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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7인 체제 4월까지 개헌 특위서 '헌재 예비법관제' 도입 검토

중앙일보 2017.03.14 17:51 종합 5면 지면보기
이정미(55) 전 헌법재판관의 퇴임으로 ‘7인 체제’를 맞게 된 헌법재판소가 14일 김이수(64) 재판관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으로 선출했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이후 두 번째 권한대행이다. 재판관들은 선임자를 권한대행으로 뽑는 관례에 따랐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재 심리는 7인 이상이 하도록 돼 있지만 정원 9명 중 2명의 재판관이 빠진 헌재의 심리는 공정성에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서 정상적인 재판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7명 중 한 명이라도 유고 상황이 생기면 헌재 기능이 정지된다.
 
대법원장이 이선애(50) 변호사를 후임자로 지명했지만 8인 체제가 되려면 인사청문회와 임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에 일주일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헌재의 7인 체제는 4월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4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의결은 29일로 예정돼 있다. 법사위 소속의 한 야당 의원은 “국회 동의가 있어야 하는 청문회는 아니지만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헌재의 재판관 ‘공백 사태’가 반복되면서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0년 이후 ‘9인 완전체’가 아닌 상태가 700일이 넘었다. 조대현 전 재판관이 퇴임한 2011년 7월 이후 8인 체제가 1년2개월간 지속되기도 했다. 여야가 대립하면서 후임 재판관 선출을 미룬 탓이었다. 헌재 7인 체제도 처음이 아니다. 2013년 1월 이강국 전 헌재소장 퇴임에 이어 그해 3월 송두환 전 재판관까지 임기를 마치면서 후임자(서기석 재판관) 임명 전까지 27일간 7인 체제가 됐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도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자 박한철 전 헌재소장은 지난 1월 퇴임 전 마지막 변론에서 “국회가 이런 사태를 10년 넘게 방치해 입법 미비 상태가 됐다.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는 오스트리아 헌법재판소의 예비재판관 제도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위위원장인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14일 “아직 여야가 합의한 확정안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의원이 공감하고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는 헌법재판관 14명을 선출하면서 예비재판관 6명을 함께 뽑는다. 재판관 중 사건 당사자와 특별한 관계가 있거나 재판의 공정성이 우려될 때 제척ㆍ기피될 수 있기 때문에 공백 사태를 막는 효과가 있다. 


개헌특위 자문위원인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의 기본권을 다루는 헌재의 성격을 감안할 때 재판부 구성을 온전히 구성하는 것은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은 재판관 공백을 막기 위해 연방헌법재판소법에 ‘임기 종료 후 재판관은 후임자의 임명이 있을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한다’고 규정했다.


윤호진·서준석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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