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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신상 '여친·엄마도시락' 여혐논란…"성차별"vs"프로불편러"

중앙일보 2017.03.14 23:25
 편의점 CU가 14일 출시한 간편 도시락에 여성 혐오 논란이 불붙었다. CU는 이날 ‘여친이 싸준 도시락’과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출시했다.


‘여친이 싸준 도시락’은 돼지불고기와 소시지, 너비아니, 탕수육이 풍성하게 들었고, ‘엄마가 싸준 도시락’은 가정식을 콘셉으로 검은콩 멸치볶음, 호박볶음, 불고기, 계란말이 등 영양 균형을 맞춘 반찬으로 구성했다.
 
그동안 유명인의 이름을 내건 도시락류와 달리 젊은 소비자들의 감성을 공략하기 위해 상품명을 독특하게 지었다. 가격은 4000원으로 책정됐다.


도시락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반찬이 다양하고 양도 넉넉해 한 끼 도시락으로 손색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동안 내용물이 형편없었던 편의점 도시락류에 식상했던 탓이다.


그런데 논란은 엉뚱한 데서 불거졌다.


도시락의 이름이 여성 혐오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왔다. 가사노동은 여성의 몫이란 성차별적 인식을 고착화한다는 것이다.


“밥을 차리는 일이 여자만 해야 하는 일인가”, “여친이 싸준 도시락과 엄마가 싸준 도시락은 출시하면서 왜 남친이 싸준 도시락과 아빠가 싸준 도시락은 없느냐”는 여성들의 부정적 반응들이 터져 나왔다. 이인숙 건국대 여성학 교수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여성들도 맞벌이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제는 본인 도시락은 본인이 싸야 하고 요리도 함께 도맡는 시대가 왔다”면서 “이 도시락은 집안일이나 요리를 항상 여성이 해야 하는 것처럼 성 역할을 고착화하는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많다.
 
“엄마가 싸주신 정성 어린 도시락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정도일 뿐”, “이게 문제가 된다면 상대 성에 대한 모든 마케팅도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만물여혐설"이라거나 "프로불편러(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사실 이런 마케팅이 처음은 아니다.
 
‘아빠가 만들어도 맛있는 우동’ 시리즈, ‘아빠가 만든 식탁김’ 등 부모의 정성을 담았다는 의미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상품명들이다. 팔도에서 출시한 매운맛 라면의 이름은 아예 ‘남자라면’이다. 이번 논란의 기준을 들이댄다면 모두 성차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들이다.


한 네티즌은 “모든 사물과 현상을 혐오로 보는 것 자체가 혐오적 편견”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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