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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볼거리 많은 항구를 국민 관광 명소로

중앙일보 2017.03.05 17:04 경제 10면 지면보기
윤학배해수부 차관

윤학배해수부 차관

향긋한 커피 향에 심취해 거리를 거니는 연인들,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음악 선율에 몸을 맡기며 어깨를 들썩이는 어르신들, 예술가가 된 듯 화려한 붓 터치 퍼포먼스를 벌이는 아이들. 마치 도심 어딘가에서 펼쳐지는 문화축제 현장인 듯 보이는 이 광경은 언뜻 생각하면 어울릴 것 같지않지만, 요즘의 어항(漁港)에서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최근 점차 고령화돼 가는 어촌을 되살리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과거 단순히 고기잡이배가 드나드는 곳으로만 여겨지던 어항을 관광·레저·휴식이 접목된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2004년부터 잠재력을 지닌 어항을 발굴해 지역 성격에 맞는 특색 있는 문화공간으로 개발하기 위한 어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전남 강진 마량항, 전북 부안 격포항, 강원 강릉항 등 대표적인 어촌 관광지들이 탄생하였다.
 
아름다운 등대와 해넘이로 유명한 ‘한국의 나폴리’ 전남 마량항에서는 4월에서 10월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마량 놀토 수산시장’이 열린다. 지역주민들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토요음악회와 마술 공연, 벨리댄스와 지역 밴드의 연주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흥을 돋운다. 또한 가족·연인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가족 낚시터와 멋스럽게 가꾸어진 산책로 등 다양한 문화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맛좋은 주꾸미와 전어가 많이 잡히는 청정해역 전북 격포항에는 2011년 12월 요트 계류장이 마련돼 요트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다기능 어항으로 변모했다. 매년 커피 축제가 열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강릉항 또한 유람선, 요트마리나 시설 등을 갖춰 레저·관광 중심지로 거듭났다.
 
어항에서 열리는 각종 지역 축제들도 풍성하다. 2월 영덕 대게 축제, 4월 광암항 미더덕 축제, 8월 울릉도 오징어 축제와 9월 대하 축제 등 지역에서 나는 제철 수산물을 마음껏 맛볼 수 있는 각종 축제들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38개에 이르는 각종 어촌 축제를 통해 매년 300만 명 가량의 관광객이 어촌을 찾고 이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 효과만도 연간 700억원 이상 발생한다고 하니 지역 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어촌 활성화를 위한 어항개발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 ‘10항10색 국가어항 만들기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앞으로 2020년까지 복합관광형·휴양문화형·어촌레저형 등 다양한 형태의 특화 어항을 추가개발한다. 그 첫걸음으로 우선 낚시 명당으로 유명한 전북 부안 위도항과 경남 거제 능포항에 낚시공원과 종합 휴게시설을 조성해 시민들이 편히 즐길 수 있는 낚시활동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20년까지 10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어촌에 만들고, 약 4000억 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제 어항은 단순한 수산업 거점이 아니라 어민의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는 희망의 삶터이자, 도시민에게는 언제든지 찾아가고 싶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휴식의 공간이 되어 줄 것이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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