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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최고와 보통을 가르는 아득한 한 뼘

중앙일보 2017.03.01 01:00 종합 20면 지면보기
<8강전 1국> ●탕웨이싱 9단 ○이세돌 9단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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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보(83~91)=조금 더 깊게,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넓게. 이게 무슨 말이냐. 프로 정상의 수읽기가 평범한 프로들에 대해서 그렇다는 뜻이다. 사실, 초일류와 평범한 프로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드물지만 정상의 프로가 타이틀은커녕 본선조차 잘 오르지 못하는 프로에게 패하는 모습도 본다. 그런 정도의 차이라는 얘기다. 그런데도 극복하지 못하는 걸 보면, 그 백지 한 장의 차이는 천 길 낭떠러지처럼 아득한 거리일 수도 있겠다.

참고도

참고도

83부터 89까지, 일단락된 형태는 검토실 프로들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조금씩 달랐다. 빳빳하게 선 83이 그렇고, 상변 84로 막았을 때 붙여둔 85가 그렇고, 좌상귀에서 밀고 젖힌 다음 선수를 취한 86, 88이 그렇다. 이 수들은 검토진의 예상보다 실리로 조금 더 득이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요처이며 선, 후수의 차이가 있다. 조금 더 깊게,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넓게 보는 것. 바로 그 작은 차이가 ‘최고’와 ‘보통’을 가르는 아득한 한 뼘이다.

검토실의 판단은 백 쪽에 인색하다. 미세하지만 좋다고 느낄 때 프로들이 즐겨 쓰는 말, 흑이 두터운 형세라고 한다. 백이 선수를 뽑아 좌변 90으로 실리 확장의 노선을 밟은 이유다. 91은 당연한 누르기. ‘참고도’의 진행이 검토실의 예상인데….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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