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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청 "장애인 경사로 철거해" 논란...누리꾼 "싸울 것"

중앙일보 2017.03.01 21:45
장애인 휠체어용 경사로. [사진 페이스북 캡처]

장애인 휠체어용 경사로. [사진 페이스북 캡처]

경산시청이 한 지역 서점에 장애인 휠체어용 경사로를 철거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장애인을 위해 서점 입구에 설치한 경사로가 인도 쪽으로 다소 튀어나와 있어 보행자 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8일 한 누리꾼이 페이스북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경산시청 담당 공무원은 해당 서점에 '장애인용 경사로가 통행에 방해된다는 민원이 들어왔으니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도로철도과에서 왔다고 밝힌 공무원이 해당 서점에 '불법 시설물'이라며 철거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누리꾼은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주 출입문에 턱이 있어 휠체어가 드나들기 어렵기에 지체장애인협회의 지원을 받아 애써 설치한 경사로"라며 "상황을 설명해도 담당 공무원은 요지부동이었다. 도로법에 저촉되는 불법 시설물이니 철거를 하든지 점용허가를 받으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그러면서 점용허가를 받기는 힘들 것이란다"라며 당시 공무원이 들려준 이야기를 덧붙였다.
 
이 누리꾼은 당시 공무원이 다소 강압적인 태도로 말을 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 설명해도 '자꾸 장애인 장애인 하는데, 그럼 모든 건물에 경사로를 설치해야 하는 거냐'며 오히려 훈계를 하려 든다"라며 "이번 주 내로 다시 나올 테니 그때까지 해결을 하라고 했다. 어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장애인 휠체어용 경사로. [사진 페이스북 캡처]

장애인 휠체어용 경사로. [사진 페이스북 캡처]

 
결국 게시물을 올린 누리꾼은 관련 법 조항까지 찾아봐야 했다. 2013년 9월 당시 박원석 정의당 의원 등이 발의한 '도로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이 누리꾼에 참고가 된 것이다. 당시 도로법 개정안은 제안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사업주가 도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장애인용 경사로를 설치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서 불법 점용물로 간주하여 철거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음. 이에 장애인용 경사로 등 편의시설에 대하여 도로 점용료를 면제함으로써 경사로 설치 시 도로 점용허가를 받도록 유도함과 동시에 장애인 등을 위한 편의시설의 설치를 활성화하려는 것'

 
이후 이 개정안은 대안 반영으로 폐기됐고, 2014년부터 도로법에는 '장애인용 편의시설 중 주출입구 진입로와 주출입구 높이차이 제거 시설에 대해서는 도로점용료를 면제함' 등 항목이 추가된 바 있다.
 
이 누리꾼에 따르면 당시 담당 공무원은 이 같은 누리꾼의 주장에도 계속 장애인용 시설물을 철거하라고 요청했다. 공무원은 '가급적이면 도와드리고 싶지만 인도 통행에 방해가 되니 어쩔수가 없다'·'민원이 있었고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어 어렵다' 등 주장을 했다.
 
이 누리꾼은 "나는 이대로 가만히 '네...'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라며 "수시로 부당한 일을 당하는 장애인 당사자들은 얼마나 분하고 또 억울할까. 방법을 찾을 것이다. 싸울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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