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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 스캔들’ 학교 이사장 "아베로부터 기부금 받아"

중앙일보 2017.03.17 01:21 종합 14면 지면보기
아키에

아키에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로 촉발된 사립학교 법인 스캔들에 아베 총리 본인도 깊숙이 개입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더구나 휘발성 높은 발언의 주인공이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을 받고 있는 모리토모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이사장이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국유지 헐값에 산 학교 의혹 확산
이사장은 극우 ‘일본회의’ 임원
아키에는 소학교 명예교장 지내
“의혹 사실 땐 사퇴” 공언한 아베 위기
관방장관 “총리 기부 안해” 부인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16일 진상 조사에 나선 참의원 예산위원회의 후나야마 야스에(舟山康江) 민진당 의원은 “(가고이케 이사장이) ‘2015년 9월쯤 아키에 여사를 통해 아베 총리로부터 100만 엔(약 10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또 조사 과정에서 가고이케 이사장이 “(모리토모)학원을 만든 것은 여러 사람의 의사였다. 거기에 아베 총리의 기부금도 들어갔다”고 말했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이 얘기가 어떤 식으로든 사실로 밝혀질 경우 아베 총리는 정치적으로 상당한 위기에 빠질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자신의 결백을 강조하며 “나나 부인이 (국유지 매각 등과 ) 관여돼 있다면 총리와 국회의원에서 모두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에도 “(모리토모학원과) 개인적인 관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제1야당인 민진당의 렌호(蓮舫) 대표는 이 같은 아베 총리의 과거 발언을 내세우며 “총리는 결백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즉각 의혹을 부인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총리) 본인이 ‘기부하지 않았다. 아키에 여사나 (지역구)사무소 등 제3자를 통해서도 기부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스캔들은 그간 아베 총리 측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거나 말을 번복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신뢰의 문제’로 증폭되고 있다. 앞서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의 경우 모리토모학원의 변호사로 일했던 전력이 밝혀지면서 사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당초 이나다 방위상은 “변호를 맡은 적이 없다”면서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가고이케 이사장이 “이나다 방위상과 남편이 고문변호사”라고 말했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궁지에 몰렸다. “기억에 없다”고 둘러댔던 이나다 방위상은 결국 “남편을 대신해 재판에 나갔던 것”이라고 사실을 인정 했다.
 
현직 각료 1명이 가고이케 이사장에게 현금을 건넸다는 폭로도 흘러나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가고이케 이사장을 인터뷰했던 논픽션 작가가 “(가고이케 이사장이) ‘현직 각료가 수백만 엔(수천 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모리토모학원은 지난해 6월 소학교(초등학교) 부지로 오사카(大阪) 의 국유지를 감정가의 14%란 헐값에 사들였다. 가고이케 이사장은 아베 의 핵심 지지 세력인 극우단체 ‘일본회의’의 임원이다. 가고이케는 아키에 여사를 건설 중인 소학교 명예교장에 앉혔고, 학교명에 아베 총리의 이름을 넣으려고까지 했다. 여기에다 법인 산하 쓰카모토 유치원생들에게 “아베 총리 힘내라”는 선서까지 시킨 사실도 드러나면서 아베 정권의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메머드급 스캔들로 확대됐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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