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테토 미국인·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그런데 그 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보존될 수 있을지를 걱정하게 하는 일이 수없이 벌어졌다. 가장 먼저, 주민이 운영하면서 모임 장소 역할을 했던 작은 카페나 레스토랑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주택가 좁은 골목이 K팝을 틀어놓고 관광객의 관심을 끌면서 작은 장신구나 양말, 메이크업 제품을 파는 상업 매장으로 채워져 갔다. 북촌을 유명하게 해준 자랑스러운 전통 건축물들이 불행하게도 우스꽝스러운 상가로 바뀌었다. 가장 걱정되는 점은 일부 주거용 한옥까지 관광객 대상의 매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단아하게 서 있던 지역의 랜드마크가 이제는 모조 한옥처럼 보이게 됐다.

이런 추세는 북촌처럼 역사적인 지역이 특별한 노력 없이 저절로 보존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주민·시민·정부의 노력과 세심한 주의 없이는, 그리고 적절한 규제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우리가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겨온 문화유산은 쉽게 사라지고 만다. 유럽과 미국의 수많은 역사적 구역이 비슷한 난관에 봉착했지만 이런 노력을 통해 보존될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의 핵심은 보존 가치가 큰 문화유산을 생활공간 한가운데에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부터 우리가 깨닫는 것이다. 우리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나 로마처럼 외국의 역사·문화 유산의 보존 가치를 의심 없이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한국 고유의 문화가 지닌 놀라운 가치는 쉽게 간과하고 보존 가치가 크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아채지 못한다. 내가 친구들을 북촌에 초대했을 때 이 문화유산이 얼마나 독특하고 놀라운 것인지, 왜 보존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반드시 강조하는 이유다.
마크 테토 [미국인·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