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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건희 동영상' CJ 전 직원 전자레인지로 휴대전화 파기

중앙일보 2017.03.14 11:29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5)의 사생활 동영상을 만든 혐의(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 등)로 검찰에 구속된 전 CJ제일제당 부장 선모(56·구속)씨가 체포 직전 자신의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파기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휴대전화에 들어있는 각종 기록과 정보 등 동영상 촬영과 관계된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구속된 선씨는 검찰 조사에서 “TV에서 전자레인지에 휴대전화를 돌리면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본 적 있어 그대로 따라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같은 휴대전화 파기는 검찰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색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을 때도 화제가 됐다. 당시 발견된 ‘대응방안 문건’ 속 내용에 이런 수법이 적혀 있었다.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적힌 이 문건에는 휴대전화와 관련 “집에서는 전자레인지에 돌려 물리적 복원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 안전하다”는 내용이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전날 수사관 20여 명을 투입해 CJ헬로비전과 CJ대한통운의 일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선씨가 동영상을 만드는 과정에 CJ그룹 차원의 조직적 협조와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과거 재무담당 직원의 사무실, 선씨와 동영상과 관련해 직접 접촉했던 CJ대한통운 관계자의 사무실 등이 포함됐다.
 
선씨는 CJ 재직 당시 비공식적인 의전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CJ그룹이 삼성을 압박하기 위한 용도로 동영상을 촬영했다는 ‘CJ 배후설’이 증폭됐다. 
 
실제 해당 동영상이 촬영된 시점(2011~2013년)은 고 이맹희 CJ 명예회장과 이건희 회장 간 상속권 분쟁이 벌어졌던 시기와 겹친다.
 
검찰은 선씨가 5차례에 걸쳐 촬영된 사생활 동영상을 바탕으로 삼성을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정황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동영상을 미끼로 삼성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동영상을 내세워 돈을 요구하는 연락을 받은 적은 있지만 허무맹랑해 일체 응하지 않았다. 돈을 준 적 또한 없다”고 밝혔다.
 
CJ 측도 “회사 차원에서 동영상 촬영에 관여한 바가 전혀 없고 동영상 매수 제안도 거절했다”는 입장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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