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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에 땅 준 롯데 불매운동 자극하는 중국 정부

중앙일보 2017.03.01 01:52 종합 8면 지면보기
롯데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부지 제공을 확정하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소비자가 기업 성공 결정”
겅솽 외교부 대변인 "강력한 반대”
성주·김천 주민들 “진입로 막을 것”
군·경찰, 골프장 주변에 병력 배치

28일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한국이 중국의 안보 이익 우려를 무시하고 고집스럽게 미국에 협조해서 사드 배치 절차를 가속하는 데 강력한 반대와 불만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의 중국 내 투자를 환영하고 법에 따라 이들의 권익을 보장해 주려 한다”며 “ 외국 기업은 반드시 중국의 법과 규정을 지켜야 하며 외국 기업의 성공 여부는 중국 소비자가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중국 언론에서 소비자 불매운동을 부추기는 보도를 하는 가운데 외교 당국자마저 이에 동조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자 사설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에 동의해 자신을 한반도의 화약통으로 만들었다”며 “ 중국의 안보 능력과 의지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중국은 롯데를 때리고 한국을 징벌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여기서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철회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사설은 또 “롯데를 중국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중국 이익에 위해를 가하는 외부 세력을 살일경백(殺一儆百·한 명을 죽여 100명에게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의 소셜미디어 매체인 ‘사커다오(俠客島)’에서는 한국과 ‘준(準)단교’를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협객도는 “외교적 목적을 이루지 못할 경우 한국을 정치·군사적 수단으로 압박해야 한다. 한·중 관계는 단교에 준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중국의 반응에 “비이성적이고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알리시아 에드워즈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중국이) 한국의 자위 조치를 포기하도록 압박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비이성적이다”고 밝혔다.
 
사드 공방에 맞물려 중국 관영 매체가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와의 인터뷰를 갑자기 취소해 불만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 소식통은 “김장수 대사는 다음주에 열리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오늘(28일) 오후 중국 신화왕(新華網)과 인터뷰하기로 예정돼 있었다”며 “하지만 전날 오후 퇴근시간에 임박해 갑자기 취재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취소됐다”고 전했다.
 
◆사드 반대파 주민들 반발=성주골프장과 인접한 경북 성주·김천 주민들은 사드 반대 집회를 열고 강하게 반발했다. 28일 이들은 “성주골프장으로 연결되는 진입로를 경운기 등으로 봉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행정법원에 국방부가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사전 계획 열람 등을 거치지 않고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군과 경찰은 골프장 시설과 인근 지역에 병력을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김준영 기자, 성주=최우석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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