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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정권교체 주장 의미 없어, 인물 간 대결구도 될 것

중앙선데이 2017.03.12 00:16 522호 4면 지면보기
[포스트 탄핵 정국] 당적 없는 김종인의 빅텐트, 펼쳐질까
김성룡 기자

김성룡 기자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포스트 탄핵 정국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친문재인·친박근혜 세력을 배제한 이른바 ‘제3지대 빅텐트 만들기’에 본격 나섰기 때문이다. 그의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늦어도 5월 9일 치러질 19대 대통령 선거의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대통령 파면으로 이미 정권교체
야당 후보들끼리 치르는 대선
黨 아닌 후보의 자질로 평가될 것

분권·연정 없인 정부 운영 못해
대선 전 개헌→3년 연정→7공화국
개헌 고리로 총리·부총리 배분 가능

“나는 킹메이커 안 한다”고 얘기
출마 선언은 갑자기 들어야 신선
집사람, 이왕 버린 몸 알아서 하라…

정치권 밖 후보 있을 수도 있어
제대로 된 사람이면

 
중앙SUNDAY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이 선고된 지난 10일 오후 김 전 대표를 인터뷰했다. 그는 탄핵에 대한 평가, 개헌을 고리로 한 연합정권 추진 상황, 그리고 자신의 출마 가능성 등 구상을 털어놨다.
 

대통령 탄핵
탄핵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국민, 촛불 민심이 승리한 결과라고 본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굉장히 성숙했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 몇 달에 걸친 시위에도 불구하고 큰 불상사 없이 헌법기관이 제도적인 심판을 통해 대통령을 현직에서 물러날 수 있게 했다는 것은 상당히 성숙했다는 걸 입증한 것이다. 이젠 과거는 밀어버리고 국내외적으로 닥쳐올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과 모든 정파가 (합심해)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새 정부 탄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승복을 공개 천명했지만, 일부 친박세력은 저항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를 통한 대통령 탄핵으로 현 정권이 무너져버렸기 때문에 정권교체가 이미 이뤄졌다. 자유한국당 후보가 나와도 정권을 이어간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돼버렸기 때문에 잘못하면 한국당의 입지는 더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다만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한국당이 좀 달라질 수도 있다.”
 
5월 9일 선거 가능성이 크다. 대선 구도는 어떻게 될까.
“대통령이 없으니까 야당끼리 치르는 첫 선거다. 후보 대 후보의 싸움, 사람 대 사람의 싸움이지 당 대 당 싸움이라고 보지 않는다.”
 
현재로선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가장 유력한 건 사실 아닌가.
“지금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5%도 안 된다. 정당 사람들이 계속 실망적인 상태로 가서 국민들이 이거 해봐야 나라가 희망이 있겠느냐 하면 실망층은 여론조사에도 답 안 하고 투표도 안 한다.”
 
촛불집회에선 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주장한다.
“그건 웃기는 사람들이지. 여당도 없어졌는데 무슨 상대가 있어야 교체를 하지, 그렇잖나?”
 
탈당 때 문 전 대표가 만류하지 않던가.
“총선 후 밥 한 번 먹은 이후론 개인적으로 본 적이 없다. 중간에 제3자를 통해 연락이 오긴 했지만 그건 별로 나한테… 전화 한 통 받은 게 없다.”
 
결국 민주당 대 다른 야당의 대결구도가 될까.
“나는 당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국민 분열을 해소하고 경제·외교·안보 등 대한민국의 당면과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국민의 선택이라고 본다. 국민이 당을 선택한다고 보지 않는다.”
 
대선이 겨우 60일 남았다.
“앞으로 어떤 후보가 나오느냐에 달렸다. 꼭 지금 있는 사람만이 (문재인의) 상대자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 그건 두고 봐야 알 일이다. 요즘같이 정보가 빨리 전달되는 사회에서 두 달이면 충분하다.”
 
개헌과 연정 구상
대선 이슈는 뭐가 될까.
“1988년 이후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 6명이 다 실패한 요인은 전부 돈과 결부돼 있다. 분권형 개헌을 통해 대통령이 절대권한을 행사하는 걸 시정해줘야 된다. 또 경제민주화를 통해, 일부 경제세력이 정치·언론 등 모든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 제도적으로 막아주는 장치를 해야 한다. 이걸 하려면 국회 180석 이상 의석을 가져야 한다. 다음 정부를 18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연합정부 형태로 키우지 않고는 될 수가 없다. 권력을 독점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권력을 나눌 수 있는 새로운 후보가 튀어나올 수 있다. 그걸 매니지하고 효율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하면 국민이 (대통령감이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종전 방식대로 대통령만 뽑으면 된다는 식으로 가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게 할 것이냐, 그렇지 않고 능력 있게 추진할 사람을 뽑아서 미래를 향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후세대에게 희망찬 나라를 물려줄거냐, 이 둘을 놓고서 국민에게 묻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국내외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1차적으로 필요한 건 국민의 각성이라고 본다.”
 
대선 이전 개헌이 가능할까.
“국회의원들이 열의만 가지면 쉽게 할 수 있다. 국회 3분의 2(200명)면 되는데 지난해 대통령 탄핵안 의결 때 야당만 가지고는 안 된다고 했지만 여당이 동조해줌으로써 탄핵(국회의원 234명 찬성)된 것 아닌가. 지금 한 정당이 대선 전 개헌을 못하겠다고 하지만 탄핵 때 이탈자가 생겼듯이 개헌이 될 수도 있다. 가능성이 없다고 보지 않는다.”
 
분권형 개헌을 고리로 한 연합정권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은 뭔가.
“연합정권에서 무엇을 할 건가에 대한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분권형 개헌이 되면 빅4(대통령·총리·경제부총리·사회부총리)가 키맨이 될 것이다. 물론 연정 합의에 따라 몇몇 장관직을 배분할 수 있다. 대통령은 이들과의 관계와 역할을 코디네이트하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국민의당·바른정당의 유력 주자들이 각각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한다면 (다음 총선이 있는 2020년까지) 3년 동안 연합정부를 운영한 뒤 2020년 21대 국회에서 7공화국이 출범할 수 있다. 이때까지 각자 실력을 발휘해 3년 후 총선에서 각 당과 주자들이 국민의 평가를 받자는 것이다. 각 당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니 정체성을 지키면서 경쟁할 수 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과 연달아 회동했다. 이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있나.
“다음 정권을 생각한다면 지금 개헌을 추진해야 되지 않느냐고 얘기했는데 다들 동의하는 것 같다.”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가능할까.
“대선후보들이 각자 다 나간다고 하면 이런 얘기 할 필요가 없다. 난 적어도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컨센서스를 이룰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본다.”
 
대선후보를 안 내는 당이 존립할 수 있을까.
“의석만 갖고 있고 후보를 안 내고 연정에 참여하면 된다. 반드시 후보를 내야 당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DJP(김대중+김종필 연합)할 때도 JP당에서 후보를 안 냈는데… 지금 비상적인 상황이 됐으니까 비상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지 정상적인 프로세스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도 만났나.
“아직 못 만났다. (안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와 경쟁하면 이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권에 실망해 투표율이 60% 이하로 떨어지면 그 정권은 만들어져도 안정될 수 없다. 사람들을 (투표장에) 많이 끌어낼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야 된다. 나는 인위적으로 뭘 만들려고 하는 사람은 아니다.”
 
한국당도 참여할까.
“미안한 얘기지만 이번엔 (제3지대) 대표 후보가 될 수 없다. 하지만 나경원·정진석 의원 등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이 아직 30여 명 있다. 그들이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한국당이 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 대선주자를 만났다. 그들이 연정과 후보 단일화를 위해 양보할 가능성을 비치던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은 감이 다 괜찮다. 다들 합리적이고 나라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문제점을 인식하는 것도 거의 비슷하고. (양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대선 출마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킹(대통령)메이커를 할 것인가, 킹을 할 것인가.
“킹메이커는 안 한다고 수도 없이 얘기했지 않나.(웃음)”
 
그럼 킹을 할 건가.
“킹은 아무나 하는 거예요 그게?(웃음) 그걸 나 보고 미리 얘기하라고?(웃음) 듣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듣는 게 신선하지.”
 
측근들은 100% 출마를 기정사실화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내가 나가는 걸 결심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그때 가서 내가 알아서 한다고 했다. 책임질 일은 내가 책임져야 한단 거 아닌가.”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면 주자들이 꺼릴 수 있지 않나. 일각에선 연대세력을 모으려면 불출마 선언하고 백의종군하면서 돕겠다고 하는 게 낫지 않으냐는 얘기도 있다.
“그 사람들, 그렇지 않다. 내가 뻔히 다 보이는 사람들인데. 대통령 할 사람은 현재 상황에서 봤을 때 내가 그 자리를 진짜 감당할 능력이 있느냐는 데 대한 자신이 없으면 안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출마 결심을 언제쯤 공식화할 건가.
“오늘이 3월 10일이니까 시간이 많이 남지도 않았다.”
 
이달 안에 윤곽이 드러날까.
“지금 진행되는 걸 보면 드러날 수도 있다. 바른정당은 3월 말에 경선한다.”
 
무소속으로 하나.
“어느 정당에 딱 얽매여 있는 거보다는, 전반적인 걸 얘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게 훨씬 나을 거다. 현재로선 나를 어디에 속박시키고 싶은 생각이 없다.”
 
스스로 이런 시기에 대통령으로서 연정을 매니지하고 나라 운영을 감당할 능력이 있다고 보나.
“나 스스로야 뭐 그렇게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가족들은 뭐라고 하나.
“집사람은 어차피 버린 몸이니까 알아서 하라고(웃음), 초등학교 6학년 손자는 ‘할아버지, 내 생활이 불편하진 않게 해달라’고 하더라.”
 
정치권 밖의, 제3의 후보가 합류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나.
“그런 후보가 있을 수도 있다. 본인 의사가 중요하지만 진짜 제대로 된 사람이 있으면 꿔올 수도 있다. 독일 에스페데(사민당)가 마르틴 슐츠를 갑자기 데려온 것처럼.”(※사민당은 지난 1월 사회민주진보동맹 의장 출신으로 직전까지 유럽의회 의장을 지낸 슐츠를 전격 발탁, 총리 후보로 선출했다.)
 
희망적으로 보는 것 같다.
“낙관적으로 본다. 궁즉통(窮則通)이라고 궁극에 가면 해결책이 나올 거다. 진짜로 난 된다고 본다. 안 된다고 보면 시작도 하지 말아야지. 대한민국의 장래가 그렇게 어둡지 않을 거라고 본다.”




이정민·김경희 기자
lee.j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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