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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OOK] 2017 럭셔리 워치 트렌드를 엿보다! (1)

중앙일보 2017.03.06 18:00
2017년 하이엔드 워치의 트렌드는 SIHH에 선보인 시계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1월 스위스 제네바 SIHH 2017에 다녀온 퍼스널 쇼퍼 이은정이 생생한 리뷰를 전한다.
다 빈치 오토매틱 문 페이즈 36 IW459307 IWC 샤프하우젠.

다 빈치 오토매틱 문 페이즈 36 IW459307 IWC 샤프하우젠.

다 빈치 오토매틱 36 IW458310 IWC 샤프하우젠.

다 빈치 오토매틱 36 IW458310 IWC 샤프하우젠.


2017 SIHH 리포트

전 세계 최고의 시계 공장들이 모여 있는 스위스 제네바. 째깍째깍 소리만 날 것 같은 이 조용한 도시도 새해가 되면 시끌벅적해진다. 럭셔리 워치가 총출동하는 국제 고급시계박람회인 SIHH(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가 매년 1월 제네바의 팔엑스포에서 개최되기 때문. 수년간 이 행사에 참석한 이은정 실장은 SIHH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SIHH는 그해 새롭게 선보이는 시계를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인 동시에, 시계 업계가 1년간 판매할 제품을 선주문하는 공간이에요. 최고의 제품을 선점하기 위해 바이어와 딜러가 경쟁하는 장이기도 하죠. 최고를 자부하는 시계 브랜드들은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로 무장한 전시 부스와 함께 VIP룸을 갖춰놓고 현장에서 계약을 체결합니다. 올해도 1월 16일 행사를 앞두고 14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제네바발 비행기 안에서 명품 시계 브랜드 매니저부터 백화점의 매입 MD까지 많은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어요.”


올해로 10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시계보석박람회 바젤월드가 입장권을 구입하면 누구나 관람 가능한 것과 달리, SIHH는 27년의 짧은 역사를 가졌음에도 시계 브랜드 마케터·VVIP 고객·딜러·바이어·프레스 등 초대된 사람만으로 출입을 제한하고 엄격한 예약제로만 진행한다(다만 올해는 전시회 마지막 날 하루를 퍼블릭 데이로 정하고 유료 관람 기회를 제공했다). 대신 이들에겐 호텔급의 다양한 식사와 드링크류, 이동을 위한 셔틀버스까지 모두 무료로 서비스되는 것이 특징. “바젤월드가 4성급 호텔이라면 SIHH는 5~6성급 호텔 같은 느낌이죠. SIHH 기간에는 제네바의 최고급 호텔들이 전부 풀 부킹인 건 물론이고, 레스토랑도 몇 주 전부터 메뉴까지 골라 예약과 선지불을 하지 않으면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예요.”

이번 SIHH 2017에는 리치몬트 그룹을 중심으로 까르띠에, 랑에 운트 죄네, 바쉐론 콘스탄틴, 예거 르쿨트르, IWC 샤프하우젠, 피아제, 반클리프 아펠, 오데마 피게, 리차드 밀, 로저드뷔 등과 함께 케링 그룹의 율리스 나르덴, 지라드 페리고를 포함한 17개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참여했다. 여기에 HYT, 로랑 페리에, 크리스토프 클라레, 그뢴펠트, MB&F, 우르베르크, 오틀랑스 등 13개의 독립 시계 브랜드까지 총30개의 브랜드가 새로운 시계를 선보이며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시계, 여자를 위해 진화하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띈 것은 부쩍 다양해진 여성 시계였어요. 최근 컴플리케이션 워치(Complication Watch)에 대한 여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컬렉션도 늘었죠.” 컴플리케이션 워치란 무브먼트에 고난도의 특별한 기능을 더한 시계를 말한다. 향후 수백 년간의 월과 요일이 계산돼 표시 되는 퍼페추얼 캘린더(Perpetual Calendar), 지구의 중력에 의해 생기는 오차를 막아주는 투르비용(Tourbillon), 달의 변화가 표시되는 문 페이즈(Moon Phase),두 개의 시간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Split Second Chronograph), 두 나라 이상의 시간을 동시에 나타내주는 월드 타임(World Time)등이 바로 그것들. 그랜드 컴플리케이션(Grand Complication)은 이런 컴플레이션 기능이 최소 2개 이상 탑재된 시계를 뜻한다.

 

요즘은 시계를 사러 온 여성 고객 중에서 ‘나도 투르비용!’이라고 외치는분들이 많아요. 투르비용 워치는 내부 부품이 많아 두껍고 무거운 데다 가격도 기본 1억원대부터 시작하죠. 예물 시계를 구매할 때도 ‘예거 르쿨트르 문 페이즈’처럼 구체적으로 정하고 오는 분들이 많아졌고요. 화려한 주얼리 워치 일색이던 예전보다 원하는 브랜드나 선호하는 컴플리케이션 기능이 훨씬 더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죠.”

랑데부 문 핑크 골드 예거 르쿨트르.
랑데부 문 핑크 골드 예거 르쿨트르.

랑데부 셀레스티얼 예거 르쿨트르.
랑데부 셀레스티얼 예거 르쿨트르.
이번 SIHH에서 다수의 여성용 워치를 선보인 브랜드는 단연 예거 르쿨트르. 레이디 워치 컬렉션인 랑데부 나잇&데이 라인으로는 페이스 하단의 낮밤 인디케이터(Indicat or)에 해와 달로 사랑스러움을 더한 38.2mm 라지 사이즈를 출시했다. 핑크 골드로 제작된 랑데부 문 워치에는 985년에 한 번만 조정하면 되는 문 페이즈가 장착되었고,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 세팅 베젤이 돋보이는 랑데부 셀레스티얼에는 북극 오로라에서 영감받은 별자리 천체도를 그대로 옮겨놓았다.

 
다 빈치 오토매틱 36 IW458312 IWC 샤프하우젠.
다 빈치 오토매틱 36 IW458312 IWC 샤프하우젠.
 IWC 샤프하우젠은 새로운 시계 애호가인 여성들을 겨냥해 클래식한 디자인의 다 빈치 오토매틱 36과 문 페이즈 36을 야심차게 소개했다. 1985년 다 빈치 컬렉션의 아이코닉한 라운드 케이스에 현대적인 심플함을 더한 것이 특징. 특히 다크 블루 다이얼과 악어가죽 스트랩의 다 빈치 오토매틱 36 IW458312 모델은 샤프하고 절제된 느낌을 준다. “예전에는 여성용 시계 하면 다이얼에 머더오브펄(Mother of Pearl)이나 여성스러운 패턴을 그려 넣은 게 인기였는데, 요즘은 모던한 느낌의 블루 컬러 다이얼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요.
 
트레 데끌라 워치 까르띠에. VINCENT WULVERYCKⓒCARTIER
트레 데끌라 워치 까르띠에. VINCENT WULVERYCKⓒCARTIER
그렇다고 모든 여성용 시계가 이렇게 미니멀해진 것은 아니다. 짙고 균일한 레드 컬러의 모잠비크 루비가 유려한 곡선을 따라 흐르며 매혹적인 광택을 내뿜는 까르띠에의 트레 데끌라 워치는 무려 24.93캐럿, 15개의 루비로 시선을 압도했다.
 
(왼쪽부터)레이디 아펠 빠삐옹 오토메이트 반클리프 아펠. 롱드 루이 까르띠에 XL 플레임 골드 까르띠에.VINCENT WULVERYCKⓒCARTIER
(왼쪽부터)레이디 아펠 빠삐옹 오토메이트 반클리프 아펠. 롱드 루이 까르띠에 XL 플레임 골드 까르띠에.VINCENT WULVERYCKⓒCARTIER
보다 시적이고 예술적으로 접근한 브랜드는 반클리프 아펠. 동식물을 모티브로 독창적인 피스들을 선보이는 반클리프 아펠은 레이디 아펠 빠삐옹 오토메이트를 출시하며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다이아몬드와 블루 & 모브 컬러 사파이어로 장식된 다이얼 안에서는 좌측의 꽃 위에 살포시 앉은 나비가 우아하게 날갯짓을 한다. 손목에 차고 있으면 30분 동안 파워 리저브(Power Reserve)에 따라 19번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
반클리프 아펠의 레이디 아펠 빠삐옹 오토메이트 제작 과정. 다이얼에 조각한 꽃을 붙이고 있다.
반클리프 아펠의 레이디 아펠 빠삐옹 오토메이트 제작 과정. 다이얼에 조각한 꽃을 붙이고 있다.
까르띠에의 롱드 루이 까르띠에 XL 플레임 골드 430 MC 칼리버는 높은 열을 이용해 채색했다. VINCENT WULVERYCKⓒCARTIER
까르띠에의 롱드 루이 까르띠에 XL 플레임 골드 430 MC 칼리버는 높은 열을 이용해 채색했다. VINCENT WULVERYCKⓒCARTIER
“불꽃으로 그려진 작품도 있죠. 까르띠에 롱드 루이 까르띠에 XL 플레임 골드 430 MC 칼리버의 다이얼에 그려진 판다(Panther)는 워치메이킹 역사상 최초로 선보이는 ‘플레임(Flame) 골드’ 기법으로 연출됐어요. 골드 플레이트를 가열했을 때 가장 높은 온도에서는 블루, 가장 낮은 온도에서는 베이지 컬러를 띠는 것에서 착안해 다양한 스펙트럼의 색조로 표범의 얼룩무늬를 그려 넣었죠.”


*이은정(신세계백화점 퍼스널 쇼퍼)
경력 11년 차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1세대 퍼스널 쇼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VIP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 쇼핑을 책임지고 있다.



EDITOR 이현정(lee.hyeonjeong@joins.com)
PHOTO 각 브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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