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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입장 엇갈린 김기춘·조윤선 … 김 측 “범죄 아니다” 조 측 “책임은 통감”

중앙일보 2017.03.01 02:40 종합 2면 지면보기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블랙리스트’ 관련자 4인에 대한 재판이 2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시작됐다.

첫 재판서 서로 다른 주장 내놔
김 측 “비정상의 정상화 … 신념 문제”
조 측 “정무수석 때 직접 관여 안 해”

구속 수감 중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전 청와대 정무수석)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출석하지 않았다. 변호인만 나왔다. 불구속 기소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소영 전 청와대 교육문화체육 비서관은 법정에 섰다. 이들 4인은 직접 또는 변호인을 통해 서로 다른 논리와 주장으로 혐의를 부인하거나 줄이려 했다.

김 전 실장 측 김경종 변호사는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과 관련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는 “과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을 거치면서 좌파 진보세력에 편향된 정부 지원을 균형 있게 하고자 한 이른바 ‘비정상의 정상화’였다. 정책 결정은 정치적 이해 관계이자 신념의 문제이지 범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 측은 최순실씨와 공모했다는 특검팀의 공소 내용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정동욱 변호사는 “김 전 실장과 최씨는 만나거나 전화 한 번 한 적 없는 사이다”며 “특검은 수사 대상이 아닌 사람을 수사해 구속까지 했는데 구속돼 법정에 있을 사람은 김 전 실장이 아니라 직권을 남용한 특검이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들은 블랙리스트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기획·작성 과정에 직접 개입한 것은 아니라고 변론했다. 김상준 변호사는 “블랙리스트 등을 이용해 정치적·이념적 잣대로 지원에 차별을 둔 것에 대해 당시 정무수석이자 전 문체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조 전 장관의 입장을 전했다. 이어 “의사결정 과정에 조 전 장관이 관여한 것은 매우 단편적이며 구체적 행위가 특정되지 않는다. 당시 정무수석이었지만 지원배제 조치 등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상률 전 수석의 변호인은 “공소장엔 각 피고인들이 어떻게 블랙리스트에 관여했는지 특정돼 있지 않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영 전 비서관 측은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권한 없이 사무적 업무만 했을 뿐이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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