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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치료·마늘주사 비용 연 15만~20만원 넘으면 일단 유지하세요...새 실손보험 어떻게 다른가

중앙일보 2017.03.14 19:25 경제 3면 지면보기
 4월부터 새로운 실손보험 상품이 출시된다. 핵심은 특약 분리다. 기존 상품에 한데 묶여있던 ▶도수ㆍ체외충격파ㆍ증식치료 ▶마늘주사ㆍ비타민주사 등 비급여주사제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이 특약으로 빠져나온다. 특약을 제외한 기본형 상품은 기존 상품보다 보험료가 25%가량 저렴하다. 당장 갈아타는 게 좋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병원에서 어떤 치료를 자주 받는지, 현재 가입한 상품의 보장 비율이 얼마인지 등에 따라 가입자마다 유리한 상품이 다르다.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비급여 주사·MRI 특약으로 분리
특약 뺀 기본형은 기존보다 보험료 25% 싸
'최소 지출 최소 보장' 원하면 갈아타야
암보험 등과 패키지 가입했다면 더 꼼꼼히 따져보세요

 일단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받는 치료가 없고, 보험금 청구를 종종 미루는 사람이라면 실손보험을 신상품 기본형으로 바꿔볼 만하다. 40세 남성 기준 월 보험료가 현행 1만9429원(자기부담비율 10% 상품 기준)에서 1만4309원으로 5000원 가량 내려간다. 1년에 6만원가량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가입만 하고 보험금 청구를 안 해 실손보험을 무용지물로 둔 가입자들을 위한 혜택도 생겼다. 새 상품은 가입 후 2년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보험료가 10%가량 할인된다. 40세 남성 기준 월 보험료가 1500원가량 내려간다. 그렇다고 꼭 필요한 진료를 굳이 미룰 필요는 없다. 최근 2년 사이에 의료비를 지출했어도 급여 본인부담금 및 4대 중증질환(암ㆍ뇌혈관ㆍ심장ㆍ희귀난치성 질환) 관련 비급여 의료비라면 보험료 미청구자 할인 대상이다. 다만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는 이 같은 할인 혜택이 없다. ‘최소 지출 최소 보장’을 원한다면 초기에 갈아타는 게 좋다.
 
 반면 특약으로 빠져나오는 도수치료나 비급여주사 이용이 잦다면 현 상품을 유지하는 편이 일단 유리하다. 새 실손보험은 특약 치료 연간 보장금액 한도가 있다. 도수치료 등은 350만원, 비급여주사제는 250만원, 비급여 MRI는 300만원까지다. 도수치료 등과 비급여주사제의 경우 연간 보장횟수도 50회로 제한된다. 신상품 기본형에 특약 3개를 모두 선택하면 기존 상품과 보장범위가 같다. 하지만 보장비율은 기존보다 낮다. 특약 자기부담비율이 20%에서 30%로 늘어났다. 같은 도수치료를 받거나 마늘주사를 맞아도 보험사가 돌려주는 액수가 지금보다 10%포인트 줄어든다는 얘기다.
 앞서 예시로 든 40세 남성의 경우 새 실손보험 특약 3개를 모두 선택하면 월 보험료가 1만8102원이다. 한 달에 1327원, 1년에 1만5924원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특약 진료비로 연 15만9240원을 지출한다면 돌려받는 돈도 똑같이 1만5924원(10%) 줄어든다. 대략적으로 도수치료, 비급여주사, MRI 등 지출이 연 15만~20만원을 넘어간다면 기존 상품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보험료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서다. 기존 실손보험료가 연 20%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이후에는 신상품이 더 저렴해질 가능성이 있다.
 
 실손보험을 갈아타기 전에는 현재 가입한 상품의 가입시점, 보장비율, 보장범위를 따져보는 게 먼저다. 통상 실손보험은 가입 후 15년이 지나면 자동갱신이 끝난다. 출시 초기에 나온 실손보험 중에는 본인부담 없이 지출한 의료비를 100% 보장해주는 상품이 있다. 2009년 10월 이후 상품이 표준화돼 보장비율이 90%로 통일됐다. 100% 보장 상품을 들고 있다면 무조건 유지가 답이다. 반대로 생명보험사가 출시한 보장비율 80%짜리 상품에 가입하고 있다면 이번 기회에 다른 상품을 알아보는 게 좋겠다.
 
 암보험 등 다른 보험을 들면서 특약으로 실손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는 계산이 복잡해진다. 실손보험 특약을 중도 해지하고 별도 상품에 따로 들 경우 손익을 따로 계산해봐야 한다. 금융당국은 오는 2018년 4월부터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끼워팔기’를 금지하기로 했다. 대다수 소비자가 다른 보험과 패키지 구매를 해 매달 10만원이 넘는 비싼 보험료를 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중 모든 보험사가 모바일 앱 보험금 청구 서비스도 제공하도록 해 보다 쉽게 실손보험금을 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당국이 실손보험 보장범위에서 특약을 분리시킨 주된 이유는 병원과 환자의 무분별한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서다. 증상과 무관한 시술을 넘치게 받는 관행이 사회적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오른쪽 무릎 힘줄에 염증 진단을 받은 15세 남자 축구선수가 체외충격파 치료 50회, 도수치료 30회 등 과도한 시술을 받고 오히려 통증이 커져 축구를 포기한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별 상품 차이를 비교하려면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www.e-insmarket.or.kr) 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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