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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존 윅-리로드' 돌아온 전설의 킬러, 美친 액션 재장전

중앙일보 2017.02.26 00:01
‘존 윅:리로드’ 관람 포인트 4
 

'존윅2' 관람 포인트

‘영화 속 악당이 절대 건드리면 안 될 두 가지’란 농담이 있다. 하나는 ‘테이큰’ 시리즈(2008~2015) 주인공 브라이언 밀스(리암 니슨)의 딸 그리고 존 윅(키아누 리브스)의 애완견이다. 2월 22일 개봉하는 액션 누아르 ‘존 윅:리로드’(원제 John Wick:Chapter 2,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 이하 ‘존 윅2’)는, 3년 전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키아누 리브스의 열연으로 주목받은 ‘존 윅’(2014, 데이비드 레이치·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속편. 업그레이드된 액션과 강화된 드라마로 이미 해외에서 호평받았다. ‘존 윅2’ 관람 전, 당신이 ‘장전’해야 할 네 가지 관람 포인트를 꼽아 봤다.
 
1 액션 자체가 주인공인 누아르
 
한때 암흑가를 공포에 떨게 한 전설적 킬러 존 윅. 1편에서 은퇴 후 일상을 누리던 그는, 사별한 아내가 남긴 강아지가 마피아 보스의 아들에게 살해되자 혼자서 마피아 조직을 괴멸시켰다. 윅이 1편에서 죽인 사람은 자그마치 84명(제작진 추산). 권총 사격·주짓수·유도를 합친 가상 무술 ‘건 푸(Gun Fu)’로 적들을 처단하는 나이트클럽 장면은, 액션영화 팬들 사이에서 명장면으로 회자됐다. ‘존 윅2’의 액션은 더욱 강력해졌다. 주짓수와 유도에 구소련의 군용 호신술 삼보(Sambo)가 추가됐다.
 
자동소총·권총·샷건 등 세 가지 총기를 번갈아 사용하며 총격전도 벌인다. 1편에서 액션의 90%를 직접 소화했던 리브스는, 이 장면을 위해 군 전문가들로부터 실탄 사격 훈련까지 받았다. ‘존 윅’ 시리즈를 연출한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20년간 경력을 쌓은 무술감독. 그는 자신이 설립한 액션 디자인 회사 ‘87일레븐(87Eleven)’의 노하우를 총동원해 ‘존 윅’ 시리즈의 액션을 구현했다. 
 
클로즈업과 빠른 컷 편집으로 관객의 눈을 속이는 여느 액션영화와 달리, ‘존 윅’ 시리즈는 와이드 앵글과 롱테이크 촬영으로 액션의 디테일을 세세하게 담아낸다. 액션 전문가가 ‘조미료 없이 차린 진수성찬’이라 할까. 비슷한 의미로, ‘존 윅2’는 할리우드의 초기 액션 활극에 오마주를 바친다. 배우 겸 감독 버스터 키튼의 무성영화가 건물 외벽에 투사되는 첫 장면을 통해서 말이다.

2 살벌하지만 매력적인 세계관, 언더월드
 
‘존 윅’ 시리즈에는 전 세계 암살자들의 비밀 사회 ‘언더월드(Underworld)’가 등장한다. 암살자들의 화폐 ‘골드 코인’만 지불하면, 킬러들의 휴식처인 ‘콘티넨탈 호텔’ 이용부터 의사 진료는 물론이고 살인 현장의 시체 처리까지 문제없다. ‘콘티넨탈 호텔에서는 살인 금지’라는 1편의 룰은 ‘존 윅2’에서도 유효하다.
 
다만, 속편에선 새로운 룰이 하나 늘었다. ‘표식을 받으면 반드시 보답할 것.’ 표식이란, 다른 암살자에게 목숨을 빚질 때 발생하는 일종의 차용증서다. 윅은 옛 친구 산티노(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가 누군가를 죽여 달라며 내민 표식을 받게 된다. 존 윅2’의 주 무대는 이탈리아 로마. 콘티넨탈 호텔 로마점을 비롯, 특히 언더월드 상점들이 무척 흥미롭다.
 
윅은 서점에 들러 침투할 건물의 설계도를 찾아보고, 고급 양복점에서 최첨단 방탄 소재를 덧댄 맞춤 정장을 주문한다. 와인숍에서는 소믈리에가 와인 대신 총기를 잔뜩 진열한 채 정중하게 그를 맞는다(사진). “시음하러 왔다”는 윅에게 “독일산을 선호하시겠지만, 오스트리아의 새 품종은 어떠신가요?”라며 ‘신상’ 권총을 추천하기도 한다.

3 시선 강탈하는 신규 캐릭터들
아레스

아레스

 
산티노를 위한 임무가 어그러지면서, 윅에게 700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린다. 평범한 행인으로 위장한 언더월드 암살자들이 불시에 그를 습격하는 장면은 무척 짜릿하다.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는 여성 암살자 아레스(루비 로즈). 극 중에서 말 한마디 없이 수화로만 의사를 전달하는 그는 윅에 맞서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바워리 킹

바워리 킹

1편의 여성 암살자 퍼킨스(애드리언 팰리키)의 카리스마에 맞먹을 정도. 노숙자로 위장한 암살단 두목 바워리 킹 역시 인상적인 캐릭터다. ‘매트릭스’ 3부작(1999~2003, 릴리 워쇼스키·라나 워쇼스키 감독)에 리브스와 함께 출연했던 로렌스 피시번이 이 역할을 맡아, 짧은 등장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래퍼 겸 배우 커먼은 암살자 카시안을 연기한다.
 
윅과 카시안이 공공장소에서 행인들의 눈치를 보며(?) 소리 없는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을 주목할 만하다. 1편의 엔딩에 짧게 등장했던 윅의 새로운 반려견, 핏불 테리어도 속편에 재등장한다.

4 키아누 리브스의 두 번째 ‘인생 프랜차이즈’
매트릭스2:리로디드

매트릭스2:리로디드

 
전성기를 떠나보낸 여느 배우가 그렇듯, 리브스에겐 쉽사리 헤어나기 힘든 거대한 후광이 있었다. SF영화사(史)에 한 획을 장식한 ‘매트릭스’ 3부작. 리브스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기며 그의 ‘인생 프랜차이즈’가 됐지만, 그와 동시에 리브스의 향후 연기 인생에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후 출연작의 잇단 실패로 리브스는 꽤 오래 부침을 겪어야 했다.
 
‘존 윅’ 시리즈는 리브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준 프랜차이즈다. ‘지독한 상실을 겪은 전직 킬러가 소중한 추억을 지키기 위해 재기한다’는 애잔한 드라마는, 전부인 제니퍼 사임의 유산과 죽음 후 노숙 생활을 하는 등 한때 실의에 빠졌던 리브스의 인생사와 일부 겹친다. 조각 같은 미모를 자랑하던 전성기에서 시간이 꽤 흘렀건만, ‘존 윅2’에서 리브스의 수트 핏은 ‘콘스탄틴’(2005, 프랜시스 로렌스 감독) 시절 못지않다.
존 윅: 리로드

존 윅: 리로드

 
향후 세 번째 속편으로 이어질 ‘존 윅2’. 예상 밖의 상황이 벌어지는 이 영화의 엔딩은, 이 시리즈가 그저 ‘액션 포르노’ 수준이 아닌, 꽤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프랜차이즈로 진화하고 있다는 확신을 남긴다. 이 영화를 본 관객은, 극 중 윅의 대사를 손꼽아 기다리게 될 것이다. “돌아와 달라고 했었지? 내가 돌아왔다(You wanted me back…. I’m back)!”

‘존 윅2’ 안에 ‘매트릭스’ 있다
 
“저 친구는 잊었겠지만, 우린 오래전에 만났지.” ‘존 윅2’에서, 바워리 킹은 도움을 청하러 온 윅을 부하들에게 이렇게 소개한다. 이 대목에서 꽤 많은 관객이 웃음을 터뜨릴 것이다. ‘매트릭스’ 3부작에 함께 출연했던 리브스와 피시번이 ‘매트릭스3:레볼루션’(2003, 릴리 워쇼스키·라나 워쇼스키 감독) 이후 14년 만에 마주하는 장면이기 때문.

이들의 재회는 ‘존 윅’ 1편을 인상 깊게 본 피시번이 리브스에게 속편 출연 의사를 밝히며 성사됐다. 이게 끝이 아니다. 연출 및 무술을 총지휘한 스타헬스키 감독은 ‘매트릭스’(1999, 릴리 워쇼스키·라나 워쇼스키 감독)에서 리브스의 스턴트 대역을 맡으며 그와 친분을 쌓았다고.
 
고석희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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