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8일 이신욱 동아대 교수가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기고한 글을 인용해 “김정남이 1999년 당시 투병 중이던 생모 성혜림을 보러 종종 평양에서 모스크바에 들렀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 교수는 김정남의 첫인상이 순박한 모습에 어머니의 건강을 염려하는 효심 깊은 청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교수는 “북한식 흰 저고리와 검정치마 복장의 여성 경호원 7~8명의 호위 속에 산책하는 나이 든 여성(성혜림으로 추정)이 동네에서 가끔 눈에 띄었다”며 “김정남이 어머니가 의료기술이 부족한 북한 대신 모스크바로 와 요양치료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또 “김정남은 폐쇄적인 평양과 달리 자유로운 모스크바의 분위기에도 끌렸던 것 같다”며 “김정남이 가끔 모스크바를 다녀갈 때면 한인타운 내 한식당 방을 비밀리에 예약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01년 가을 다시 만난 김정남이 수심 가득한 얼굴로 길가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고는 어머니의 병명이 암으로 곧 사망할 것이라고 털어놨다”며 “어머니 건강 상태를 걱정하던 김정남의 모습은 비운의 황태자가 아닌 인간적인 한사람의 아들이었다”고 당시 모습을 전했다.
이 교수는 또 “성혜림이 2002년 5월 사망한 뒤 2015년 모스크바 한인타운 호텔식당에서 아내로 보이는 여성 및 아이들과 함께 식사하던 김정남을 만났다”며 “당시 서로 눈인사를 나눈 게 마지막이었고 성혜림 묘지를 찾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