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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패셔니스타가 되려면 '양극화'를 기억하라

중앙일보 2017.02.20 18:31
올 봄 최신 유행을 따르고 싶다면 이중 플레이가 필요하다. 모순된듯 보이지만 아주 작거나, 아니면 거꾸로 아주 큰 핸드백이 대세로 떠오르기 때문. 2~3년 전부터 트렌드로 자리 잡은 미니백이 크기를 더 줄여가며 입지를 고수하는 반면, 이에 반격이라도 하듯 커도 너무 큰 가방들이 등장하고 있다. 핸드백의 양극화다.
 

'극과 극' 핸드백 사이즈 대결

립스틱 하나 겨우 들어갈 마이크로 백 
 
[사진 에르메스]

[사진 에르메스]

[발렌티노, 사진=퍼스트뷰코리아]

[발렌티노, 사진=퍼스트뷰코리아]

[N21 사진=퍼스트뷰코리아]

[N21 사진=퍼스트뷰코리아]

[사진 끌로에]

[사진 끌로에]

미니백은 이제 '누가 누가 작은가'로 경쟁하는 모양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발렌티노의 립스틱백. 이름 그대로 립스틱 하나가 딱 들어갈 만한데, 납작하기까지 해서 수납 기능은 없다고 봐야 한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펜디·에르메스·디스퀘어드2 등 많은 브랜드들이 담배 케이스나 동전 지갑 정도 크기의 마이크로백을 잇따라 내놨다. 키 큰 모델들이 런웨이에서 들고 나왔을 땐 핸드백이 어딨는지 숨은그림찾기라도 할 판이다.
 
사이즈는 작아지는 반면 디자인은 더 화려해지고 있다. 아기자기하게 꽃무늬 자수를 놓는다거나 한눈에 튀도록 스터드, 인조 보석을 박는 식이다. 더  나아가 가방 자체보다 장식이 더 눈에 띄는 반전을 노리기도 한다. 가죽 스트랩의 경우 더 두툼해지고 넓어지는 동시에 다채로운 컬러와 무늬를 자랑한다. 금속 체인이라면 꼬임이 굵어지거나 여러 개의 가는 줄을 달아 놨다. 손으로 드는 미니 토트백은 손잡이에 힘을 줬다. 끌로에는 반달 모양의 가방만큼 큰 동그란 손잡이를 짝지었다.
 
핸드백 디자이너인 석정혜 신세계인터내셔날 상무는 "마이크로백 혹은 나노백은 실용성이 아닌 액세서리와 보석의 중간적 기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예술적이라 할 만큼 화려한 장식성, 위트 넘치는 디자인을 강조한다는 의미다. 색다른 스타일링으로 이를 부각시킬 수도 있다. "가는 체인을 어깨에 메는 대신 팔목에 팔찌처럼 친친 감는다거나, 스트랩이 화려한 마이크로백을 허리에 매서 벨트 대신 활용하면 좋다"는 게 석 상무의 조언이다.
 
 
자루 같은 자이언트 백의 반격


[포츠 1061, 사진=퍼스트뷰코리아]

[포츠 1061, 사진=퍼스트뷰코리아]

[사진 발렌시아가]

[사진 발렌시아가]

[사진 소니아 리키엘]

[사진 소니아 리키엘]

앙증맞은 미니백은 사실 애로점이 있다. 화장품 파우치나 책, 다이어리, 얇은 카디건 등등 지금껏 가방속을 차지하던 물건들을 어떻게 하란 말인가다. 여기에 화답하듯 이번 시즌 다수의 브랜드가 미니백에 반격하는 커다란 가방들을 선보였다. 흥미로운 건 과거 유행하던 '빅 백' 수준이 아니라 커도 너무 큰 일명 '자이언트백'이라는 점이다.
 
먼저 치고 나선 건 발렌시아가다. 여행가방만큼 커다란 '담요 사각백'에 이어 모델의 걸음걸음이 불편해 보일 정도로 거대하고 납작한 '에어백'을 색깔별로 등장시켰다. 마르니는 겨드랑이부터 허벅지 중간까지 내려오는 숄더백은 물론이고 등에 메어도 될 법한 소형 백팩 2개를 허리춤에 차고 나오는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부담스러운 크기임에도 업계가 '빅백의 귀환'을 점치는 이유는 분명하다. 2016년 내내 거듭됐던 오버사이즈 트렌드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핸드백 브랜드 '로사케이' 김유정 대표는 "오버사이즈의 매력은 꾸미지 않은 듯한 편안함"이라면서 "자이언트 백은 의상의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가방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런웨이 스타일링 역시 손잡이를 한 쪽만 잡거나 어깨에 한 쪽만 걸어 다른 쪽을 늘어뜨리는 식으로 '빈틈을 보여주는' 방법이 종종 등장했다. 김 대표는 "마이크로백을 크로스백처럼 하나 더 매거나 자이언트 백에 같이 달아 상반된 느낌의 새로운 스타일링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고 귀띔한다.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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