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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살리기’ … 비과세 혜택 200만 → 400만원 확대 추진

중앙일보 2017.03.14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출시 1년을 맞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전면 리뉴얼에 들어간다. 식어버린 인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 제도 개선 방안
5년간 세금 절감 60만원으로 늘어
60세 이상은 소득 증빙 없어도 가입
중도인출 풀어 단기예금 유입 유인

금융당국과 금융권협회가 ‘ISA 시즌2’ 준비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낸 ‘ISA 가입동향 분석’ 자료에서 “가입대상과 세제혜택을 확대하고 중도인출을 허용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 계좌로 예금·적금·펀드·파생결합증권 등에 모두 투자할 수 있는 ISA는 지난해 3월 14일 출시됐다. 초기엔 ‘만능통장’으로 불리며 인기를 끄는 듯했다. 이미 영국과 일본에서 자리 잡은 상품인지라 금융당국의 기대감은 컸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초기 넉 달 만에 237만 명으로 급증했던 가입자 수는 이후 정체 상태다. 최근 석 달 동안엔 가입보다 해지가 많아지면서 지난해 11월 말보다 오히려 6만 명 줄었다.
 
업계에선 ISA가 소비자에 권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 증권사 상품기획 담당자는 “ISA가 처음 나왔을 때 비과세 한도가 1년에 200만원인 줄로 알았는데 5년간 200만원이어서 어리둥절했다”면서 “쥐꼬리 세제 혜택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ISA는 만기 5년을 채워서 내는 수익 중 200만원에 대해 소득세(15.4%)를 면제해준다. 따라서 기대할 수 있는 세금 절감 혜택이 30만8000원 수준이다. 연간 400만원을 납입하면 48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과 비교해도 혜택이 별 볼 일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긴 가입 의무기간도 선택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ISA는 근로·사업소득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는데, 정작 주 대상인 3040세대는 5년씩 장기로 목돈을 묵힐만한 여력이 없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과거 재형저축과 소득공제장기펀드가 실패한 것도 중도인출을 막아놔서 환금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ISA의 중도인출을 자유롭게 풀어준다면 현재 수시입출금 예금에 쌓여있는 자금이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SA의 롤모델인 영국이나 일본의 경우엔 ISA의 모든 수익에 대해 비과세를 해주고 중도인출에 제한을 따로 두지 않는다.
 
금융위는 올 하반기 나올 세제개편안에 ISA의 문턱을 대폭 낮추고 혜택을 크게 늘리는 안을 포함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본 방향은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말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에도 담겨있다. 비과세 한도를 지금의 2배로 늘리고 연 1회 납입액의 30%까지는 중도인출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만 60세 이상인 경우엔 소득증빙 없이도 가입할 수 있도록 열어놓고 있다. 60대 이상은 1인당 평균 ISA 가입금액이 339만원으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연령층이다. 박상철 금융투자협회 WM지원부장은 “100세 시대이다보니 소득이 없는 고령층도 노후 준비에 관심이 크다”며 “당장 전 국민으로 가입대상을 넓히지 못하더라도 우선 고령층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제도 개선으로 현재 3조6000만원인 ISA 가입금액이 1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세법 개정을 거쳐 ‘신형 ISA’가 시장에 선보이려면 빨라도 내년 초에나 가능하다. 이미 ISA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다소 뒤늦은 처방일 수 있다.
 
금융당국은 ISA의 ‘계좌이전제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지난해 7월부터 ISA 가입자는 원할 때 언제든지 세제 혜택을 유지하면서 ISA 계좌를 옮길 수 있다. 가입자가 직접 투자처를 선택하는 신탁형에서 금융회사가 알아서 운용해주는 일임형으로, 또는 그 반대로도 이전할 수 있다. 김기한 금융위 자산운용과장 “ISA 가입자를 ‘잡아놓은 물고기’ 취급하지 않도록 계좌이전제도를 도입했다”며 “계좌이전이 늘면 금융회사 간 수익률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별 ISA 수익률은 일임형에 한해 매달 공시한다. 지난 1월 말 기준 25개 금융사의 일임형 평균 수익률(누적 기준)은 2.08%를 기록했다. 은행권은 평균 1.01%, 증권사는 2.69%였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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