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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온 흙먼지, 110만원에 손에 넣은 주인공은

중앙일보 2017.03.01 14:58
1969년 아폴로 11호가 유인 달 탐사 당시 채취해 온 흙먼지 주머니.

1969년 아폴로 11호가 유인 달 탐사 당시 채취해 온 흙먼지 주머니.

 
인류가 사상 최초로 달에서 가져온 흙먼지가 소송 끝에 평범한 미국인 여성의 품에 안기게 됐다. 28일(현지시간) 미 연방법원은 미 항공우주국(NASA)측에 "아폴로 11호가 1969년 7월 달 착륙 시 채취한 흙먼지 표본 주머니를 시카고 교외도시 주민 낸시 리 칼슨(65)에게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1969년 우주인 닐 암스트롱과 버즈 알드린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의 유인 달 탐사에 성공했을 때 채취한 이 흙먼지는 2015년 연방정부 경매에 매물로 나왔다. 당시 칼슨은 995달러(약 110만원)에 이 흙먼지와 먼지가 담긴 주머니를 구입했다. 칼슨은 이 흙먼지 주머니가 진품인지 확인하기 위해 NASA가 운영하는 존슨 우주센터로 보내 감정을 의뢰했고, "주머니 속의 흙먼지는 진품이며 주머니 겉에도 달의 흙먼지가 묻어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흙먼지 주머니는 돌아오지 않았다.

칼슨은 흙먼지 주머니를 돌려받기 위해 NASA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NASA 측은 "이 주머니는 행정 상의 오류로 경매에 나가게 됐다"며 "이 역사적인 유물은 개인의 소유일 수 없고 마땅히 대중에 공개돼야 한다. 칼슨은 이 주머니를 팔아 돈을 벌고 싶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연방법원은 칼슨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칼슨은 흙먼지 주머니를 받아들고 시카고 교외 인버니스의 자택으로 돌아갔다.

이 주머니는 2006년 박물관 물건을 불법으로 빼돌려 판매한다는 혐의로 구속된 캔자스우주박물관 관장 맥스 애라이를 수사하던 중 압수됐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물품이 뒤섞이는 혼란이 빚어지면서 이 주머니는 연방보안관실을 거쳐 연방정부에 의해 2014년 경매에 부쳐졌다. 그러나 첫 경매에서 유찰되는 등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 주머니는 평소 우주물품에 관심을 갖고 수집해오던 칼슨의 눈에 띄면서 그의 손에 들어갔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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