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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남 피살] 김정남 “북한 어차피 망할 것…바통터치 하기 싫다”

중앙일보 2017.02.15 05:51
2010년 6월 4일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정남씨가 마카오 알티라 호텔 10층 식당 앞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던 모습. 이날 정남씨는 아들 김한솔(당시 15세)에 대한 질문에 “가족 프라이버시는 지켜달라”고 하는 등 진지하게 인터뷰했다. 헤어질 땐 웃으며 인사했다. 정남씨는 김 위원장의 둘째 부인 성혜림(2002년 사망)의 아들이다. [사진 신인섭 기자]

2010년 6월 4일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정남씨가 마카오 알티라 호텔 10층 식당 앞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던 모습. 이날 정남씨는 아들 김한솔(당시 15세)에 대한 질문에 “가족 프라이버시는 지켜달라”고 하는 등 진지하게 인터뷰했다. 헤어질 땐 웃으며 인사했다. 정남씨는 김 위원장의 둘째 부인 성혜림(2002년 사망)의 아들이다. [사진 신인섭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14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이복동생 김정은을 겨냥해 한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중 하나는 김정남이 북한 붕괴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다. 지난 2010년 이기택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따르면 김정남은 2010년 10월 김정일이 숨지기 직전 ‘부친이 아픈데 왜 평양에 가지 않느냐. 바통 터치하러 가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내가 왜 갑니까. 바통터치도 하기 싫습니다. (북한이) 망하는데요. 오래가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고 알려졌다.

또 김정남은 김정은이 김정일의 후계자로 공식화된 직후 “3대 세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이 김정일의 후계자로 공식화된 직후인 2010년 10월 김정남은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왔다. 당시 김정남이 부친 사망 이후 북한 체제에 대해 심경을 밝힌 것은 처음이었다.

김정남은 e메일에서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면 3대 세습을 용인하기 어렵다”며 “(부친에 의한) 37년간의 절대 권력을 (후계자 교육이) 2년 정도인 젊은 세습 후계자가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는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또 “젊은 후계자를 상징으로 존재시키면서 기존의 파워엘리트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문은 북한이 김정일의 유훈을 지키면서 군사 우선의 선군정치를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 신문은 김정남이 지난해 12월 19일 부친의 사망 발표 직후 e메일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는 “신변에 위험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기본적으로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답했었다고 보도했다.

김정남은 한때 김정일의 후계자로 거론되며 황태자의 자리를 누렸다. 95년에 인민군 대장 계급을 받았다는 소문이 도는 등 한때 최고권력자 김정일의 후계자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96년 이모인 성혜랑이 미국으로 망명한 뒤 입지가 흔들렸다. 또 북한에 중국식 개혁·개방을 도입해야 한다는 견해를 공공연히 밝히거나 2001년 4월 도미니카공화국의 위조 여권으로 일본에 밀입국하려다 적발돼 중국으로 추방되면서 김정일의 눈 밖에 났다고 한다. 그러다 2008년 여름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직후 김정은에게 권좌가 돌아가자 마카오 등지에 머물며 무역업을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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