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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충기의 긴가민가] 손석희 앵커가 2시간씩 노는 방

중앙일보 2017.03.02 00:02
JTBC 뉴스룸 스튜디오 이렇게 생겼다. 
JTBC 뉴스룸 스튜디오. 그림 안충기 기자

JTBC 뉴스룸 스튜디오. 그림 안충기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다. 몇 층인지는 비밀. 갤차주면 이상한 방언을 하는 언냐아재할배할매들이 깃발 들고 마구 왕창 몰려올지도 모른다. 얼마 전에는 해병대 옷을 입은 아자씨가 트럭을 몰고 와 정문을 들이받았다. 짐칸에는 '비상시국입니다! 헌법 제1조 2항 의거 제19대 대통령으로 손석희(JTBC 앵커) 추천합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실려 있었다.


석희 형아는 오후 7시 50분에서 55분 사이에 오른쪽 아래 문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출입문은 이 하나다. 뉴스룸에 초대받는 손님들도 이 문으로 들고난다. 퇴로는 없다. 이 문을 들어서면 죽거나 살거나 둘 중 하나인데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떡실신해서 실려나오는 분들도 심심찮게 나온다. 
 
석희 형아가 보기보다 모질어서 그 앞에서 주판알 튕기다가는 삽시간에 절단난다. 이번 임금좌석따먹기팔도대회에 출전한 어떤 횽아도 혼절 직전에 생환했다. 그러니까 쉽게 생각하고 이 문을 열면 죽고, 죽을 각오로 들어가면 산다는 말이다. 
 
어차피 형아한테 탈탈 털릴 텐데 저항해봐야 소용없다. 확실하게 사는 법은 무장해제다. 초대받는 분은 들어가기 전에 소맥 다섯 잔 원샷, 강추.
 
2개 층을 터서 만든 공간이다. 공중파 방송의 스튜디오가 헤비급이라면 이 방은 라이트급이다. 세상을 뻑적지근하게 흔들고 있는 명성과 달리 신생 방송사라 살림이 변변찮다. 세간과 연장들이 소박한 이유다. 조금이라도 더 공간을 확보하려 반원 꼴의 뒷담을 비스듬하게 배치했다. 
 
5대의 카메라만으로도 방이 꽉 찬다. 가운데 2대가 형이고 양옆의 2대가 아우, 장대에 카메라를 달고 있는 키다리 이름은 ‘지미집’이다.
 
뉴스 중에 코디 2명이 대기한다. 동선이 엉키지 않게 손님들을 안내하고, 틈틈이 앵커 옷매무새 고쳐주고, 땀 닦아주고, 분 발라주기 위해서다. 오른쪽 위 나선형 계단은 긴급 원고나 메모를 전달하는 통로다. 
 
천장은 조명으로 꽉 차있다. 스튜디오 전모를 보여주느라 가장자리 일부만 그렸다.
 
삽자루 취재를 도와준 뉴스제작부 배노필 횽아야, 복받을껴. 숭례문 옆 모과나무 움트기 전에 내 그짝으루 건너갈 테니 곰치국 한 사발 예약.
 
그림·글=안충기 기자 newnew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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