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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야후 5억 명 정보 해킹, 러시아 스파이 소행”

중앙일보 2017.03.17 01:00 종합 16면 지면보기
미국 법무부가 2014년 포털 야후의 대규모 해킹 사건의 용의자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현직 요원 2명과 이들이 고용한 해커 2명을 기소했다. 미 당국이 지난해 대선에서 러시아가 해킹 등을 통해 개입했는지를 수사하는 가운데 또 다른 러시아발 사이버범죄가 드러나 미·러 간에 신경전이 거세질 전망이다.
 

법무부, 러 FSB 요원 등 4명 기소
민주당 , 러시아 조직적 개입론 제기

15일(현지시간) 미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기소된 FSB 요원은 드미트리 도쿠차에프(33)와 그의 상사인 이고르 수슈친(43)이다. 고용된 해커 2명의 신원은 이미 지명수배 중인 알렉세이 벨란(29)과 카자흐스탄 출신의 캐나다 시민권자 카림 바라토프(22)다. 이 중 바라토프는 전날 캐나다에서 체포돼 구금된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4년 말 5억 명 이상의 야후 이용자 이름, e메일 주소,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을 빼내간 혐의를 받고 있다. 법무부는 이들이 러시아 및 미국 정부 관계자, 러시아 기자, 투자정보 관련 기관 직원들의 e메일 계정을 주된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킹으로 얻은 자료는 간첩 활동과 경제적 이득을 얻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야후 측은 지난해 9월 해킹 피해를 발표하면서 “해커 배후에 특정 국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란·북한 등 여러 국가가 용의선상에 올랐다가 이번에 러시아로 확인된 것이다.
 
야후는 2013년 8월에도 10억 명 이상의 이용자 계정과 연관된 데이터가 해킹 당했던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지난해 12월 이를 발표했다. 두 차례나 대규모 해킹에 당한 야후는 미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에 인터넷 사업부문을 싼 가격에 매각하는 등 영업적으로도 손실을 봤다.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번 사건은 사이버 범죄단과 러시아 정부 및 안보기관의 밀약 관계를 보여준다”며 러시아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번 기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러시아 용의자들을 넘겨받을 길은 없다. 양국 간에 범죄인인도조약이 맺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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