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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가 만난 사람(3)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중앙일보 2017.03.05 00:02
고도원은 이메일 편지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고수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그가 『절대고독』이라는 책을 펴냈다. 그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는 시간, 절대고독과 벗하라

고도원은 2001년 시작해 지난 16년간 하루도 빼지 않고 ‘고도원의 아침 편지’를 쓰고 있다. 그가 절대고독 속에서 길어낸 가슴 속 고갱이들이다.

고도원은 2001년 시작해 지난 16년간 하루도 빼지 않고 ‘고도원의 아침 편지’를 쓰고 있다. 그가 절대고독 속에서 길어낸 가슴 속 고갱이들이다.

중국에서 대대로 관리들의 지침서처럼 읽혀온 책 중의 하나가 『신음어(呻吟語)』다. 명나라의 관리 여곤(呂坤, 1536~1618)은 이 책에서 제일가는 리더의 조건으로 심침후중(深沈厚重)을 꼽는다. 침착하고 신중하며 어떤 위기에도 동요함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지도자라면 인내는 물론 고독에도 단련된 사람일 것이다.
 
고도원(65)은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그런 리더라고 보았다. 물론 그 ‘대가’는 혹독했다. DJ가 연설할 원고의 초고를 작성해야 하는 고도원 연설비서관의 청와대 5년생활은 살얼음판을 걷는 불면의 나날이었다. 연설문을 들고 DJ 앞에 설 때마다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신은 고통을 견뎌낸 자를 요긴하게 쓰는 법이다. 5년의 단련을 거치는 동안 글을 다듬고 말을 다루는 솜씨가 어떤 ‘경지’에 이르렀다. 맛 좋은 샘물은 저절로 흘러넘치기 마련. 고도원의 가슴에서 아침햇살처럼 퍼져 나온 언어의 고갱이들이 하나 둘 세상에 민들레 홀씨처럼 퍼뜨려졌다. 그게 2001년 시작해 지난 16년간 매일 하루도 빼지 않고 이어져 온 ‘고도원의 아침 편지’다. 현재 수신자만 350만 명이다.
 
절대고독을 겪지 않은 리더는 쉽게 무너진다 
고도원이 펴낸『절대고독』. 나를 만나고 찾는 아포리즘으로 가득하다.

고도원이 펴낸『절대고독』. 나를 만나고 찾는 아포리즘으로 가득하다.

그에 용기를 얻어 시작한 ‘깊은산속 옹달샘’도 입소문이 나면서 세칭 ‘대박’이 났다. 직원 110명에 한해 매출 260억원이 넘는 CEO가 된 그는 블루오션을 개척한 퍼스트 무버로 우뚝 섰다. 2월4일, 서울 방배동의 한 주민센터에서 아버지교실 강의를 막 마치고 나온 그와 마주 앉았다.
왜 절대고독인가.
리더는 사람 앞에 서는 사람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다. 사람 앞에 서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절대고독의 강을 건너게 돼있다.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절벽과도 같은, 적막강산과도 같은 불면의 밤이 찾아온다. 칼날 위에 서있는 것 같은 그때, 리더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발걸음을 내딛느냐에 따라 리더 자신은 물론 자기가 속해 있는 조직과 공동체의 운명이 결정된다. 평소 훈련을 통해 내성을 가진 사람은 이겨낼 수 있지만 절대고독의 시련과 고통을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은, 쉽게 무너진다.
사례를 든다면.
절대고독을 경험해보지 않은 리더는 위기가 닥치면 당장 얼굴색부터 달라지고 기운이 떨어지고, 끝내는 다음 행보를 잇지 못한다. 가까운 예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그렇다.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는,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과 역경을 선물로 생각하는 사람, 과거의 역경이나 고난의 열배, 백배가 와도 견뎌낼 내공과 자신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어찌 정치리더 뿐이겠는가. 기업의 리더도 마찬가지다. 울산의 허허벌판에 외국 차관으로 조선소를 지어야 했던 아산 정주영에게도 절대고독의 순간이 있었다. 영국에 가서 어찌어찌 금융권에 발이 넓은 롱바톰 회장을 만나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 짜리 지폐까지 보여줘가며 금융계 인사를 소개받은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배를 사겠다는 선주(船主)를 구해오면 차관 도입에 보증을 서겠노라는 영국수출신용보증국의 엄정한 통보 앞에 아산은 절대고독 속에 불면의 밤을 겪어야 했다. 한 고비 넘으면 또 한 고비.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자신만이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배를 만들어내겠으니 선주를 찾아달라는 아산의 열정을 보고 롱바톰 회장이 말한다. “내가 아는 사람을 총동원해서라도 그리스 선주를 잡아봅시다.” 아산은 결국 롱바톰 회장 처가의 네트워크까지 끌어들여 유조선 2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한다. 절대고독을 겪어낸 아산에겐 불가능은 없었다.

‘악법도 법이다.’ 독배를 마시기 전날 밤, 소크라테스의 고뇌에 찬 결정도 아마도 절대고독 속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그 아이를 반으로 갈라 공평하게 나누어 주어라’. 아이를 살리고 거짓 어미를 회개시킨 솔로몬의 명판결 역시 절대고독의 강에서 길어낸 지혜일 수 있다. 사례는 차고 넘친다. 고도원은 참 좋은 테마를 택했다. 절대고독이라니. 고.도.원, 그의 이름과도 절묘하게 어울리지 않은가!
 
대통령 연설문 쓰던 5년은 절대고독의 시간 
고도원은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서 블루오션을 개척한 퍼스트 무버다. 그의 경험을 전해주기 위해 강연하며 열정을 불태운다.

고도원은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서 블루오션을 개척한 퍼스트 무버다. 그의 경험을 전해주기 위해 강연하며 열정을 불태운다.

고도원이 겪은 절대고독에 대해 듣고 싶다.
짤막한 글 한 톨에도 자기의 혼이 들어가야 하는 게 글쟁이의 삶이다. 대통령 연설문 쓰던 5년이 제게는 절대고독의 시간이었다. 인생 최고의 고난의 시기였다. 철두철미한 노교수 밑에서 조교생활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그분의 언어의 저장고는 어마어마했다. 사고의 구조가 논리적이고, 기억력도 좋은 분이다. 게다가 다독가이고 문필가이고 연설가다. 그런 대통령의 연설문을 쓰려면 철저히 나를 비우고 그분의 뱃속(胸中)에 들어가서 대통령의 눈과 마음으로 세상을 봐야 했다. 엄청난 세상 공부였다. 국가 최고 지도자가 혼자 겪어야 하는 절대고독의 순간을 내가 용케도 곁눈질 한 것이다. 그렇게 5년 동안 천금같은 무게에 눌려 살다가 터질 것 같은 가슴속 이야기를 날마다 바늘구멍 같은 숨구멍 하나 내서 토해냈던 게 ‘고도원의 아침편지’다. 그때의 경험 속에서 얻은 것들을 묶어 펴낸 책이 『절대고독』이다.
 
지도자는 본질적으로 고독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가.
리더는 꿈을 꾸는 사람, 첫길을 내는 사람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에 막막하고 두려움이 있다. 고난은 다반사다. 천신만고 끝에 수풀을 헤치고 개활지에 나왔는데, 적군 수십만이 기다리고 있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내가 괜한 일을 하나 싶기도 하고, 비난과 곡해와 편견에 시달린다. 도와주는 이만 있는 게 아니라 발목 걸고 짓밟는 사람이 더 많다. 제가 청와대에서 일하던 5년 동안 가장 많이 본 것이 사람들의 변심(變心)이었다. 99가지 은혜를 입었던 사람이 단 한 가지 불만 때문에 비수를 꽂는다. 리더들은 고독과 벗하면서 사람들의 변심에 견뎌내는 내공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영 구루인 피터 드러커가 ‘대통령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 6가지’를 말한 게 있다. 그 중 하나가 “대통령은 정부 안에 친구를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 안에 있는 친구들은 대통령의 신임을 빙자해서 권력을 남용하기 쉽다. 대통령은 외로운 자리라서 자기가 믿는 친구나 부하들을 곁에 두고 싶기 마련이지만 그럴수록 그런 유혹에 빠지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어렵다. 임기 말에 국민적 비난을 받았던 한국의 몇몇 대통령들 곁에는 친구를 곁에 둔 이들이 있었다.
 
이성적인 대화보다 광장의 구호가 횡행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리더의 말과 언어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대통령의 연설은 시대 정신의 표상이자 영혼을 담은 목소리여야 한다. 제가 운영하는 ‘깊은산속 옹달샘’의 중요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링컨학교’다. 5년 사이에 8700명이 거쳐 갔다. 왜 링컨이냐고?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Gettysburg Address)은 지금 읽어봐도 불멸의 서사시다.

“87년 전 우리의 선조들은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신념을 가지고 이 나라를 세웠습니다. 그 신념으로 세운 나라가 이 지구상에 존속할지 말지 시험을 받고 있습니다. (중략) 우리에게 남은 일은 명예로이 죽은 이들의 뜻을 받들어, 그분들이 마지막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한 그 대의에 더욱 헌신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고, 신의 가호 아래 이 땅에 새로운 자유를 탄생하게 하는 것이며,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가 이 지구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연설은 한편의 서사시다. 유명한 마지막 구절은 신을 위해 봉헌된 정부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멸의 다짐이다. 링컨은 이 짧은 연설 안에 한 편의 시처럼 탄생, 죽음, 재생이라는 상징적 은유 구조를 집어넣었다. 정치 지도자의 연설치고 이처럼 간결하면서도 강력하고, 쉬운 말을 쓰면서도 감동적일 수 있었던 예는 없었다. 링컨의 평소 언어의 저장고가 말라 있었다면 이런 고매한 언어가 나오지 않는다. 알다시피 링컨은 어마어마한 독서광이었다. 고난 속에 있을 때마다 셰익스피어를 읽었다. “왜 이 세상에는 비극이 반복되는가?” 평생을 묻고 물으며 영혼의 깊은 호흡으로 읽었다. 그래서 즉흥연설인데도 이 같은 영혼의 서사시가 터져 나온 것이다. 무릇 지도자의 언어는 링컨의 언어가 돼야 한다. 그런데 이게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훈련돼야 한다. 제가 링컨학교를 운영하는 이유다.
 
고도원은 링컨의 연설에 감동해 직접 펜실베이니아 주에 위치한 게티즈버그를 찾은 적도 있다고 했다. 사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의 감동은 그 배경 스토리를 이해해야 진가를 알 수 있다. 노예해방을 내건 남북전쟁으로 68만 명이 전사한다. 1863년 7월, 2400명밖에 살지 않는 게티즈버그라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사흘간의 전투로 5만1000명이 죽거나 다쳤다. 남북전쟁의 최대 격전지였다. 4개월 뒤인 11월19일, 당시 숨졌던 병사들을 위해 국립묘지를 만들고 안장식을 하는 자리에 링컨이 초대된다. 주최 측이 겨우 17일 전에야 통보한다. 사실상 오지 말라는 소리다. 그래도 링컨은 게티즈버그로 간다. (당시 미국 민주당은 이듬해 대통령 선거에서 링컨을 탄핵하려고 벼르는 가운데, 남부와 휴전협정을 체결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링컨은 꿋꿋하게 징병 소집명령을 내려 정계에서 반전(反戰) 분위기가 일고 있던 때다.)
 
하지만 그날 링컨은 준비해온 1시간짜리 연설 대신 즉흥연설을 한다. 사연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연설가(에드워드 에버레트)를 헌정사를 바칠 연사로 초대했는데, 2시간 늦게 도착한 것이다. 2시간 늦게 온 그 연설가가 준비해 온 2시간짜리 연설을 다 한다. 그래도 링컨은 그 시간을 초인적인 인내로 참아낸다. 링컨은 자신이 준비한 1시간짜리 연설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링컨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1만5000여 청중 앞에서 즉흥연설을 한다. 이것이 바로 링턴의 가슴 속에서 터져 나온 2분짜리 게티즈버그 연설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언어다.
서재에서 집필 중인 고도원. 그는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자꾸 생겨나야 한다. 그것이 문화가 되고 역사가 될 때 우리 사회도 성숙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서재에서 집필 중인 고도원. 그는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자꾸 생겨나야 한다. 그것이 문화가 되고 역사가 될 때 우리 사회도 성숙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지도자의 말과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고도원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5년 동안 한 번도 설화(舌禍)를 입은 적이 없다. 왜 그럴까? 그분은 연설비서관이 써준 연설문을 최대한 당신이 직접 손질해서 당신의 언어로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즉석 연설을 즐겨했다. 애드리브가 많고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다보니 설화를 많이 입었다. 지도자가 사람을 움직이는 수단은 권력이 아니다. 권력도 10년이면 허물어진다. 돈도 한계가 있다. 효과를 보기는커녕 거꾸로 가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언어다. 기회가 된다면 지도자들을 위한 책읽기, 글쓰기, 말하기를 책으로 펴낼 생각이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며칠 전 읽은 ‘자유칼럼’의 한 대목이 생각났다. 1963년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베를린을 방문했다. 2년 전, 동독 공산 정권이 느닷없이 세운 베를린 장벽으로 베를린 시민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다. 시청 광장에 모여든 군중에게 케네디는 연설의 마지막을 이렇게 장식했다. “어디에서 살든 모든 자유인은 서베를린의 시민입니다. 그래서 나는 자유인으로서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 케네디는 마지막 부분,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를 독일어로 말했다. “Ich bin ein Berliner.”
 
케네디의 연설은 동독 영토에 작은 섬처럼 갇혀 있던 서베를린 시민에게 우방인 미국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베를린 시민은 물론 전 서독이 열광했다. 그렇다. 상황에 적합한 언어의 구사, 청중을 배려할 줄 아는 준비성은 단기간의 훈련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하나를 더 묻기로 했다.
 
권하고 싶은 가장 효율적인 쉼은 명상
리더들에게 절대고독을 견뎌내는 팁을 하나 준다면.
효율적인 쉼이 필요하다. 일부러라도 절대고독의 시간을 가지라고 권하고 싶다. 그게 명상이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깊은 호흡을 하고, 멍하니 앉아 있어 보라. 비가 오면 한 자리에서 두세 시간 그냥 비 떨어지는 것만 바라보는,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그때 내 안의 내가 정화되기 시작한다. 나의 내면에서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저는 10년째 그렇게 명상을 하고 있다. 지금처럼 그냥 질주만 하면 강제적인 멈춤이 온다. 엔진이 다 연소해버린다. 그렇게 되기 전에 의지를 갖고 고요한 성찰의 시간을 가져볼 것을 권유한다. 절대고독의 시간을 스스로 만들고 겪어본 사람이라야 진짜 리더다.
 
진정한 부와 성공은 무엇일까.
부와 성공도 추구할 만한 가치다. 하지만 부와 성공을 이루고 난 뒤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한다. 끝내 자기중심적이고 사적 이익에 멈춰 있다면 진짜 성공이 아니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미란 말인가? 리더는 이타적으로 살려고 노력하고, 늘 공동체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가진자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자꾸 생겨나야 한다. 그것이 문화가 되고 역사가 될 때 우리 사회도 성숙해질 것이다.
 
입춘에 고도원을 만났다. 그의 표정은 일찍 온 봄날처럼 온화했다. 하지만 그가 가슴 속에서 쏟아낸 말들은 서늘했다. 나태한 리더들을 긴장시키는 담금질의 언어였다. 고도원은 지난 16년간 묵묵히 사람들에게 아침편지를 보내고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 그 편지를 받아보고, 옹달샘 물을 먹은 이들이라면 이제 자신의 현장에서 자기만의 실천으로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맺어야 하는 일이 몫으로 남았다. 각자의 절대고독과 벗하면서 말이다.
 
『 절대고독』에서 음미할 만한 몇 가지
혼자 있는 법을 배워라

외로운 시간. 홀로 있는 시간. 피할 수 없는 힘든 시간입니다. 그러나 ‘좋은 선물’을 받는 값진 시간이기도 합니다. 고요, 평화, 침묵, 성찰, 자신감, 창조적 영감은 혼자 있는 시간에만 찾아오는 귀빈들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 외로운 시간을 만들어 즐기십시오. 내면 깊숙이 잠들어 있던 자신감이 눈을 뜰 것입니다. 고갈된 마음의 우물을 채우고 하마터면 놓칠 뻔했던 창조의 샘물을 퍼 올릴 수 있는 값진 시간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이따금 직면하는 자기 점검의 물음입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어떻게 달라져 있는가. 어제와 오늘의 나를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느냐가 내일의 나를 결정하고 미래를 지배합니다. 가치 있는 인생은 오늘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오늘 내가 어떤 가치 있는 일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왜 물을 엎질렀나
일을 하다 보면 이따금 물을 엎지를 수 있습니다. 일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일하지 않으면 엎지를 물도 없을 테니까요. 엎지른 것은 엎지른 것입니다. 다시 쓸어 담을 수 없습니다. ‘비싼 수업료 냈다’ 생각하고 깨끗이 잊어버리십시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
세상 풍랑을 다스리기 전에 내 마음의 풍랑을 먼저 다스려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악한 마음을 탓하기 전에 내 안의 늑대부터 몰아내야 합니다. 칭기즈칸의 말입니다. “내가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니 칭기즈칸이 되었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 진정한 승리자입니다.
 
고도원 - 1952년 출생 연세대학교 신학과 연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1998~2002년 김대중 대통령 연설 담당 비서관 현재 (재)아침편지 문화재단 이사장


나권일 기자 na.kwon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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