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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뉴스] 일반고 돕겠다는 ‘정시 확대’ 공약 … 되레 자사고·강남 유리

중앙일보 2017.03.06 01:40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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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 사교육 줄인다며 주장
본지, 서울대 3년 입시 분석하니
일반고 합격생 28%만 정시
자사고는 48%가 정시로 들어가
전문가 “사교육 효과 정시가 커”



 
일부 대선주자들이 ‘대입 정시 확대’ 주장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대입에서 수시 대 정시 모집 비중은 7대 3 정도다.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쪽은 ‘수시는 일반고보다는 자사고, 지방보다는 서울 고교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럴까.
 
본지가 2015~2017학년도 서울대 입시 결과를 분석해 봤다. 2015학년도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수시의 주요 전형으로 전면 도입된 해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생소한 학종이 도입되자 자칫 자사고 혹은 서울 출신에게 유리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3년간 서울대 입학생 9784명 전체를 일반고·자사고 등 출신고교 유형으로 나눠 수시·정시 중 어디에서 더 많이 들어갔는지를 따져봤다. 그 결과 서울대에서 정시(현재는 30%)를 늘리면 오히려 자사고·강남 출신이 더 유리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팩트체크 해봤다.
 
자사고 출신이 정시에 더 유리하다는 것인가.
“그렇다. 학교 유형에 따른 유불리가 없다면 정시 비율이 비슷해야 한다. 그런데 이 비율이 일반고는 28%, 자사고는 48%다. 물론 하나고·민족사관고 등 일부 자사고는 수시로 서울대에 많이 보낸다. 수시가 자사고에 더 유리할 것이란 추측은 이들 사례에서 비롯한 착시 현상이다.”
 
일반고에서도 서울·지방 간 격차가 큰데 .
“그렇다. 일반고 중에선 서울 강남 소재 고교는 정시에서 강세를 보인다. 학생 선발권이 없는 고교 평준화 지역임에도 강남 지역 학교들은 유독 정시 합격자 비중이 높다. 단국대부속고·숙명여고·경기고·영동고 등 강남 일반고들은 정시로 서울대 가는 비율이 50%를 훌쩍 넘었다. 하지만 이들 고교를 빼면 일반고의 정시 합격률은 낮아진다. 강원도 전체 일반고에서 지난 3년간 서울대에 80명이 입학했다. 그런데 이 중 정시를 통한 합격자는 8명(10%)뿐이었다.”
 
자사고와 강남이 정시에 강한 이유는 뭔가.
“기본적으로 지필 고사에 강한 우수 학생이 많아서다. 이 학교들은 상위권 경쟁이 치열해 등급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자사고인 상산고의 이종훈 교감은 ‘우수 학생이 많다 보니 학생·학부모 모두 학교생활기록부를 잘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큰 수시보다는 정시가 더 편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한다.”
 
사교육 효과는 수시가 더 크지 않나.
“그렇지 않다. 입시 전문가들은 ‘자사고와 서울 강남 일반고는 고소득 학부모가 많은 특성 때문에 정시에 집중한다’고 분석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정시는 사교육 효과가 짧은 기간에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측면이 있 다’고 설명한다.”
 
지방 일반고에는 정시 확대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인데.
“맞다. 지방고들은 현 상황에서 정시로 최상위권 대학에 입학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자사고와 강남 학교들이 내신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내신 영향력이 큰 수시에서 지방 일반고 출신의 합격이 수월하다고 보고 있다. 광주광역시 전체 일반고에서 정시로 서울대에 들어가는 비율은 21%에 그쳤다. 최근 3년간 광주 일반고 중 서울대에 가장 많은 합격자를 낸 고려고(25명) 문형수 교장은 ‘정시가 늘면 지방 일반고는 다 죽는다. 최상위 대학에 못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문제풀이만 반복하는 지옥 같은 수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시의 ‘학종’은 이른바 금수저 전형 아닌가.
"입시 전문가나 교사들 설명은 그렇지 않다. 정철화 하나고 교장은 ‘학종이 생기면서 학생을 점수로 줄세우지 않는 분위기가 생겼다 ’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정시가 수시보다 더 많이 사교육을 유발한다. 하지만 수시에서 학종 비중이 압도적으로 늘어나는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윤서·전민희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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