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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가 발전” “포퓰리즘, 경제 망쳐” … 저커버그·그린스펀, 트럼프에 쌍펀치

중앙일보 2017.02.18 01:09 종합 8면 지면보기
저커버그(左), 그린스펀(右)

저커버그(左), 그린스펀(右)

미국 마크 저커버그(33)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와 앨런 그린스펀(91)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뼈아픈 일침을 날렸다. 대통령 취임 한 달째를 맞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인기 영합주의적 정책들이 전 세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저커버그 “인류 공동체 힘 합쳐야”
그린스펀 “트럼프 탓 세계가 눈물”

저커버그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6000개 단어에 달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고 “지금 이 시대에 페이스북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모두를 위한 글로벌 공동체를 만드는 사회적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대표되는 트럼프의 반세계화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커버그는 “지금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며 최근의 세계화 논쟁에 가세했다. 그는 “처음 페이스북이 우리를 더 가깝게 연결하고, 글로벌 공동체를 건설하기 시작할 때 세계화는 논쟁거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양극화 등) 세계화에 뒤처진 사람들이 나타났고 세계화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며 세계화의 양면성을 언급했다. 이어 “과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서로를 보다 연결시키는 일이어야 하는지, 아니면 반대 방향이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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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가 내린 결론은 세계화를 통한 발전이다. 그는 “오늘날 자유와 번영을 확산시키고 평화와 이해를 증진하며 테러리즘과 기후변화, 전염병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인류는 글로벌 공동체로서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0여 년 동안 페이스북이 친구와 가족을 연결하는 일에 초점을 맞춰 왔다면 다음 중점 사업은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를 건설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저커버그의 글에 대해 “한 기업의 CEO가 올린 정치적인 메시지에 가까우면서도 이를 통해 전 세계에서 확산되고 있는 고립주의 물결에 반대하는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미국 경제의 ‘마에스트로(거장)’로 불리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트럼프가 불을 붙인 ‘경제 포퓰리즘’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린스펀은 뉴욕 이코노믹클럽 강연에서 “전 세계에 경제 포퓰리즘이 부상하면서 세계 경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승리로 전 세계가 ‘고통의 눈물(cry of pain)’을 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가 지도자들이 인기 영합주의에 편승한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는 최근 살아나는 듯 보이지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난 이후 사실상 멈춰 섰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계속 연간 3%를 넘기지 못해 대공황 이후 가장 부진하다. 그린스펀은 연준의 통화 정책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지만 투자에 쓰여야 할 돈이 사회보장 분야로 빠져나가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보장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은 1965년 미국 GDP의 5%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3%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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