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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OOK] 계절을 담은 ‘갓포’ 맛집

중앙일보 2017.02.15 08:00
계절감이 느껴지는 제철 요리를 할 것. 대부분의 일식 요리에서 기본으로 삼는 덕목이다. 갓포 요리는 여기에 셰프의 창의력과 먹기 직전 조리하는 신선함을 더한다. 주점인 이자카야와 코스 요리를 내는 가이세키의 중간 형태로, 이자카야에 비해 요리의 가짓수가 많고 정갈하며 와인과 위스키 등 주류 선택의 폭도 넓다. 또 가이세키 요리점보다는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으로, 손님의 입맛과 취향을 반영한 맞춤 요리와 친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호텔 출신의 베테랑 셰프들이 갓포 요리점을 열기 시작하면서 특색 있는 요리 주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을 방문했을 때 잊지 말고 주문해야 할 것은 두 가지. 늑장을 부리다가는 일 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를 신선한 계절 요리 한 접시와 셰프의 상상력이 한껏 발휘된 창작 요리 한 접시다. 기막히게 어울릴 술 한 잔도 곁들이고 싶다면 도움을 청하자. 대화를 통해 취향을 짚어내는 갓포 요리점의 센스 있는 서비스가 펼쳐질 테니까.

갓포아키
국내에서 처음 갓포 형태의 가게로 문을 연 곳이 배재훈 셰프의 갓포아키다. 단품으로 즐길 수 있는 수준급의 일식 요리와 13종의 제철 해산물이 담긴 명쾌한 구성의 사시미 모리아와세, 손님의 요구에 따라 선보이는 즉흥 요리 등으로 일식 마니아들을 사로잡았다. 배재훈 셰프의 요리는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게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 겨울이면 살이 차올라 달큰한 맛을 내는 대게의 다리 살에 내장을 발라 튀겨내는 ‘즈와이카니텐푸라’ 역시 그런 요리다. 청담동과 신사동에 각각 1, 2호점이 있는데 두 곳 모두 성업 중인 만큼 재료의 순환이 빠르고, 신선함이 앞서는 게 갓포아키만의 장점이다. 와인·샴페인·위스키 등의 주류뿐 아니라 일본 미야사카 주조와 함께 만든 사케도 곁들일 수 있는데, 갓포아키의 모든 요리와 잘 어울리는 깔끔한 맛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영업시간 오후 6시~밤 12시 (금·토요일 새벽 1시까지), 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45길 8-3 2층  문의 02-540-8669
갓포아키의 다치 좌석.

갓포아키의 다치 좌석.

갓포아키의 즈와이카니텐푸라. 손질한 대게 다리 살에 내장까지 함께 발라 튀겨냈다.

갓포아키의 즈와이카니텐푸라. 손질한 대게 다리 살에 내장까지 함께 발라 튀겨냈다.

갓포산
사시미를 비롯해 구이와 튀김, 나베 요리까지 일식에서 경험할 수 있는 요리의 폭은 생각보다 꽤 넓다. 갓포산은 모든 메뉴의 맛을 고루 훌륭하게 유지하는 데 정성을 쏟는다. 잠실에 위치한 스시야인 스시산과 함께 운영되는 만큼 신선도가 뛰어난 해산물을 들여오고, 토종닭이나 지리산 흑돼지처럼 맛을 위해 좋은 재료 선택에도 신경을 쓴다. 또 구이 요리의 경우 화력이 세고 유해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비장탄을 사용해 구이 전문점 못지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제철인 굴을 바삭하게 튀긴 ‘카키후라이’나 참치뱃살 양념 육회를 김과 함께 싸먹는 ‘마구로 타르타르’, 주문과 동시에 잡은 바닷장어의 표면을 옅게 그을리듯 구워내는 ‘아나고 타다키’는 찬바람이 불 때 맛있으니 서둘러 맛보길. 여러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코스 요리도 마련됐는데, 특히 밤 9시 이후로 주문 가능한 미니 코스가 알차다. 사케, 와인, 위스키, 맥주 등은 물론이고 저렴한 하우스 와인을 곁들이는 것도 요리에 싱그러움을 더하는 선택이다.
영업시간 오후 6시~새벽 1시, 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79길 20 문의 02-516-9911
갓포산.

갓포산.

 
갓포산 요리. 활아나고를 먹기 좋게 손질한 아나고 타다키와 참치뱃살 요리인 마구로 타르타르.

갓포산 요리. 활아나고를 먹기 좋게 손질한 아나고 타다키와 참치뱃살 요리인 마구로 타르타르.

갓포네기
네기는 일본어로 파를 뜻한다. 갓포네기라 이름 지은 것은 이곳에서 내는 대부분의 요리에 파의 향긋함이 감돌기 때문. 새우와 조갯살을 기름에 뜨겁게 달궈내는 ‘아히죠’는 파 기름으로 풍미를 살려 맛이 더욱 좋고, 숯불에 까맣게 구운 양파를 된장소스와 함께 먹는 ‘쿠로 다마네기’는 모양도 맛도 남달라 유명세를 탄 메뉴다. 유명렬, 장호준, 황규현 세 명의 셰프가 합을 맞춰 운영하는데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감각적인 요리를 내는 네기 스타일의 비결이 여기에 있다. 이달부터 새롭게 선보일 메뉴는 피스타치오·아몬드 등의 견과류를 스위스 치즈와 함께 구운 양파 요리로, 고소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복어의 곤이를 간장소스로 맛을 낸 ‘후쿠 시라코 타레야키’는 겨울철 별미로 꼽히니 서둘러 맛봐야 할 메뉴. 카구아·에스테릴라를 비롯한 프리미엄 맥주를 취급하고, 음식과의 페어링을 고려해 구성된 사케 리스트도 알차다. 까만 벽에 낮은 조도로 분위기를 낸 홀 자리는 육각형 또는 비대칭 형태의 테이블이 놓여 대화에 색다른 재미를 준다. 예약 시 8인 룸도 이용 가능하다.
영업시간 오후 6시~새벽 2시, 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152길 67  문의 02-512-0803
 
갓포네기.
갓포네기.
 
겨울철 별미인 후쿠 시라코 타레야키와 새롭게 선보이는 메뉴 다마네기 도넛.

겨울철 별미인 후쿠 시라코 타레야키와 새롭게 선보이는 메뉴 다마네기 도넛.

갓포이든
이곳의 메뉴를 읽다 보면 눈길을 사로잡는 식자재들이 있다. 랍스터, 이베리코 흑돼지 등 일식 요리점에서 좀처럼 마주하기 어려운 재료들이 자리하는 것. 갓포이든의 주방을 총괄하는 최인호 셰프는 다양한 식자재와 조리법을 접목해 일식 요리의 결을 한층 풍성하게 채운다. 우니크림소스에 랍스터 살·표고버섯·아스파라거스를 함께 구워 상큼한 양파절임을 곁들이는 ‘랍스터 우니야키’는 고소함의 농도가 짙고, 광어를 얇게 저미고 훈연해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는 ‘트러플소스 광어 세비체’는 맛보기에 앞서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호기심이 많은 미식가는 물론이고 일식이 낯선 이들도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요리들이 주메뉴. 사케와 와인으로 꾸려진 주류를 중심으로 에스테릴라를 비롯, 화요, 위스키 등도 갖춰졌다. 홀 자리는 테이블 간의 간격이 넓은 편이라 부담 없이 대화를 이어가기 좋고, 통유리로 둘러싸여 개방감 있는 공간이 늦은 밤까지 색다른 운치를 선사한다. 8인 룸이 한 개 자리하고 실내에 흡연 공간이 마련돼 있는 점도 참고하길. 친근하게 다가서는 서비스가 인상적이라 대화를 통해 맛의 지평을 넓히는 즐거움도 기대해 볼 만하다.
영업시간 오후 6시~새벽2시(일요일 새벽 1시까지), 연중무휴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8길 10  문의 02-512-1011
갓포이든. 요리는 고소한 풍미를 살린 랍스터 우니야키. 맥주와도 잘 어울린다..
갓포이든. 요리는 고소한 풍미를 살린 랍스터 우니야키. 맥주와도 잘 어울린다..
WRITER 김주혜 PHOTOGRAPHER 김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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