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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미모로 '성 포섭'한 '원정화' 다시 화제…여간첩의 역사

중앙일보 2017.02.15 14:12

여간첩 원정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여성 공작원에 의해 피살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그간 한국에 침투했던 여간첩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가장 유명한 사건은 지난 2008년 30대 미모의 여성간첩 '원정화'다. 그는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정착한 뒤 사업가로 활동하며 군사 기밀 등을 빼내 북한에 넘겨왔다. 상당한 미모를 가친 원정화는 군부대 장교를 포섭하는 과정에서 성(性)을 도구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검·경·군·국정원까지 투입된 합동수사본부는 원정화에 대한 조사 결과 원정화의 애인인 육군 모 부대 황모 중위가 당시 탈북자 명단 등을 원정화에게 넘겨준 죄로 간첩방조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고 발표했다.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원정화는 2001년 중국동포를 가장해 국내에 입국한 뒤 국정원에 탈북자로 위장 자수했다. 이후 군부대를 돌며 반공 강연을 하면서 알게된 황 중위와 정훈장교 3~4명에게 이성교제를 미끼로 접근해 군 부대 사진, 위치, 군 장교 명함 등 군사 기밀을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구속된 원정화는 '대북 정보요원 김모씨를 살해하라'는 지시와 함께 살해 도구인 독침과 독약을 받았다고 자백하기도 했다.

대한항공기 폭파범 김현희

대한항공기 폭파범 김현희

지난 2012년에는 김일성대 출신 여간첩 이경애가 검찰에 의해 구속기소 되기도 했다. 개성에서 태어나 김일성대학을 졸업한 이경애는 1998년 북한 대남 공작요원으로 발탁된 뒤 3년 동안 교육을 받고 2001년 선양에 파견돼 민박집을 운영하며 북한에서 만든 위조지폐를 중국 위안화로 환전하는 수법으로 약 57만달러(6억5000만원)을 벌어들였다. 이후 한국인 남성과 동거를 하다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로 잠입해 있다 국내 입국 신문센터에서 공작원 사실이 적발됐다. 이경애는 과거 월남한 재미동포 박모씨가 미국 CIA와 관련돼 있다는 첩보를 접수하고 그를 중국으로 유인해 "내가 당신이 북한에 두고 온 조카"라며 5개월간 정보를 빼낸 혐의도 받았다. 이경애가 활동한 국가안전보위부는 우리나라 국정원에 해당하는 기구로 북한 최고지도자 직속의 비밀 경찰 기구다. 반체제 사범 색출과 대간첩 업무는 물론 해외 공작임무를 담당한다. 법적 절차 없이도 용의자를 구속하거나 처단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이 밖에는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 당시 시한 폭탄을 두고 내리는 역할을 했던 여간첩 김현희가 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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