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스트86 세대는 ‘진보적이면서 反北’

중앙선데이 2017.03.12 00:02 522호 1면 지면보기
[창간 10주년 기획]
14년간 바뀐 세대별 정치·사회 성향 분석
1970년 이후 태어난 포스트86세대는 산업화세대(1959년생 이전), 86세대(1960~69년생)와 비교해 가장 진보적 입장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북한에 대해선 적대적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이후 북한에 적대적
진보 집단 내부에 탈동조화

 
11일 이원재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의 ‘노무현 정부 이후 한국 사회 세대별 정치·사회 성향 변화 분석’ 결과에 따르면 포스트86은 지난 14년간 가장 진보적 입장을 유지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된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설문에서 ‘정치적으로 어느 정도 진보·보수적이라 생각하나’ 항목을 분석한 결과다. 이 교수는 5점 척도로 숫자가 높을수록 보수적으로 평가하게 설계한 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포스트86은 평균 2.89점으로 86(2.99점), 산업화(3.23점)보다 더 진보적이었다. 이 교수는 “지난 14년간 평균적으로 포스트86, 86, 산업화세대 순서로 진보적이었으며 이들의 차이는 99% 수준의 통계적 유의성을 가질 정도로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선 순서가 바뀌었다. ‘북한을 어떻게 보는가(4점 척도, 높을수록 적대적)’란 항목에서 2008년까지 86과 비슷하게 북한에 우호적 입장이었던 포스트86은 이후 북한에 가장 적대적인 산업화 쪽으로 이동했다. 2016년 기준 포스트86은 2.78점으로 86(2.64점)과 산업화세대(3.04점) 사이에 위치했다. ‘진보=북한에 우호적’이라는 프레임이 깨지고 ‘반북 진보’가 등장한 것이다. 이 교수는 2008년 이후 우리 사회 진보를 구성하는 집단 내부에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일어난 것으로 이 현상을 설명했다.
 
“86이 주축이 된 기존 진보는 북한에 대한 민족주의적 자세, 성장보다는 분배를 지지하며 사회 변화를 열망하는 집단이었다. 하지만 진보의 바통을 이어받은 포스트86은 2008년을 기점으로 민족주의적 자세를 버렸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북한에 가장 적대적인 산업화와 차이가 없는 쪽으로 이동했다. 북한에 대해 합리적이고 냉정한 자세를 가진 것으로 봐야 한다.”
 
원로 문화인류학자인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는 성장 환경의 변화로 포스트86의 반북 성향을 설명했다. “86세대는 반제국주의·민족주의 맥락에서 북한을 바라봤다. 하지만 지금 친구들은 보다 세계화됐으며 개인화된 상태다. 온정적이었던 86세대와는 다르게 이들에게 북한은 문제를 일으킬수록 더 적대적이 될 수 있다.” 
 

관련기사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