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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알려주는 눈 밝은 자동차도 나왔다

중앙일보 2017.03.01 01:13 종합 15면 지면보기
스마트워치를 찬 팔을 들어 아무도 타지 않은 자동차에 내저었다. 비상 깜빡이가 켜지고 사이드미러가 접히면서 슬그머니 차가 차고 안으로 들어간다. 자동차가 가는 방향도 시계 하나로 조종한다. BMW가 인텔과 함께 개발한 자율주차 시스템을 기자가 27일(현지시간)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직접 시연해봤다. 손목에 찬 스마트 기기와 자동차가 서로 의사소통할 수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MWC서 선보인 새로운 기술
HP, 차 주변정보 알림 기능 공개
BMW는 자율 주차 시스템 시연
삼성은 스포츠 체험 VR부스 운영

SK텔레콤은 음성은 물론 영상 인식까지 가능한 차세대 AI 로봇을 선보였다.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은 음성은 물론 영상 인식까지 가능한 차세대 AI 로봇을 선보였다. [사진 SK텔레콤]

추억의 영화 ‘전격제트작전’에 나오는 인공지능(AI) 자동차 ‘키트’를 현실로 불러낸 듯했다. 지금은 전진·후진·좌·우 방향으로만 움직이지만 음성을 알아듣고 더 복잡한 길을 찾아가는 기술이 발전하면 키트가 현실 속 내 차가 될 일은 머지않아 보였다.

이날 MWC에선 자동차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 스마트기기 제조업체가 결합해 선보이는 자율주행차가 현실로 성큼 들어왔다. 프랑스 자동차 명가 푸조는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활용한 자율주행 콘셉트카 ‘인스팅트(Instinct)’를 전시했다. 운전자가 차에 타고 자율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핸들이 접혀 자유롭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다.

휴렛팩커드(HP)는 LTE 기반 안전 알림 기능을 선보였다. 밖에 강풍이 불거나 도로 위 싱크홀이 있다는 것을 운전자가 알 수 없는데 차량 이동 지역의 기상 정보와 싱크홀 정보를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기술이다.

운전자 손짓으로 자동차 음악의 볼륨이 조절되는 기술, 백미러도 거울이 아니라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만들어진 차량도 있다. 독일의 차 부품제조사 보쉬(Bosch)가 통신모듈을 이용해 만든 기술이다.

프랑스 명차 푸조가 삼성전자와 합작해 자율주행 콘셉트카 ‘인스팅트(Instinct)’를 개발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선보였다. 이 차는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아틱클라우드를 탑재했다. 운전자가 자율주행모드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핸들이 접히고 여유공간이 마련된다. [사진 김도년 기자]

프랑스 명차 푸조가 삼성전자와 합작해 자율주행 콘셉트카 ‘인스팅트(Instinct)’를 개발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선보였다. 이 차는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아틱클라우드를 탑재했다. 운전자가 자율주행모드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핸들이 접히고 여유공간이 마련된다. [사진 김도년 기자]

자율주행차 뿐이 아니다. 매년 MWC를 달구던 가상현실(VR) 기술엔 관람객의 가장 많은 관심이 몰렸다. 삼성전자는 전시장 공간 대부분을 VR기기 ‘기어 VR’을 이용할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할애했다. 24개의 좌석에 나란히 앉은 관람객들은 썰매 경기 스켈레톤과 우주 레이싱 등 5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MWC에서 처음 선보인 ‘기어 VR 위드 컨트롤러’는 VR의 어지럼증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만 HTC는 VR 장치 ‘바이브’를 착용하고 가상 속에서 수십층 높이의 건물 난간을 아슬아슬하게 걷다가 점프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HTC의 VR 전문가들이 관람객들의 손을 잡고 체험을 도왔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신기술로 소개되던 로봇과 AI(인공지능) 기술들도 이제 자연스레 행사장 곳곳에 녹아 있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2015년 처음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는 MWC 전시장 곳곳에서 ‘도우미’로 활약하고 있었다. 기자가 프랑스 보안 솔루션 기업인 ‘오버츄어 테크놀로지’ 부스 앞에 들어서자 페퍼가 “우리 회사에 대해서 어떤 부분이 궁금하냐”고 먼저 말을 걸었다. 페퍼는 기자가 발걸음을 떼자마자 쪼르르 따라오기도 했다.

IBM의 전시부스 천장을 화려하게 장식한 조형물은 AI 컴퓨터로 유명한 IBM의 ‘왓슨’의 작품이다.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로 알려진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 세계를 딥러닝으로 학습해 가우디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조형물 디자인을 완성한 것이다. 인간 조각가들이 이를 바탕으로 실제 장식을 완성했다. SK텔레콤도 차세대 AI 로봇을 선보였다. 지난해 가을 나온 AI 스피커 ‘누구’에 음성 및 영상 인식 기술이 더해졌다. 통화 중일때 손바닥을 내밀어 ‘그만’이라고 표시하면 알아듣고 로봇은 작동을 멈춘다. SK텔레콤은 ▶애완동물처럼 사용자를 따라다니는 펫봇 ▶결제 기능을 갖춘 로봇인 ‘커머스봇’ 등 외부개발사와 협력한 로봇 시제품도 MWC에 내놨다.

5G 기술의 구현도 눈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BMW, 벤츠 등 자동차 업체와 SK텔레콤 같은 통신사들까지 모두 선보인 커넥티드 카 기술 역시 대용량 정보의 빠른 전달과 지연시간을 단축시키는 5G 기술의 상용화를 전제로 한다. 미국 통신사 AT&T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실험 중인 스마트시티를 MWC 전시장으로 옮겨놨다. 신호등 체계부터 시작해서 주차, 공기 오염, 총소리까지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 기존 사물인터넷(IoT)이 전화·인터넷·냉장고 등 집안에서의 연동을 강조했다면 AT&T가 꿈꾸는 IoT는 도시 전체를 배경으로 한다. 

바르셀로나=김도년·하선영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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