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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구멍 청년 일자리

중앙선데이 2017.03.12 01:54
외국인의 눈
필자는 요즘 미국 대학교에서 강의하면서 미국의 젊은 세대가 앞날에 대해 예전보다 더 많이 불안해 하고 걱정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1990년대에 태어난 젊은이들은 9·11 테러,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 리먼 브러더스 사태에 따른 금융 위기, 양극화 문제 등을 겪으며 힘든 시절을 보내왔다.


미국카운셀링협회는 “밀레니엄 세대에서 인격장애 현상이 늘고 있다”고 보고했다. 2014 년 미국대학보건협회가 53개 캠퍼스 10만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 학생의 84%는 현실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고 응답했으며, 절반 이상은 ‘압도적인’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다. 취직은 잘 할 수 있겠는가? 이것저것 왜 배우고 있는가? 이건 왜 필요한가? 이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다행히 내가 강의하고 있는 대학과 학부의 졸업생 취업률은 높은 편이다. 이론과 시험보다는 ‘현실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중시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우리 대학은 물론 미국 대학 전반적으로 더 많은 교육적 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취직을 잘 하려면 현재의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노하우를 더 많이 익혀야 한다.
 
미국의 정치가 양극화 하면서 학생들은 경제에 대해 더 큰 걱정을 가지게 됐다. 일자리 세대교체 과정이 더뎌지면서 젊은층의 취업 환경은 더 어려워졌다. 금융위기 경기 침체를 겪은 뒤에도 미국 구시대는 은퇴하지 않고 다시 대거 직업시장에 뛰어들었다. 반면 졸업생들은 제대로 취직하지 못했다. 졸업한 후에도 대출이 많아 부모 집으로 돌아가 좋은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계속 머무는 경우도 많다. 취직을 했다고 하더라도 돈을 아끼고 저축하기 위해 부모와 함께 사는 사람도 있다.
 
한국도 미국과 사정이 비슷한 것 같다. 학교를 졸업해도 취업이 예전보다 훨씬 어렵다고 들었다. ‘열정 페이’니 ‘노오오력’이란 말이 유행하고 정규직 취업 기회는 바늘구멍처럼 좁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스팩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니 미국보다 상황이 더 열악한지도 모르겠다.
청년들에게, 새 세대에 더 많은 자율을 주어야 하는 것이 한국과 미국 공통의 과제다. 두려움을 가르치는 ‘갑질문화’로 청년을 ‘유아화’시키는 대신에 우리는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마이클 람브라우 
미국 머시허스트 대학 교수. 아리랑인스티튜트 미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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