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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남 피살] 북한과 '노비자'…김정남 피살 말레이시아는 어떤 곳

중앙일보 2017.02.15 17:58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북한 대사관 전경이다. [사진 Google Map]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북한 대사관 전경이다. [사진 Google Map]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피살된 말레이시아와 북한과의 관계가 조명받고 있다. 왜 김정남이 주거주지인 마카오를 떠나 말레이시아를 오갔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북한이 이 곳에서 테러를 자행한 배경도 관심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사건 직후 북한 대사관 측에서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말레이시아 당국자를 통해 확인되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는 북한의 주요한 대외 협상무대였다. 1995년 9월 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은 경수로 공급협정에 관한 회담을 이 곳에서 개최했다. 2000년 6월에는 북한과 미국이 만나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유해 발굴 및 송환협상을 했다.

2002년 10월에 열린 북한과 일본의 국교정상화 교섭 장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에는 쿠알라룸프르의 한 호텔에서 북ㆍ미 간 비밀접촉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15일 “북한은 협상장소로 중국 보다는 동남아 국가를 선호했다”면서 “아무래도 비밀을 유지하기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북한은 10년 전부터 말레이시아를 공작활동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북한 문제 전문가는 “전통적으로 비동맹국가와의 외교를 중시해온 북한은 말레이시아와의 친선관계를 각별하게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반제국주의, 반미 공동전선 형성은 물론 자신들의 통일방안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얻으려는 목적에서 1960년대부터 비동맹 외교를 강화했다. 제3세계 국가들의 모임인 '비동맹운동'에 말레이시아는 1970년, 북한은 1975년에 각각 가입했다. 북한은 1982년부터 9월 1일을 ‘쁠럭가담의 날’(비동맹의 날)로 기념한다.

북한은 1971년 10월 말레이시아와 통상관계를 시작했고, 1973년 6월 30일 외교관계도 맺었다.

평양에서 발행된 ‘조선중앙연감 2015’는 말레이시아에 대해 “대외적으로 쁠럭블가담정책을 실시하고있으며 아세안성원국으로서 지역협조, 동남아시아의 중립화, 비핵지대창설을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관계가 편치만은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북한은 대북제재를 피해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계좌를 이용했는데 2009년 미국이 나서자 북한에 대한 지급보증을 중단시켰다.

김정남이 2013년 1월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배경을 두고도 갈등이 있었다는 관측도 있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김정남의 말레이시아 입국에 고모부 장성택이 관여 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고 귀띔했다. 2013년 12월 장성택 공개처형과 관련해 그의 조카로 알려진 장용철 말레이시아 대사가 북한으로 송환된 일도 있다. 장용철의 이후 행방은 알려진 바 없다.

박용한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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