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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그 애가 준 화이트데이 사탕, 좋아한다는 뜻일까요

중앙일보 2017.03.14 10:01 8면

연애심리에 관한 연구 자료를 보면, 남녀가 선물을 주고받으면 호감이 높아진다고 나옵니다. 반면 서로를 배려하지 않은 선물은 이별의 씨앗이 된다고 경고하죠.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게 어디 쉬워야 말이죠. 화이트데이 선물로 속태우고 있을 여러분을 위해 소중이 긴급 대담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7일, 중앙일보 회의실에 소중 학생기자 4명이 모였죠. 선물에 대한 남녀 속마음을 알아보기 위해 특별히 선출된 초6 남학생 2명과 여학생 2명입니다. 각자 또래 10명씩 취재한 뒤 십대 남녀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취재=김송아린(서울 돈암초 6)·김태린(서울 하늘초 6)·박준혁(화성 구봉초 6)·박진솔(인천 석천초 6) 학생기자

선물에 대한 십대 남녀 속마음

정리=이민정 기자 lee.minjung01@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kim.sangseon@joongang.co.kr
또래 친구들을 취재한 뒤 십대 남녀를 대표해 속마음을 터놓은 김송아린·김태린·박준혁·박진솔(왼쪽부터) 학생기자

또래 친구들을 취재한 뒤 십대 남녀를 대표해 속마음을 터놓은 김송아린·김태린·박준혁·박진솔(왼쪽부터) 학생기자

PART 1. 선물의 진짜 의미는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특별한 날에는 선물을 주고받느라 바쁘죠. 이런 날에 학생 여러분이 선호하는 선물은 무엇인가요.
(박준혁·남, 이하 준혁) "솔직히 말하면, 선물을 줄 수가 없어요. 학교에선 선물 주고받기가 금지거든요.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에는 사탕·초콜릿 등을 주고받긴 하지만 학급 전체에 돌리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어요."
(박진솔·남, 이하 진솔) "맞아요. 선물 주면 누가 누굴 좋아하네, 사귀네 등 소문나서 선물 잘 안 주는 편이에요. 못 주는 게 아니라 안 주는 거죠. 소문나면 귀찮아지거든요."
(김송아린·여, 이하 아린) "제 생각은 달라요. 남자들은 화이트데이 아니어도 여자들한테 선물 자주 해요. 2+1행사 때 산 물건, 반 전체에 돌리고 남는 사탕 등 평소 소소하게 건네는 게 많아요. 그건 선물 아닌가요?"
(준혁) "글쎄요…, 여자에게 건네는 모든 것이 선물은 아닌데요. 그냥 주는 거잖아요. 사탕이 남았으니 함께 나눠 먹자는 뜻일 뿐이에요."
(김태린·여, 이하 태린) "여자들은 작은 것 하나도 선물이라 생각하는데…. 남자가 뭐 하나라도 건네면 ‘나 좋아하나’라는 생각에 설레거든요. 마음이 담긴 선물인 줄 알고 썸이 시작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착각이었나 봐요."


여자들에게 선물은 썸의 시작이에요.

김태린 학생기자 (서울 하늘초 6)

김태린 학생기자 (서울 하늘초 6)

-여자는 남자가 건네는 작은 것 하나도 마음을 담은 선물로 보는데, 남자들은 아니라는 건가요.
(진솔) "네. 남자들은 아무에게나 선물 안 줘요. 좋아하는 마음이 확인 되야 주죠. 사귀는 사이일 때만 주는 게 선물이에요. 적어도 일주일은 심사숙고 한 뒤에 건네야 진짜 마음을 전하는 선물이죠."
(아린) "그럼 화이트데이에 건네는 사탕도 선물이 아니겠네요?"
(준혁) "둘 사이가 어떤가에 따라 달라지겠죠. 사귀는 사이라면 선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의례적으로 주는 사탕일 뿐이에요. 선물은 주로 연애 초반에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주죠. 선물은 좋아하는 마음을 전하는 징검다리니까요."


PART2. 정성이 담긴 선물이란
-화이트데이 선물에 서로 다른 의미가 담겨 있었다니 놀랍네요. 그렇다면 사귀는 사이라는 가정 하에, 여자는 남자친구에게 어떤 선물을 받고 싶나요.
(태린) "실용적이고, 정성이 들어간 선물이면 좋겠어요. 지금 당장 필요한 선물과 함께 직접 만든 종이꽃을 받으면 감동이죠.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선물이면 더 인기 있을 거예요. 여자에게는 남자친구에게 받은 선물을 자랑하고 싶은 심리가 있거든요."
(아린) "맞아요. 사소한 거라도 상관없어요. 저에게 주는 선물을 보면 평소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었느냐를 알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여자친구가 인형·열쇠고리 같은 캐릭터 소품을 모은다면 답은 정해져 있죠."


-그렇다면, 남자들은 어떤 선물을 주고 싶어 하나요.
(진솔) "진심이 담긴 선물을 주고 싶어 해요. 직접 만든 초콜릿이나 손편지, 꽃다발 들고 놀이동산 데이트 하기 등이죠. 대부분 로맨틱한 선물들이에요."
(아린) "여자들도 진심이 담긴 선물은 좋아해요. 그런데 혹시 로맨틱하면 무조건 진심이 담긴다고 생각하나요? 남자들이 생각하는 로맨틱은 뭔가요?"
(준혁) "추억이 되는 이벤트요. 물건은 금새 잊혀지지만 함께한 시간은 추억으로 남잖아요. 로맨틱한 이벤트를 준비하기 위해 시간과 공을 들이면 자연히 진심이 담긴다고 생각하죠."
(태린) "그건 오해인 거 같아요. 여자의 경우 직접 만든 초콜릿, 손편지 받으면 고맙고 감동 받긴 해요. 대신 잘 만들어야 해요. 앞서 말했듯 여자는 실용적인 선물을 받고 싶어 하거든요. 만들다가 망친 초콜릿 보다 100원짜리 초콜릿이 더 나아요."
(아린) "또 한가지. 여자들은 은근슬쩍 챙겨주는 남자의 행동에서 로맨틱을 느껴요. 책상 서랍에 초콜릿을 하나씩 넣어둔다거나 남몰래 뒤에서 도와준다거나 하는 일들이죠. 생각만 해도 좋아요(웃음)."


남몰래 뒤에서 챙겨주는 순간 로맨틱에 빠지죠. 

김송아린 학생기자 (서울 돈암초 6)

김송아린 학생기자 (서울 돈암초 6)

-그럼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주고 싶은 선물은 어떤 게 있을까요. 
(아린) "남자친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물건이요. 평소 무엇이 필요한지 메모해 두었다가 특별한 날에 사주죠. 미리 계획하면 돈도 모을 수 있어서 좋아요."
(태린)" 화려한 것보다 작고 다양한 종류요.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하죠. 물건에도 추억이 담겨요. 제가 준 선물을 볼 때마다 저를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여자가 받고 싶은 선물과 남자가 주고 싶은 선물에는 차이가 많네요. 주고 받기 부담스러운 선물에도 차이가 있을까요.
(진솔) "그 부분은 남녀 똑같아요. 공개 고백이나 고급 선물은 모두 부담스러워해요."
(태린 "맞아요. 특히 선물 가격을 말하면 진짜 부담스러워요. 마치 자신도 그만큼 해달라는 거처럼 들리 거든요."
(준혁) "남자들도 선물 가격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하지만 열심히 준비한 건 티 내고 싶죠."


시간과 공을 들여야 진짜 선물이죠.

박준혁 학생기자(화성 구봉초6)

박준혁 학생기자(화성 구봉초6)

-십대의 적정 선물 가격은 얼마라고 보나요.  
(네 명 모두) "2만원이요." 
(아린) "초등 6학년 한달 평균 용돈이 1만5000원이에요. 조금씩 아껴서 세 달 동안모으면 가능한 가격이죠. 적정 가격만 지키면 서로 부담 없이 주고받을 수 있어요."
 

PART 3. 감추려는 여자와  말하려는 남자
-자, 이번에는 선물 고르는 상황을 상상해보죠. 갖고 싶은 물건을 발견하고도 ‘괜찮아'라고 하는 여자의 말은 어떤 의미일까요.
(준혁·진솔) “당연히 ‘나 저거 갖고 싶어’죠.”
(진솔) "남자들도 그 정도는 알아요. 그 마음을 알아채고 사주면 센스 있는 남자친구라 하지 않나요?"
(태린) "잘 맞췄지만 한 가지가 틀렸어요. ‘나 저거 갖고 싶다’는 건 맞지만, 대놓고 사달라는 뜻은 아니에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사주면 분명히 싸움이 날 걸요."
(아린) "맞아요. 이 상황에서 보통 갈등이 시작되죠. 남자들은 사준다고 할 테고 여자들은 계속 거절할 거예요. 그런데도 굳이 사주면 여자들은 기분이 언짢아요."
(준혁) "아니, 속마음은 사고 싶다면서요. 그래서 사주는 건데, 왜 언짢죠?"
(태린) "마음은 사고 싶지만 머리로는 염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중적인 태도를 들켰다는 민망함에 화를 내는 거예요. 만약 여자의 속마음을 눈치 챘다면 몰래 준비해 두었다가 특별한 날에 깜짝 선물로 주세요. 알고도 모른 척 해준 배려심에 더 고마워 할 거예요."
 
-여자는 받은 선물이 마음에 들어도 크게 티를 안 내는 경우가 있어요. 반대로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마음에 드는 척도 하죠. 이유가 뭘까요.
(아린) "선물을 받으면 당연히 고맙죠. 그런데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내 매력이 떨어질 거 같아요. 너무 좋아하면 제가 쉬워 보일 거 같고, 너무 싫어하면 상대가 상처받을 거 같아서 여자도 혼란스러워요. 이 상황이 반복되면 헤어질까봐 걱정하죠."
(진솔) "일어나지도 않을 이별을 먼저 걱정하다니…. 여자들은 참 신기하네요. 그런데 여자들이 반응을 안 하면 남자들은 정말 답답해요. 답답함이 계속되면 오히려 반감이 생기고요. 어떤 마음인지 솔직히 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서로의 속마음을 분명하게 표현하세요.  

박진솔 학생기자(인천 석천초6)

박진솔 학생기자(인천 석천초6)

-속마음을 터 놓다 보니 남녀가 각자가 원하는 바를 자연스럽게 전하게 됐네요. 자, 마지막으로 십대 남녀 대표로 나온 여러분이 이성의 속마음을 대변해보면 어떨까요.
(아린·태린) "여자분들, 선물을 받으면 적극적으로 표현을 잘 해주세요. 말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겨요.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솔직한 표현이 서로의 속마음을 이해하는 첫 번째 방법입니다."
(진솔·준혁) "남자분들, 여자들에게 선물은 썸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선물 하나를 주더라도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게 뭔지 곰곰이 생각해 주세요. 사소한 선물에도 감동을 받는 다는 사실 꼭 기억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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