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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편집국장 레터] 첫 여성 대통령,첫 파면 대통령

중앙선데이 2017.03.11 10:33
 VIP 독자 여러분,안녕하십니까.중앙SUNDAY 편집국장 이정민입니다. 
 '첫 여성 대통령'은 결국 '첫 파면 대통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헌법재판소는 오늘(10일) 8인 재판관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을 내렸습니다.탄핵 사유의 핵심은 이렇습니다.첫째,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해 최순실의 사익 추구를 도왔을뿐 아니라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은폐·부인해 국민의 신임을 저버렸다는 것이고 둘째는 진상 규명을 약속하고도 특검 수사나 헌재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등 헌법과 법률 질서를 지키지 않아 법치주의를 훼손했다는 것입니다.
  거짓말을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부분을 중하게 여겨 '가중처벌'했다는 뉘앙스입니다.약속과 신뢰를 트레이트 마크로 삼아온 박 전 대통령이 어쩌다 '신뢰를 저버린 사람'으로 역사적 기록물에 남게 됐는지,참 희극적이란 생각이 듭니다.박 전 대통령은 최근 헌재에 제출한 서면 최후진술에서도 "저는 정치인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 믿고 살아왔다"며 '약속'을 앞세웠지만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한 국민과의 약속은 결국 지키지 않았습니다.
 유난히 신뢰를 강조했던 박 전 대통령은 일화를 여럿 남겼는데,그중 결정적인게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싸고 당시 당 대표이던 정몽준 전 의원과 벌인 '미생지신(尾生之信)'설전입니다.정몽준 대표가 수정안에 반대하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애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가 오는데도 다리 밑에서 기다리다 익사한 미생과 같다'며 고지식함을 비난하자,박 전 대통령은 "미생은 죽었지만 귀감이 됐고 그 애인은 평생 손가락질 받으며 살았을 것"이라고 응수했죠.이 사건은 '박근혜=신의의 정치인'으로 도약하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지난 대선에서 그의 국정 능력에 의심을 품었던 적지않은 사람들은 "그래도 약속은 지키는 정치인"이란 이유로 한 표를 던졌던게 사실입니다.그랬던 그가 왜 이렇게 표변한 것일까요.어떤 이는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하고,또 어떤 이는 '신뢰 운운은 연막술이었뿐'이라고 폄훼하기도 합니다.어느 쪽이 진실인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최소한의 약속만 지켰더라도 '재판관 만장일치 인용'이나 "대통령을 파면해서 얻는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헌재의 결정에 이르지 않을 수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기회가 없진 않았습니다.세 차례의 담화에서 밝힌대로 국민앞에 최순실 사태의 전말에 대해 진솔하게 설명하고 용서를 구하거나 검찰이든 특검 수사든 응해 무죄를 입증하는 노력을 했다면 뿔난 민심도 어느 정도는 가라앉았을지 모릅니다.그마저도 아니라면 자진 사퇴해 두 동강난 국론 분열을 수습하는데 밀알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채 그저 침묵하며 상황이 반전되기만을 기다렸지요.헌재의 결정이 나온 10일에도 삼성동 자택의 상태를 이유로 청와대를 떠나지 않고 머물렀지만 대국민 메시지 한마디 내놓지 않고 침묵했습니다.그것이 무리한 수사,승복할 수 없는 탄핵 결정에 대한 불만이든 아니든 그래도 4년넘게 대통령을 지낸 정치인이 취할 도리는 아니지요.더구나 변호인조차 "누명을 벗길 것"이라며 항전을 불사하고,집회 참가자가 2명이나 숨지는등, 5개월여동안 평화롭던 광장에서 인명 피해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건 정말 얘기 안되는 일입니다.
 박 전 대통령만큼 국민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던 정치인도 흔치 않습니다.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울분에 차 불복과 항전을 외치는 사람들을 향해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설득해야 합니다.자신으로 인해 촉발된 광장의 혼란을 수습할 사람 역시 박 전 대통령뿐입니다.지난 5개월여 국민들의 가슴에 멍에와 자괴감,숱한 상처를 남긴 대통령.국민들은 마지막 뒷 모습이라도 아름답길 바라고 있습니다.
 
 ○중앙SUNDAY는 창간 10주년 기획…맞고 자란 86세대 vs 맞으면 신고하는 포스트 86세대  
  이번주 중앙SUNDAY는 창간 10주년(3월18일)을 맞아 기획 기사로 꾸며집니다.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의 변화,특히 진보세대가 어떻게 바뀌어왔는지를 카이스트 이원재 교수팀과 분석해봤더니 진보내에서도 세대별 디 커플링,다시말해 탈 동조화현상이 뚜렷했습니다.87년 이후 진보 운동권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86세대(1960-69년생)에 이어 등장한 포스트 86세대(1970년생 이후)는 북한에 대한 태도나 생활관련 이슈에서 86세대와는 확연한 차별점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예컨대,북핵·미사일에 대해 86세대가 온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신 진보인 포스트 86세대에선 적대적 성향이 드러나며 시각차를 보이고 있습니다.정치적 목적을 위해선 개인적 이익을 희생하거나 외면해온,자칭 '맞으면서 큰 세대'와 달리 포스트 86세대는 사적 이익이나 욕구를 실현하는데 진보적 기질을 발현시킵니다.군사 문화·가부장적 권위주의에 맞서면서도 은연히 닮은 꼴의 행태를 보였던 86세대와의 차이죠.
  최순실 사태 촉발의 한 축이 되기도 했던 이화여대의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반대 농성,기억나시죠? 학생회의 참여를 배제하고 마스크를 쓴채 시위하며 모바일을 통해 기습 집회를 벌였던 것 말입니다.또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장에서 운동권 가요 대신 해학과 풍자가 담긴 '하야가'나 대중의 감성에 파고드는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같은 노래가 흘러퍼진 것도 이런 성향 변화에 따른 결과라 할수 있을 것입니다.대통령 탄핵 결정으로 정국은 5월 대선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습니다.차기를 꿈꾸는 대선 주자 캠프 관계자라면 젊은 진보세대들의 특징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 새 연재-'性칼럼' 시즌2,新동의보감,런던 아이,금융시장 비하인드  
  중앙SUNDAY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연재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성의학 클리닉·연구소를 운영하는 강동우·백혜경 부부 의사가 '性칼럼' 시즌2를 시작합니다.부부의 갈등과 성 문제에 천착해온 의사 필자들이 행복한 부부 관계 유지를 위한 처방을 풀어놓을 것입니다.또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쓰는 '건강한 먹거리',정현석 약초교육원 고문의 '新동의보감'도 시작됩니다.
 
로리 나이트 옥스포드메트리카 회장의 '런던 아이',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의 '시장을 보는 눈'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콕 짚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할 것입니다.또 인기 코너 '홍콩 트위터'의 필자이던 김문수 액티스 캐피털 아시아 본부장이 '금융시장 비하인드' 연재를 시작하며,수학자 조수남 박사의 '수학이 뭐길래'도 새로 선보입니다.
 
이밖에 홍은택 카카오메이커스 대표와 이수형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의 칼럼이 새로 신설됩니다.또 한국말로 영어를 가르치는 미국인 마이클 엘리엇이 '외국인의 눈' 새 필자로 합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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