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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교육 핵심은 학생의 ‘모든 감각’ 일깨우기

중앙선데이 2017.03.05 01:07 521호 14면 지면보기
전문가 대안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의 하나는 현존하는 지식과 정보의 초연결성(hyper-connection)에 있다. 사람과 사람은 물론 사람과 사물, 그리고 사물과 사물이 인터넷 통신망으로 연결되고 서로 다른 지식과 정보가 연결돼 생성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일정한 패턴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러한 빅데이터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인간 행동을 예측하거나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초연결성은 나노·바이오·정보, 그리고 인지 테크놀로지 등 기술 간의 융합을 가져온다. 예를 들어 인공 달팽이, 인공 망막 등은 나노와 바이오 기술을 융합해 사람의 인지 능력을 향상시킨다. 드론은 부양의 법칙을 제공하는 물리학의 지식과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는 리모컨으로 작동되며 우편물과 상업용 택배, 군사용은 물론 종합예술인 영화를 만들 때도 활용된다. 기술 융합을 잘 이루기 위해서는 물리학·생물학·정보통신학·인지과학 등 학문 간 융합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내 전공 고수, 강의식 수업 깨야
미국·영국의 STEM 참고할
거꾸로·프로젝트 학습 도입을

 
이와 같이 학문 간의 융합적 접근이 시대적인 요청임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아직 학문 분야별 접근을 하고 있을까. 그것은 과학기술과 경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따라가고 있지만 우리의 의식은 2차 산업혁명 시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정된 학교 환경 안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지 못하는 교사와 교수들은 재직하는 동안 자신의 전공만 열심히 하고, 다음 세대부터 융합으로 가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다. 또한 일부 교사와 교수는 하고 싶어도 융합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최근 미국·영국·호주·캐나다 등 선진 국가에서 주목받고 있는 교육 개혁의 핵심은 STEM(Science·Technology·Engineering·Mathematics), 다시 말해 과학·기술·공학·수학에 융합적으로 접근하는 교육이다. 미국에선 1980년대 후반 시작됐다. 한국의 STEM 교육은 2011년부터 예술(Arts)을 포함한 STEAM 교육으로 시행 중이지만 아직 시범 단계에 머물고 있다.
 
2010년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의 실험에서 학생의 교감신경은 강의식 수업을 들을 때와 잠잘 때, TV를 시청할 때 동일하게 불활성 상태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2010년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의 실험에서 학생의 교감신경은 강의식 수업을 들을 때와 잠잘 때, TV를 시청할 때 동일하게 불활성 상태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러 학문이 참여하는 융합 교육은 전통적인 강의식 수업으로 할 수 없다. 수업 방식을 바꿔야 가능하다. STEM 교육에선 프로젝트 학습 방식이 사용된다. 프로젝트 학습 방식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학문적 입장에서 공동으로 접근해 주어진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학습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하는 학습 방식이다. 이 학습 방식은 STEM뿐 아니라 사회과학과 인문학에서도 널리 적용된다. 최근엔 거꾸로 학습 방식도 관심을 모은다. 교사가 교실 내에서 해 오던 정보 전달을 교실 밖으로 옮기고, 교실 내에서는 교실 밖에서 전달된 정보를 가지고 학생 간에 상호 교습을 통해 정보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학습 방식이다. 거꾸로 학습은 교실 수업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장점이 있다.
 
한 연구는 학습 방법에 따라 학습한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 정도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각각 다른 방식으로 공부한 뒤 24시간이 지나 머릿속에 남아 있는 학습 내용의 비율을 학습 방법별로 조사했다. 강의 듣기는 5%, 책 읽기는 10%, 시청각 수업 듣기는 20%, 시범강의 보기는 30%, 집단 토의하기는 50%, 실제 해보기는 75%, 그리고 다른 사람 가르치기는 90%가 남아 있었다. 여기서 강의 듣기, 책 읽기, 시청각 수업 듣기, 시범강의 보기 등은 지금까지 학교에서 해 오던 방식이며, 듣거나 보는 한 가지 감각에 의존하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학습 형태다. 반면에 집단 토의하기, 실제 해보기, 다른 사람 가르치기 등은 학생이 학습의 주체가 되는 방식이다. 말하고 행동하는 활동을 통해 모든 감각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학습 형태다. 이 연구는 능동적인 학습이 수동적인 학습보다 월등하게 더 좋은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교실에서 집단 토의하기는 거꾸로 학습, 실제 해보기는 프로젝트 학습, 그리고 다른 사람 가르치기는 하부루타 학습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다.


초·중·고교와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현재 이뤄지고 있는 강의식 수업을 학생 중심의 다양한 능동적인 학습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STEAM 등 융합 교육에 미래가 있다.
 
 
김태완
한국미래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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