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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2] "용의자 여성 2명, 베트남인으로 위장한 북한 요원들인 듯"

중앙일보 2017.02.15 17:45
현지 언론이 공개한 김정남 암살 유력 용의자 여성 사진.

현지 언론이 공개한 김정남 암살 유력 용의자 여성 사진.

사건 발생 사흘째인 15일 말레이시아 현지 경찰은 김정남 암살 용의자들을 추적 중이다. 앞서 더선 등 현지 언론은 여성 2명이 김정남을 독극물을 이용해 살해한 뒤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 관계자는 15일 영국 텔레그래프지에 “당시 용의자 2명을 태웠던 택시기사를 체포해 조사한 결과 이 두 여성은 베트남 국적의 비밀 공작원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여성 용의자가 김정은에 의해 고용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정남이 피살된 공항 2청사 3층 t키오스크 현장

김정남이 피살된 공항 2청사 3층 t키오스크 현장

김정남이 피살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청사 내 김준영 기자

김정남이 피살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청사 내 김준영 기자

이와 관련해 국내 전직 대북정보 당국자는 “북한이 실제 베트남인을 고용했을 가능성보다 비밀공작원의 언어·태도·습관 등을 오랜 기간 교정시켜 베트남인으로 신분세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말레이시아 중국보(中國報)는 “이들 중 1명은 자신이 베트남의 유명 인터넷 스타라고 주장했으며 말레이시아에는 단편영화를 찍으러 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들이 아직 말레이시아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한편 이날 현지 언론 말레이메일은 유력 용의자라며 ‘LOL’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여성 사진을 공개했다. 이 여성은 김정남 피살 당시 공항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용의자와 동일 인물이다.

지난 13일 오전 김정남이 급습당했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청사는 사건 이후 이틀만에 정상을 되찾은 모습이다. 저가항공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청사 3층 LCCT(Low Cost Carrier Terminal) 역시 평시와 다름없이 출입국 승객들로 붐볐다. 현장에서 만난 공항 관계자는 “김정남이 당한 곳은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30m 정도 떨어진 t구역의 키오스크(탑승권 발매용 무인단말기) 인근”이라고 알려줬다.


김정남은 오전 10시50분 출발 마카오행 비행기 탑승권 발매를 하던 중이었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따르면 이날 용의자 2명은 김정남의 뒤로 다가가 그를 잡아채고 독극물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고 달아났다. 범행에는 채 1분도 걸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병원 앞에 대기 중인 말레이시아주재 북한 대사의 차량.

쿠알라룸푸르 병원 앞에 대기 중인 말레이시아주재 북한 대사의 차량.

쿠알라룸푸르 병원 취재현장의 신경진 기자

쿠알라룸푸르 병원 취재현장의 신경진 기자

호흡 곤란을 호소한 김정남은 공항 인근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병원 도착 무렵 이미 사망했다. 김정남의 시신은 부검을 위해 15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으로 인도됐다.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측이 부검에 반대하며 시신 인도를 요구한다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이날 오후까지 부검 관련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글·사진=신경진·김준영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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