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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북극성 2형’ 사거리 2000㎞ 넘어, 오키나와 미군 사정권

중앙일보 2017.02.15 02:00 종합 5면 지면보기
북한이 지난 12일 시험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의 사거리가 2000㎞를 넘을 것이라고 국정원이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북극성 2형을 89도의 각도로 발사했으며 고각(高角) 발사가 아닌 상태에서 미사일을 쏠 경우 사거리가 2000㎞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무수단 개량형 아닌 신무기
고체연료 양 늘리면 괌도 타격

89도 고각발사, 속도는 마하 10
이철우 “패트리엇은 요격 어려워”
사드는 마하 14까지 방어 가능

통상 미사일의 사거리는 최고 고도의 3~4배로 본다. 이번 북극성 2형의 고도가 550여㎞임을 감안하면 2000㎞ 이상이 나온다. 지난 12일의 실제 사거리 500㎞를 훨씬 넘어선 셈이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하루 뒤인 13일 “주변 국가들의 안전을 고려해 사거리를 줄이는 대신 고각발사를 했다”고 밝혔다. 정상 사격 시엔 주일 미군기지가 위치한 오키나와(미사일을 쏜 평북 구성시 방현에서 1500여㎞)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극성 2형은 단순한 무수단 개량형이 아닌 신무기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북극성 2형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1호에서 진화한 지상용 미사일”이라며 “(군은) 따로 미사일 분류 넘버를 붙여 새로운 무기로 분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괌을 사정권에 둔 무수단미사일(사거리 3500㎞ 안팎)을 실전에 배치했지만 북극성 2형을 훨씬 위협적으로 보고 있다.

북극성 2형은 고체연료를 사용한 데다 미사일을 쏘는 이동식 발사대(TEL)를 기존 차륜형(고무바퀴형)에서 무한궤도형으로 개조했다. 국정원은 액체연료는 주입 시 1~3시간이 걸려 위성으로 포착한 뒤 선제타격이 가능하지만 고체연료를 주입하는 시간은 5~10분에 불과해 사전 포착이 어려워 선제타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차륜형 TEL은 일반 도로만 이용할 수 있지만 무한궤도형은 산악지형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 발사시간은 줄이고 은폐성은 높인 것이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위원은 “북한이 이번에 고체연료의 양을 얼마나 썼는지는 알 수 없다”며 “고체연료의 양을 늘리거나 단(추진체)을 연결하면 괌의 미군 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이동식발사대를 무한궤도형으로 개조한 이유 중 하나가 중국이 화물차 수출을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보고했다. 그간 중국에서 트럭을 들여다 개조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중국에서 차량 수입이 어려워지자 자체 제작했다는 설명이었다.

문제는 북극성 2형에 대한 선제타격과 요격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은 “선제 타격은 북한이 우리를 쏘려는 걸 우리가 가서 부수는 건데, (이는) 전쟁 수준이어서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북극성 2형의 발사속도를 마하 10(음속의 10배)이라고 밝혔다”며 “(현재 주한미군이 보유 중인) 패트리엇-3 미사일로는 요격이 어렵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최대 마하 7~8의 속도로 낙하하는 미사일을 20~40㎞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다. 마하 10의 속도로 날아올 수 있는 북극성 2형의 요격이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미가 연내 조기 배치를 추진 중인 사드의 경우 최대 속도 마하 14까지의 미사일을 고도 40~150㎞에서 요격할 수 있다.

군 “북극성 2형에 핵 실어 한국 쏠 수도”

군 당국자는 “중장거리 미사일인 북극성2형은 전략적으로 괌이나 오키나와를 겨냥할 수 있지만 권총거리를 소총으로도 쏠 수 있듯이 연료와 비행각도를 조정해 발사거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 개발에 집중하고는 있지만 스커드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소형화에 이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핵탑재를 한 북극성 2형으로 한국을 사정권에 둘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세현·정용수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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