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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 재규어 차량 타고 북한대사 도착, 검시실 안으로 사라져

중앙일보 2017.02.15 15:49
김철이라는 이름으로 발행된 김정남 사망진단서.

김철이라는 이름으로 발행된 김정남 사망진단서.

15일 오후 3시 14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북쪽으로 35km 떨어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중무장한 경찰 병력이 병원 주변을 엄호하는 가운데 인공기를 단 붉은색 재규어 차량이 재빠르게 경내로 진입했다. 곧이어 양복 차림의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가 내려 검시실로 향했다. 이틀 전 공항 제2청사에서 북한 소속으로 보이는 여성요원 2명에게 피살된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곳이다.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검시실 인근 주차장에 주차된 북한대사관 소속 검은색 렉서스 차량.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검시실 인근 주차장에 주차된 북한대사관 소속 검은색 렉서스 차량.


이날 병원 건물 밖엔 말레이시아 언론을 비롯해 한국·일본 등 기자들이 60여명 몰려 취재경쟁을 벌였다. 김정남 시신은 이날 오전 9시쯤 쿠알라룸푸르 병원에 도착했다. 부검 개시를 두고 “오전 9시30분에 시작됐다” “결정된 바 없다” 등 엇갈린 정보가 맴돌았다.

앞서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대사관이 말레이시아 정부에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던 터라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오전 일찍부터 검시실 주차장에 주차된 북한대사관 소속 검은색 렉서스 차량이 이 같은 추측을 가능케 했다.
 
쿠알라룸푸르 병원 주변을 엄호하는 경찰병력.

쿠알라룸푸르 병원 주변을 엄호하는 경찰병력.

병원 관계자는 “시신 도착 전에 북한 차량이 왔고, 여기서 내린 사람들이 검시실로 향했다”고 말했다.또 다른 현지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고위급 외교관을 급파해 김정남의 시신 부검을 하지 말 것을 말레이시아 당국에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한다. 오전 일찍 북한대사관 앞에도 기자들이 몰려들었지만 외부인 출입을 막은 채 공관 내부 차량 몇 대가 빠져나가는 것만 목격됐다.
쿠알라룸푸르 병원을 에워싸고 취재 경쟁 중인 각국 기자들.

쿠알라룸푸르 병원을 에워싸고 취재 경쟁 중인 각국 기자들.

쿠알라룸푸르 병원 취재현장의 신경진 기자.

쿠알라룸푸르 병원 취재현장의 신경진 기자.

부검 관련 발표가 있기 전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는 성명서(사진)를 언론에 배포했다. 성명서엔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서비스 카운터에서 응급조치를 요구하던 46세 북한 남성이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고 적시됐다. 남성이 소지하고 있던 여권을 바탕으로 이 남성의 신원을 ‘1970년 6월 10일 평양에서 출생한 김철’이라고 밝혔다. 국내 정보당국에 따르면 김철은 김정남이 위조여권에 사용해 왔던 이름이다.

출국 수속 중에 급습당한 김정남은 공항 인근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후송됐다. 병원 도착 무렵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며 부검을 위해 이날 시신이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으로 인도됐다.

쿠알라룸푸르 글·사진=신경진·김준영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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