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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북 비핵화 20년 노력은 실패, 새 접근법 필요”

중앙일보 2017.03.17 01:38 종합 6면 지면보기
미·일 양국은 16일 핵·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한·미·일 3국이 연대해 대응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또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열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한·미·일 3국이 연대해 북한에 도발 자제와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를 강력하게 촉구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 두 장관은 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 작업에 대해 양국이 일치된 입장을 형성해 나가기로 했다.
 

도쿄서 기시다 일본 외무상과 회담
“한·일 위안부 합의 책임지고 이행을”
아베 만나 “미·일 동맹이 아·태 초석”
오늘 방한 틸러슨, 윤병세와 회담 전
기자회견부터 하기로 해 논란

틸러슨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북한에 13억5000만 달러(약 1조5255억원)를 지원하는 등 북한 비핵화 노력을 20년간 해 왔지만 실패했다”며 “북한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approach)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틸러슨의 이런 발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불린 대북정책을 폐기하고, 보다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펴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두 장관은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 문제도 논의했다. 틸러슨은 “한·일 간 (위안부) 합의에 대해 지지하고 있다. 당사자가 서둘러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시다는 “(위안부) 합의의 실시는 국제사회에 대한 한·일 양국의 책무”라면서 “한·일 양국이 책임을 갖고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한 구체적 협의를 위해 외무·국방장관 회담(2+2)을 조기에 개최키로 했다. 중국이 군사 거점화를 시도하고 있는 남중국해 정세에 대해선 우려를 표명하고 계속해 연대해 나가기로 했다. 틸러슨은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도 만나 북한의 도발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3국이 연대해 압력을 강화하는 방침을 확인했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틸러슨은 아베에게 “아시아에서 최초로 일본을 방문한 것은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일러준다. 미·일 동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초석임을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가 틸러슨의 방한 일정(17일)을 짜면서 이례적으로 공동기자회견을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열기로 해 논란을 빚었다. 기자회견은 대체로 회담 이후 합의사항을 알리는 게 보통이다. 조준혁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회담 성과를 가장 좋은 방법으로 대내외에 홍보한다는 차원에서 그렇게 했다”며 “회담이 끝난 뒤 회견을 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늦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틸러슨의 17일 일정은 오전 비무장지대(DMZ) 시찰, 오후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예방, 공동 기자회견,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틸러슨 장관이 언론 노출을 꺼리는 스타일인 데다 회견에서 다소 곤란한 질문이 나오면 회담을 해 봐야 한다는 식으로 답변을 피해 갈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한 조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서울=차세현 기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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