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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남 피살] "독극물 흡입만으론 암살 어려워"…김정남에 독침 이용 가능성

중앙일보 2017.02.15 11:47
김정남을 독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인 추정 용의자 여성.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CCTV에 포착된 시간은 2월 13일 오전 9시 26분쯤이다. [사진 YTN화면 캡처]

김정남을 독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인 추정 용의자 여성.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CCTV에 포착된 시간은 2월 13일 오전 9시 26분쯤이다. [사진 YTN화면 캡처]

김정남을 독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인 추정 용의자 여성.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CCTV에 포착된 시간은 2월 13일 오전 9시 26분쯤이다. [사진 YTN화면 캡처]

김정남을 독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인 추정 용의자 여성.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CCTV에 포착된 시간은 2월 13일 오전 9시 26분쯤이다. [사진 YTN화면 캡처]

김정남 암살 소식이 전해진지 단 하루 만에 암살 수법과 배경을 두고 백가쟁명식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13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여성과 접촉한 뒤 숨졌다는 것이다.

현지 최대 일간지인 더스타는 “김정남이 공항 안내데스크로 걸어와 ‘누군가 뒤에서 내 얼굴을 잡고 (스프레이로) 액체 물질을 뿌렸다’고 말했다”고 15일 보도했다. 김정남은 호흡곤란과 두통을 호소했고, 곧바로 공항 의무실로 옮겨졌다. 이때 그가 발작을 일으켰고, 급히 앰뷸런스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해외공작을 오랫동안 담당했던 전직 정보기관 책임자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암살 과정에서 독침도 함께 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독극물을 흡입시켜 사망에 이르게 하기엔 치사량 확보가 힘들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법의학자인 서울대 이윤성 교수도 “사람이 순간적으로 위협을 느끼면 숨을 참을 수도 있고, 독성물질이 폐에 들어가 희석될 수 있다”면서 “흡입만으로는 암살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대상이라면 다른 수단도 썼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실제 해외 정보기관들은 요인·테러범 암살에 독침을 많이 쓴다. 만년필 등 펜형 독침이 자주 이용되는데 특이한 사례도 있다. 1978년 옛소련 정보기관 KGB의 협조를 받은 불가리아비밀경찰은 영국 런던의 거리에서 반체제 작가인 게오르기 이바노프 마르코프를 독침이 든 우산으로 암살했다. 비가 잦은 런던에서 우산은 독침을 숨기기에 이상적인 무기였던 셈이다.

북한이 암살 배후라면 그 의도는 무엇일까? 상당수 전문가들은 ‘정적 암살’로 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친형의 존재를 두려워했다는 시나리오다. 북한 군부 세력이나 중국의 지원을 등에 입고 김정남이 언젠가 자신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북정보를 다뤘던 당국자들은 대체로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북한 군부나 평양 고위층들의 김정남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다. 전직 정보당국자 B씨는 “도박을 즐기는 김정남은 김정일 시대엔 해외에선 외화벌이 일꾼들을 협박하고, 평양에 들어가서도 금전을 갈취했다”면서 “북한 고위층들은 김정남을 방탕한 호색한 정도로 여겨왔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이 같은 김정남의 행태는 후견인인 고모부 장성택 생존 당시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장성택이 숙청당하면서 돈이 궁해진 김정남은 북한 수뇌부의 큰 고민거리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해외 언론이나 정보기관을 대상으로 ‘정보 장사’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망명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결국 김정은에게 치명적인 고급 정보를 가진 김정남의 돌발행동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그를 암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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