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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적 없다ㆍ본 적 없다ㆍ몰랐다”…특검 수사로 드러난 13개의 거짓말

중앙일보 2017.03.01 17:25
김영재. [중앙포토]

김영재. [중앙포토]

“김영재-박채윤 부부를 이임순 교수의 소개로 알았다고 인터뷰했죠? 맞습니까?”(장제원 새누리당 의원)
“맞습니다.”(서창석 서울대병원장)
“그런 적 없습니다.”(이임순 순천향대 교수)
 
이임순. [중앙포토]

이임순. [중앙포토]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14일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서 한 이 답변 때문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기소대상자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불법 의료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재씨에게 서울대병원이 각종 특혜를 제공한 경위를 캐묻던 장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28일 다른 혐의가 발견되지 않은 이 교수를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상 위증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은 공소장에 '이 교수는 최순실의 부탁을 받아 박채윤과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을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에게 소개한 사실이 있음에도 없다고 청문회에서 위증했다'고 썼다.
이영선. [중앙포토]

이영선. [중앙포토]

 
법정 증인의 거짓말은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그치지만 국회 증인의 거짓말은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되는 중범죄다. 국민을 직접 속인 거짓말이라는 이유로 엄히 처벌하는 것이다. 특검팀은 각종 혐의로 기소한 30명 중 13명의 거짓말을 범죄라고 봤다. 이 중 이 교수 등 12명은 국회 청문회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됐고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은 지난 1월12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와 “최씨를 데리고 청와대 출입한 적 없다”고 잡아 뗀 게 문제였다.
최경희. [중앙포토]

최경희. [중앙포토]

 
특검 수사 결과 이 경호관은 정호성 당시 부속비서관에게 '최 선생님 들어가십니다' 등의 문자를 발송하고 최씨에게 대외비 문건을 전달하는 등 청와대와 최씨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청문회에서“최씨를 정유라 학생의 어머니로 두 번 만난 게 전부”라던 최경희(55ㆍ구속) 전 이화여대 총장은 2014년 9월부터 최씨와 수 차례 만나고 수십 차례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 김영재씨는 지난해 12월14일 청문회에서 “대통령 안면 시술을 한 적이 있냐”는 김한정 의원의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했지만 결국 특검에서 “2014년 5월~지난해 7월 5회 보톡스 시술을 했다”고 자백했다.
 
"못 본 것(블랙리스트)을 봤다고 할 수 없지 않느냐”(지난해 12월15일 4차 청문회)고 반문하던 김종덕(60ㆍ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블랙리스트의 집행을 총괄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 합병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지난해 11월30일 1차 기관보고)던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홍완선(61ㆍ불구속 기소)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등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거짓말이 드러났다고 모두 위증죄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 위증죄는 증인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사실을 진술했을 때’성립하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헷갈려서 자신의 기억에 반한다는 인식이 없이 증언을 했거나 질문의 취지를 오해해서 한 동문서답은 처벌할 수 없다는 게 대법원의 판례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거짓말을 했다는 게 정황상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법원에서 잘 인정되지 않는 범죄”라며 “다른 범죄 혐의에 대한 진술은 그 혐의의 유ㆍ무죄에 따라 위증 혐의의 유ㆍ무죄도 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특검팀 관계자는 “공직자들조차도 국회에서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적극적 기소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특검 수사로 드러난 13개의 거짓말
 
 위증 혐의 발언특검 수사 결과
김영재"대통령 안면 시술 한 적 한 번도 없다"(2016.12.14. 3차 청문회)2014년 5월~2016년 7월 박 대통령에게 5회 보톡스 시술
정기양"대통령에게 시술하려 한 적 없다"(2016.12.14. 3차 청문회)2013년 3월~8일 대통령에게 필러 등 3회 시술, '뉴 영스 리프트' 시술 계획
이임순"박채윤 전혀 모른다", "서창석에게 전화한 적 없다"(2016.12.14. 3차 청문회)박채윤과 그의 회사를 서울대학병원장 서창석에게 소개
이영선"최순실 데리고 청와대 출입한 적 없다"(2017.1.12. 탄핵심판 공개변론)정호성 비서관에게 '최선생님 들어가십니다' 문자 발송
최경희"최씨를 정유라 학생 어머니로 두 번 만난 게 전부"(2016.12.15. 4차 청문회)2014년 9월부터 수차례 만나고 수십차례 통화
남궁곤"면접관들에게 영향을 미칠만한 행동 한 것 없다"(2016.12.15. 4차 청문회)면접 평가위원 교수들에게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 발언
김경숙"교수들에게 정유라 학점 관리 지시한 적 없다"(2016.12.15. 4차 청문회)교수들에게 "정씨가 출석하지 않아도 학점 받게 해 줘라" 부탁
이재용"최씨 건에 대해 문제가 된 뒤에 보고받았다"(2016.12.6. 1차 청문회)최씨 모녀 지원 관련 문자메시지로 보고받아
문형표"삼성 합병에 관여한 사실 없다"(2016.11.30. 1차 기관보고)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등에게 영향력 행사
김종덕"못 본 것(블랙리스트)을 봤다고 할 수 없지 않느냐"(2016.12.15. 4차 청문회)문체부로 온 블랙리스트 문건 실제 집행
정관주"블랙리스트 본 적 없다" (2016.11.30. 1차 기관보고)청와대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으로 근무하며 문건 작성
김기춘"블랙리스트 만든 적 없다"(2016.12.7. 2차 청문회)수석비서관들에게 '좌파에 대한 지원현황 조사하라' 지시
조윤선"블랙리스트 작성 등에 관여한 일 없다" (2017.1.9. 7차 청문회)조 장관 집무실과 자택 등 압수수색 결과 블랙리스트 관여한 정황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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