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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4/미국-아시아 잇는 데이터 고속도로 뚫는다

중앙일보 2017.03.17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미국과 아시아를 잇는 ‘데이터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차이나머니가 최대주주로 참여한다. 이 고속도로 사업의 공식 명칭은 ‘태평양 광케이블 네트워크(PLCN)’로 총 길이 1만2800㎞에 달하는 해저 광섬유 케이블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홍콩을 잇는다는 계획이다. 태평양을 가로질러 두 지역을 직접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용량은 초당 120테라비트(Tbps)다. LA에서 홍콩까지 HD급 화상회의 8000만 건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통신업체 퍼시픽라이트데이터커뮤니케이션(이하 퍼시픽라이트)의 웨이준강(魏俊江·56) 회장이 5억 달러(5600억원) 규모의 PLCN 사업 최대 투자자가 됐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퍼시픽라이트는 지분의 60%를 미국의 구글, 페이스북은 각각 20%를 갖는다. WSJ은 “단일한 중국 기업이 이렇게 큰 규모의 케이블 프로젝트의 지분을 갖는 것은 처음”이라며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라고 전했다. 
웨이준강 회장은 중국의 전형적인 부동산 재벌이다. 그는 1990년대 말 베이징에서 부동산 개발로 부를 축적해 최근 정보통신 관련 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웨이준강 회장의 아들로 광케이블 프로젝트 사업을 이끄는 에릭 웨이(33)는 WSJ 인터뷰에서 “중국 부동산 시장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부친이 새롭게 뜨는 산업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에도 홍콩은 기회의 땅이다. 마이클 러디 테라비트컨설팅 산업자문 대외연구 책임자는 “홍콩에 안정적인 데이터 케이블을 설치하면 콘텐트 제공업체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기가 매우 유리해진다”고 말했다. 데이터가 급속하게 늘어나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노리는 한편 중국으로의 사업 재개도 타진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2018년 중순 완공 후 사업 개시를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스트웨스트 연구소의 브루스 매코널은 “국방부와 국토안보부, 법무부 관리들이 모인 위원회인 ‘팀 텔레콤’으로부터 까다로운 심사를 받을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가 지배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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