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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어야 청소년 … ‘신공’으로 죽음의 조 뚫는다

중앙일보 2017.03.17 01:00 종합 24면 지면보기
 
U-20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에 속한 신태용 한국 감독은 불리한 여건속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남=김춘식 기자

U-20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에속한 신태용 한국 감독은 불리한 여건속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남=김춘식 기자

 

U-20 월드컵 4강 노리는 신태용
“강팀들과 한 조, 마음 다잡을 계기
아빠 리더십, 선수들 춤추게 할 것”

 
“어떤 축구팬이 ‘우리나라에 최악의 대진을 안긴 디에고 마라도나(57·아르헨티나)를 출국금지 시켜야 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난 그가 좋은 선물을 줬다고 생각한다.”
 
5월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하는 신태용(47·사진) 한국대표팀 감독은 16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전날 조 추첨 결과 아르헨티나(남미)·잉글랜드(유럽)·기니(아프리카)와 같은 조에 배정됐다. 당장 ‘죽음의 조’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신 감독은 태연했다. 신 감독은 “개최국 한국이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맞붙은 게 대회 흥행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잉글랜드·아르헨티나 등을 만나게 된 뒤 마음을 더욱 단단히 다져먹었다”며 “지난해 리우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조별리그에서 독일·멕시코 등 강팀들을 제치고 1위로 8강에 올랐다. 이번에도 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축구계의 선동열’이라 불린다. 한국축구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구원 등판’은 그의 몫이었다. 지난 2015년 1월 당시 A대표팀 코치로 활동하던 중 고(故) 이광종 당시 올림픽팀 감독이 병마로 물러나자 대신 지휘봉을 잡았다. 안익수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물러난 지난해 11월엔 U-20대표팀을 물려받았다. 신 감독은 “ 앞서 중국 수퍼리그 팀들로부터 파격적인 조건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국가가 부르면 응답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U-20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에 속한 신태용 한국 감독은 불리한 여건속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남=김춘식 기자

U-20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에속한 신태용 한국 감독은 불리한 여건속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남=김춘식 기자

 
 
신 감독은 K리그 성남 감독 시절 ‘형님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며 2010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아들뻘 선수들이 주축인 U-20대표팀에선 ‘아빠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다독인다. 신 감독은 “고려대에서 공격수로 뛰는 큰아들 재원이가 이승우(19·바르셀로나)와 동갑이다. 선수들을 아들처럼 생각하며 보듬 겠다”고 말했다. 그는 “팀 미팅 때 선수들에게 편한 자세를 취하라고 말하면 책상 위에 올라가 앉는 녀석도 있고, 반쯤 누워서 듣는 선수도 있다. 다 괜찮다고 내버려 둔다. 청소년 시절 틀에 박힌 행동을 하면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머리카락을 새빨갛게 물들이는 등 통통튀는 행동을 하는 이승우에 대해서도 신 감독은 “노 프라블럼(문제 없다)”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지난 1월 포르투갈 전지훈련에서 처음 만난 승우에게 ‘경기장 안에서는 맘껏 튀어도 좋다. 실력만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나도 선수 시절 파마와 염색을 했다”며 “승우가 체구(키 1m70cm)는 작아도 깡이 있더라. 그 승부욕이 마음에 든다”고 칭찬했다.
 
신 감독은 현역 시절이던 2001년 K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지만 이듬해 한·일 월드컵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그는 “2002년 월드컵 본선 참가국 중 자국리그 MVP가 대표팀에 뽑히지 않은 경우는 한국이 유일했다. 내가 부족했던 탓”이라며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2002년 4강 신화를 재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U-20월드컵에서 신태용 특유의 ‘신공(신나게 공격) 축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성남=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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