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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손학규, 경선룰 재충돌…이번엔 타이밍 전쟁

중앙일보 2017.03.12 16:22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국민의당 대선주자 경선룰 전쟁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1회전이 여론조사와 현장투표 비율 등 투표방식이었다면, 2회전은 후보 선출 시기를 놓고 양측이 맞붙었습니다. 안 전 대표 측은 후보선출일로 4월 2일을, 손 전 대표 측은 4월 9일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손학규 측 "4월9일 선출안 수용 안하면 경선불참"
안철수 측 "경선불참 언급은 구태정치"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국민의당 국회의원 및 전국 지역위원장 합동연수'에서 악수하고 있다. 양측은 당내 경선룰 등을 놓고 신경전을 계속 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국민의당 국회의원 및 전국 지역위원장 합동연수'에서 악수하고 있다. 양측은 당내 경선룰 등을 놓고 신경전을 계속 하고 있다.

손 전 대표 측은 다시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나왔습니다. 손 전 대표 측 박우섭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경선 일자가 3월 25일부터 4월 9일까지, 투표소 설치가 각 시군구와 선거구별로 이뤄지지 않으면 대선기획단장직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며 "손학규 후보에게 경선에 참여하지 않도록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손 전 대표 측에 불리한 여론조사 20% 등이 포함된 상황에서 경선일정까지 단축한다면 자신들이 너무 불리한 게임을 한다는 주장입니다.
 
안 전 대표 측도 오후 1시쯤 입장자료를 내 손 전 대표 측 주장에 반박했습니다. 2일 후보 확정을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선관위원이 2일을 타당하게 생각한다"며  ^본선 경쟁력을 높일 충분한 시간 ^중앙당 실무 준비 시간 ^다른 정당들의 경선 일정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지지율 낮은 손학규, 반등 기회 만들 시간 필요
 
손 전 대표 측의 벼랑 끝 전술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습니다. 김철근 대변인은 “당의 경선룰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사사건건 경선불참을 거론하는 것은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과 당원에 대한 배신행위이자 우리가 지양해야 할 구태정치의 전형”이라며 “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진지하게 경선룰 협상에 임해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후보 선출 일자를 놓고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는 건 표면적으로는 각 캠프의 경선 전략 때문입니다. 안 전 대표는 지지율 등 각종 지표만 볼 때는 국민의당 경선의 절대강자입니다. 최대한 빨리 경선을 마쳐 변수를 줄이는 게 좋습니다. 반면 후발주자인 손 전 대표 측은 경선을 최대한 길게 하며 변수를 만들 시간을 버는 게 유리합니다.
 
'문-안 대결' 주장 안철수, 文보다 먼저 본선에 올라가야 유리
 
하지만 안 전 대표 측의 입장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이 더 중요한 요인입니다. 민주당은 과반득표자가 있으면 4월 3일에,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4월 8일 후보가 선출됩니다. 국민의당 후보가 4월 9일에 선출될 경우 민주당 후보보다 늦게 대선주자가 정해지게 됩니다. 안 전 대표 측은 지난 1월부터 이번 대선을 ‘안철수 대 문재인’ 구도로 준비해왔습니다. 민주당 당내 경선도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안 전 대표 측 입장에서는 예선을 빨리 마치고 미리 본선 무대에 서 있는 게 유리합니다. 안 전 대표 측 김 대변인은 “국민의당 후보는 현실적으로 추격하는 후보이고, 본선후보 확정 후 당의 후보로 활동함으로써 본선 경쟁력을 높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만약 우리가 9일에 할 경우 밴드왜건 효과로 완전히 문재인 대세론이 굳혀진다면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국민의당의 당세와 현재 지지율 등을 고려했을 때 9일 국민의당 후보가 선출될 경우 제대로 보도조차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반면 손 전 대표 측 박 최고위원은 “민주당 경선보다 늦게 시작해 먼저 끝내는 건 후보 검증과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국민의당 경선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이미 우려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2월28일까지 마무리 짓기로 한 경선룰 협상이 후보 간의 갈등으로 3월10일에서야 마무리되며 토론회 등 바람몰이를 할 시간 자체가 부족해졌습니다. 모바일투표가 배제돼 유권자의 참여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평일 일과 시간에 국회의원 선거구당 1개 정도 설치될 투표소까지 직접 찾아가 투표를 할 만한 유권자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각 후보 측이 조직동원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정책 대결 등을 통해 유권자의 관심을 끌어야 할 두 후보들이 경선 불참 카드까지 꺼내며 갈등을 벌이니 당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안 전 대표 측과 손 전 대표 측 중 어느 안이 채택될 지는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최종 결정하게 됩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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