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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차별 때문에 미운오리새끼 된 LNG발전소

중앙일보 2017.03.01 13:59 종합 15면 지면보기
지난 1일 SK E&S 자회사인 파주에너지서비스는 경기도 파주읍 봉암리에서 1800메가와트(㎿)급 고효율 천연가스 발전소의 운전을 시작했다. 이때 쓰인 연료는 액화천연가스(LNG)의 일종인 미국 루이지애나산 셰일가스다. 미국 셰일가스가 국내에서 발전 연료로 쓰인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로 동맹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미국을 달래는 방안으로 ‘셰일가스 수입 확대’ 카드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셰일가스의 추가 수입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 민간 발전사 관계자는 “국내 LNG 발전소의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수지 타산을 생각한다면 무턱대고 수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친환경’ 내세워 지원 요구,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우려에 난색
LNG 발전소 가동률 38.8%...2005년 이후 최저

 
LNG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LNG복합발전소가 ‘미운오리새끼’ 가 됐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LNG 발전소 가동률은 38.8%로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LNG발전소 가동률은 2013년 67.1%로 가장 높아진 뒤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LNG발전소는 2011년부터 급증했다. 그해 9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여름에 전력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국내 원자력발전소가 고장ㆍ수리로 잇따라 멈췄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기업들에 LNG발전소 건설을 장려했다. LNG발전소는 건설기간이 4~6년으로 짧아 빨리 전력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 석탄 발전에 비해 미세먼지 등 환경유해물질 배출량이 적다는 점도 고려됐다. LNG발전은 온실가스 배출량도 석탄발전의 40% 수준이며 황산화물(SOx)은 아예 배출되지 않는다. 정부 움직임에 국내 기업이 발전소 건립에 잇따라 뛰어들었다. 정부도 허가를 잘 내줬다. 현재 국내 민간 발전회사가 운영하는 LNG발전소는 20개다. 이중 13기가 2011년 이후 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국내 원전이 잇따라 재가동하면서 전력 부족 사태가 빠르게 해소됐다. 2010년 10% 정도였던 연평균 전력 소비 증가율도 지난해 2.8%에 그쳤다. 국제유가까지 급락했다.
 
 
LNG발전은 원래 가격경쟁력이 석탄발전보다 나쁘다. 현재 LNG 발전 단가는 ㎾h당 75원 수준으로 석탄(35원)의 두 배가 넘는다. 가장 큰 차이는 세금이다. 현재 발전용 LNG 연료의 개별 소비세는 kg당 60원이다. 온실가스와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한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정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발전용 유연탄에 대해선 kg당 24원의 세금만 붙는다. 그마저도 2014년에 신설된 것이다. 원자력 발전의 연료에는 현재도 세금이 없다. 원료의 가격이 낮고 발전 효율이 높아 전기요금 인하 효과를 낼 수 있는 석탄과 원자력에 세금 특혜를 줘온 셈이다. 
 
 
대신 정부는 LNG발전소 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한국전력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살때 기본 판매가격에 용량요금(CP·㎾h당 9.8~9.9원)을 얹어 사도록 하고 있다. 일종의 보조금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환경대학원장은 “2015년 기준, 미세먼지가 유발하는 총 환경비용은 6조7000억원에 이른다”며 “석탄으로 전기요금을 낮출 수 있지만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셈”이라고 말했다.
 
 
어떤 발전원료로 생산한 전력을 구매할지는 전력거래소가 결정한다. 싼 값의 전기부터 산다. 단가가 저렴한 원자력 발전과 그 다음으로 저렴한 석탄화력 발전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전이 2015년 구입한 전기의 71%는 원자력과 석탄화력이었다. LNG 발전소가 공급한 전기는 약 20%였다.
 
 
결국 수지를 맞추지 못한 민간 발전사들은 LNG발전소 가동률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이는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1위 포스코에너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15억원(추정치)으로 전년보다 84.5%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3위 SK E&S도 1545억원으로 46.2% 감소했다. 업계 2위 GS EPS(708억원)는 45.4%증가했지만 이는 지난해 7월 가동에 들어간 당진바이오매스발전소(신재생에너지발전소) 덕분이다.
 
가격 경쟁력 하락 등으로 인해 친환경을 내세운 LNG발전소의 가동률이 줄어들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포천에 있는 대림그룹의 LNG복합발전소의 모습[중앙포토]

가격 경쟁력 하락 등으로 인해 친환경을 내세운 LNG발전소의 가동률이 줄어들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포천에 있는 대림그룹의 LNG복합발전소의 모습[중앙포토]

 
이에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한전이 LNG발전소에 주는 CP를 ㎾h당 7.6원에서 9.8~9.9원으로 올렸다. 12월 국회에선 발전용 유연탄의 개별 소비세를 ㎏당 30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이 통과됐다. 4월부터 시행되며 탄력세를 5000kcal이상 고열량탄은 ㎏당 33원, 5000kcal 미만 저열량탄은 ㎏당 27원을 내게 된다.
 
  
그럼에도 유승훈 원장은 “지금의 세제로는 친환경인 가스 발전이 줄고 석탄이 확대되는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 사례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LNG 발전용 원료에 붙는 세금을 낮추거나 면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LNG발전사에 주는 CP도 ㎾h당 11~15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에너지 요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유연탄에 붙는 세금을 올리고 원자력 발전에도 과세를 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소비자 부담이 커질 거란 정부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민간 발전사에 지불하는 보조금을 올리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전력거래소를 통해 발전사에게서 전력을 산 뒤 이를 소비자들에게 요금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 한전은 전력기준가격에 CP를 얹어 발전사들의 전력을 산다. CP가 많이 오르면 한전의 수익이 줄고, 이것이 곧 전기요금 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다.
 
 
 유연탄 발전 세금 인상과 원자력 발전에 대한 과세 등 세제 개편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이상원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에너지세제 토론회에서 “에너지 세제 개편은 규제, 보조금, 요금 등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 세수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할지, 늘리는 방향으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해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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