데시 세관이 고급 승용차를 반입하려던 북한 외교관을 붙잡았다. 외교관은 리무진을 들여오면서 신고하지 않았다. 리무진은 지난해 11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21호상 북한과 거래가 금지된 사치품목이다. 보고서는 “심지어 이 외교관은 불과 5개월 전 또 다른 밀수에 관여해 추방된 적이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외교관은 다른 나라에서 외교관 특권을 이용해 저렴하게 산 리무진을 방글라데시로 들여와 되팔려고 했던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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